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이하 스타1)부터 시작된 한국의 RTS 장르 강세는 영원할 듯 보였다. 그 어떤 나라의 어떤 선수도 한국 선수들의 실력을 따라오지 못했다. 스타2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은 여전히 강했고 도전장을 던진 외국 선수들의 실력은 여전히 부족했다.
2018년부터 외국 선수들의 반격이 시작됐다. 스타2로 치러진 가장 큰 국제 대회인 월드 챔피언십 시리즈(이하 WCS) 결승전에서 김대엽이 '세랄' 주나 소탈라에게 패하면서 한국은 사상 처음으로 외국 선수에게 WCS 우승컵을 내주며 자존심을 구겨야 했다.
다행히 2019년에는 스타2 국제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의 선전이 이어지며 자존심을 다시 살릴 수 있었다. 스타2로 치러지는 가장 큰 국제 대회 두 개에서 한국 선수들이 모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한국 자존심 살려준 선수들
한동안 스타2로 치러진 국제대회에서는 한국 선수들의 이름보다 '세랄' 주나 소탈라의 이름이 더 많이 불렸다. 한국 선수들의 플레이 스타일을 모두 파악한 주나 소탈라는 큰 무대에서 번번이 한국 선수들에게 좌절을 안겼다.
2018년 그렇게 최강자 자리를 주나 소탈라에게 내줬던 한국 선수들은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었다. 2019년 스타2 선수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최강자 자리를 되찾아 오는 것이었다.
만년 2인자라고 불렸던 어윤수가 2019년 첫 포문을 열었다.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린 IEM 월드 챔피언십 시즌13 결승에서 어윤수는 김대엽을 꺾고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10년의 마음 고생을 말끔히 씻어냈다. 7번의 메이저 대회 준우승이라는 대기록을 가졌지만 한 번도 정상에는 오르지 못했던 어윤수가 개인의 명예는 물론, 한국의 자존심까지 같이 살려냈다.
어윤수가 토스한 공에 스파이크를 내려친 선수는 박령우였다. 박령우는 지난 12월 초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컨벤션 센터에서 진행된 스타2 WCS 결승전에서 'Reynor' 리카르도 로미티를 4대1로 꺾고 우승을 차지해 스타2 최강은 한국이라는 사실을 만천하에 알렸다.
◆저그 전성시대 열렸다
올해 스타2는 저그에서 시작해 저그로 끝난 한해였다. 굵직한 국제 대회에서 어윤수, 박령우 등 저그 선수들이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스타2 정규 리그인 GSL에서도 세 시즌 중 두 시즌에서 저그가 우승을 차지하면서 저그 전성시대를 활짝 열였다.
GSL 시즌1에서 조성주가 우승컵을 들어 올린 이후 시즌2, 시즌3 모두 저그가 최강자 자리에 올랐다. 시즌2에서는 박령우가 진에어 조성호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으며 시즌3에서는 진에어 이병렬이 동료 조성호를 제압하고 생애 첫 GSL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게다가 GSL 슈퍼토너먼트에서도 저그가 이름을 날렸다. 박령우는 GSL, 슈퍼토너먼트 그리고 WCS 우승까지 차지하며 저그 전성시대를 주도했다. 또한 어윤수와 이병렬 역시 여기에 힘을 보태며 그동안 저그의 한을 말끔하게 씻어내는데 성공했다.
◆진에어, 스타2 명가로 우뚝
유일하게 스타2 팀을 유지하고 있는 진에어는 올해에도 명가 이미지를 굳건하게 지켰다. GSL에서 세 시즌 연속 결승전에 소속 팀 선수의 이름을 올렸고 이 중 두 번이나 우승자를 배출한 것이다.
시즌1에서는 조성주가 포문을 열였다. 2018년 GSL 세 시즌을 모두 우승한 조성주는 2019년 시즌1에서도 정상에 오르며 GSL 역사에 길이 남을 4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시즌2에서는 조성호가 준우승을 차지했고 시즌3에서는 이병렬과 조성호가 맞붙으며 결승전을 진에어 잔치로 만들었다.
조성주, 이병렬, 조성호 등 2019년을 진에어의 전성시대로 만든 선수들이 2020년에도 진에어 유니폼을 입고 리그에 참여할 에정이기 때문에 진에어의 돌풍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