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에 이어 4개 프로팀이 시드를 받아 팀전에 참여하는 가운데 네 팀 모두 멤버에 큰 변화 없이 차기 시즌을 치를 예정이다.
멤버 변화는 크지 않지만 지난 시즌을 거치며 4개 팀 모두 장점과 단점이 명확하게 드러났기에 이번 시즌에는 과연 자신들의 장점을 잘 살리고 약점은 극복했는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에도 적수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던 샌드박스 게이밍이 이번 시즌에도 멤버 변화 없이 리그에 참여한다. 박인수를 필두로 유창현, 김승태, 박현수 등 우승팀 팀워크를 이번 시즌에도 그대로 보여줄 준비를 마쳤다.
샌드박스 게이밍은 지난 시즌 우승을 거머쥐면서 한층 더 성장한 모습이다. 사실 지난 시즌 정규시즌에서 보여준 샌드박스 게이밍의 모습은 완벽과는 거리가 멀었다. 한화생명e스포츠에 발목이 잡히기도 했고 락스 랩터스에게도 일격을 당하는 등 흔들리기도 했다.
그러나 패배는 샌드박스 게이밍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결국 결승전에서 샌드박스 게이밍은 전승으로 결승에 올라온 한화생명e스포츠를 2대0으로 압도하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스피드전, 아이템전 모두 완벽한 경기력이었다.
특히 결승전에서 샌드박스 게이밍의 팀워크는 단연 돋보였다. 사실 팀전에 앞서 열린 개인전 결승에서 에이스 박인수가 충격의 최하위를 기록하면서 팀이 흔들릴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샌드박스 게이밍은 위기를 팀워크로 극복하면서 우승자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지난 결승전을 치르면서 샌드박스 게이밍은 더욱 무서워졌다. 실력만 좋은 것이 아니라 정신력과 팀워크도 뛰어나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 한 명의 개인기로 끌고 가는 팀이 아닌, 에이스가 무너져도 다른 선수들이 충분히 그 자리를 메울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게다가 이번 시즌 샌드박스 게이밍 4명의 선수는 모두 개인전 본선에 오르며 지난 시즌 한을 풀었다. 유창현과 김승태는 지난 시즌 개인적인 사정으로 개인전 예선에 참여하지 못해 다른 선수들이 개인전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다. 소속 팀 선수 모두가 개인전 본선에 진출한 팀은 샌드박스 게이밍이 유일하다.
샌드박스 게이밍은 이번 시즌 참가팀 가운데 유일하게 4명의 엔트리로 구성된 팀이다. 대부분 아이템전에서 한 명의 선수를 교체하는 다른 팀과 달리 샌드박스 게이밍은 네 선수로 충분하다는 듯 스피드전과 아이템전 모두 네 명이 소화하고 있다. 그들의 팀워크가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시즌에도 여전히 강한 샌드박스 게이밍이 이번 시즌에도 과연 3회 연속 우승이라는 대업을 달성하게 될지 주목된다.
지난 시즌만 해도 락스는 우승 후보와는 거리가 먼 팀이었다. 4강에 진출한 것만으로도 대단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락스가 이번 시즌에는 단숨에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개인전 우승자 이재혁이라는 이름 하나로 락스의 전력은 한층 업그레이드 된 느낌이다.
3천 명이 모였던 지난 시즌 결승전 초유의 관심사는 개인전에서 과연 박인수가 ‘무관의 제왕’을 극복할 수 있는지, 아니면 문호준이 2연패를 달성할 수 있을지, 아니면 유영혁이 완벽하게 부활해 우승을 차지할지 여부였다.
그러나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선수가 최고의 자리에 섰다. 락스 이재혁은 내로라 하는 선배들을 모두 제치고 당당하게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그것도 퍼플 라이더는 우승하지 못한다는 ‘퍼플의 저주’를 깨고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이재혁의 플레이는 완벽했다. 전략과 피지컬이 조합되면서 더욱 무서운 신예로 성장했다. 박인재 코치의 지도 하에 이재혁은 점점 완벽해졌고 개인전에서 진가가 드러났다. 이재혁의 우승으로 락스는 단숨에 경계 대상으로 급부상했다.
그동안 락스는 이렇다 할 에이스가 없어 고전했다. 명장 박인재 코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에이스 결정전에서 매번 무릎을 꿇어야 했다. 지난 4강에서도 아프리카 프릭스와의 맞대결에서 한승철이 에이스 결정전에 나섰지만 유영혁에게 아쉽게 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우승자인 이재혁이 있기에 락스는 그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팀이 됐다. 게다가 지난 시즌을 거치며 선수들의 합이 맞아가고 있고 김응태, 한승철 등 자신감에 찬 선수들은 무난하게 개인전 예선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본선에 이름을 올렸다.
이재혁을 우승시킨 박인재 코치의 존재도 락스를 더욱 무서운 팀으로 평가하는 이유다. 박인재 코치는 박인수, 이재혁을 ‘만년 유망주’에서 우승자로 키워내면서 지도력을 인정 받았다. 지난 시즌 박인재 코치의 지도를 받은 락스 선수들이 이번 시즌 더욱 강력해진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인 것도 이 때문이다.
관건은 이재혁의 성장여부다. 지난 시즌 개인전에서 우승을 했지만 비시즌 동안 얼마나 자신을 갈고 닦았는지의 여부에 따라 우승자의 위엄을 지켜낼지 아니면 그저 그런 개인전 우승자 중 한 명으로 남게 될지는 오로지 이재혁에게 달렸다. 이재혁이 비시즌 동안 갈고 닦았다면 락스는 이제 샌드박스 게이밍과 한화생명e스포츠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팀이 될 것이다.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