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의 전신인 KTF 매직엔스가 먼저 프로게임단을 꾸리면서 리그에 참가했고 SK텔레콤은 주훈 감독이 이끌던 4U(포유)를 인수하면서 2004년부터 본격적인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2005년 프로리그와 팀 리그가 통합되면서 프로리그라는 이름으로 하나의 팀 단위 리그가 만들어진 이후 두 팀은 결승전이라는 타이틀이 달린 대회에서 다섯 번이나 만날 정도로 혈전을 벌였다.

두 팀이 프로리그 결승전에서 처음 만난 것은 2005년 부산 광안리에서 열린 스카이 프로리그 전기 결승전이었다. 2004년 프로리그 전기 결승전이 광안리 10만 관중의 신화를 만들어냈던 화제를 모았고 바로 다음 해인 2005년 SK텔레콤 T1과 kt 롤스터가 그 장소에서 다시 만나면서 10만 명을 넘어서는 관중들이 현장을 찾았다.
구름 관중 앞에서 펼쳐진 승부는 다소 허무하게 끝났다. 1세트에 출전한 SK텔레콤의 선봉 전상욱이 '네오레퀴엠'에서 kt(당시 KTF 매직엔스)의 박정석을 녹다운시키면서 분위기를 가져갔고 팀플레이에서 박태민과 김성제 조합이 김정민과 조용호를 제압하며 기세를 탔다. 3세트에서 박태민이 변길섭을 격파하면서 3대0으로 앞선 SKT는 고인규와 윤종민이 팀플레이에서 박정석, 홍진호에게 패했지만 5세트에 출전한 박용욱이 '알포인트'에서 강민을 무너뜨리면서 4대1로 우승컵을 차지했다.
당시 가장 큰 무대였던 광안리 결승에서 패한 kt는 복수의 칼을 갈았고 후기리그를 거쳐 통합 챔피언전에서 GO를 4대2로 무너뜨리면서 결승에 올라 두 번째 이통사 라이벌전을 성사시켰다. 2006년 2월 28일 열린 통합 챔피언전에서 kt는 이병민을 1세트에 출전시켰고 SKT의 정신적인 지주인 임요환을 완파했다. 하지만 2세트 팀플레이에서 패했고 3세트에서 최연성에게 조용호가 덜미를 잡혔다. 그래도 4세트 팀플레이에서 이병민이 절정의 기량을 뽐내면서 김성제와 윤종민을 꺾었지만 5세트에서 변길섭이 박용욱에게 패했고 6세트 '철의장막'에서 펼쳐진 팀플레이에서 성학승, 전상욱으로 구성된 SKT의 조합에 박정석과 홍진호가 패하면서 결승전에서 연이어 패했다. 이날의 패배로 kt는 리빌딩에 들어갔고 정수영 감독이 사령탑을 내려 놓았다.

2005 시즌 통합 챔피언십 이후 SKT는 2006 시즌 전기리그까지 우승하면서 오버 트리플 크라운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세우면서 승승장구했고 kt는 오랜 부진에 빠지면서 명가라는 별명에 걸맞지 않은 시기를 보냈다.
kt는 프로게임단을 만들 때 피파 종목 선수로 함께 했던 이지훈을 감독으로 임명하면서 명가 재건의 기치를 들어 올렸고 이영호라는 '최종병기'를 장착하면서 부활했다. SKT 또한 1대 감독인 주훈 감독의 뒤를 이어 박용운 감독을 세우면서 또 한 번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08-09 시즌 SKT가 김택용을 보좌할 정명훈, 도재욱이라는 새로운 카드를 발굴하면서 정상에 오르자 kt는 이영호를 받쳐줄 김대엽, 우정호, 박지수 등을 보강하면서 탄탄한 라인업을 구축했다. 이영호가 승자연전방식의 위너스 리그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펼치면서 정규 시즌을 1위로 마친 kt는 결승 상대를 기다리고 있었고 SKT는 6강 플레이오프부터 치르면서 어렵사리 결승까지 진출했다.
10-11 시즌 정규 시즌에는 SKT가 김택용을 앞세워 탄탄한 전력을 선보였다. 1라운드와 6라운드에서 전승을 기록했고 김택용이 위너스 리그에서 3연속 올킬을 달성하기도 했다. 정규 시즌에서 39승을 기록한 SKT는 결승에 직행했고 3위에 머물렀던 kt는 포스트 시즌을 통해 결승에 올라갔다.

'이영호 원맨팀'이라는 혹평을 받았던 시즌이었고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기로 했던 프로리그 결승전이 무산되면서 한국으로 돌아와 급하게 준비한 결승전이었지만 kt가 우승하면서 이지훈 감독은 명장으로, 이영호는 우승 청부사로, 고강민과 김대엽은 든든한 1승 카드로 입지를 굳혔다.

SK플래닛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시즌1은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만으로 진행된 마지막 프로리그였고 어떤 팀이 마지막 우승자로 기록될지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SKT는 정규 시즌 3라운드에서 6승1패를 기록하면서 최종 13승8패로 정규 시즌 1위를 차지, 결승전에 직행했다. kt는 1승 모자란 12승9패를 기록, 3위에 올랐고 준플레이오프에서 CJ 엔투스, 플레이오프에서 삼성전자 칸을 물리치며 결승에 진출했다.
2012년 4월 8일 서울 잠실학생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스타1 마지막 프로리그 결승전은 손에 땀을 쥐는 명승부였다. SKT는 1세트에서 김택용을 내세우면서 주성욱을 잡아냈고 2세트에는 정명훈을 출전시켰다. kt가 유례없이 이영호를 초반인 2세트에 출전시키면서 최고의 테란을 가리는 승부가 펼쳐졌고 정명훈이 승리하면서 SKT가 2대0으로 앞서 나갔다.
에이스인 이영호를 내준 kt는 약점으로 꼽혔던 저그 라인의 김성대와 임정현이 기대 이상의 플레이를 펼치면서 SKT 어윤수와 최호선을 연달아 꺾으며 2대2 타이를 만들어냈다. 5세트에서 SKT가 정윤종을 내세워 kt의 프로토스 에이스 김대엽을 잡아내자 kt는 포스트 시즌만 되면 강해지는 고강민을 내세워 도재욱을 격파했다.
우승 트로피의 향배를 가를 에이스 결정전에서는 두 팀의 에이스가 맞붙었다. SKT는 김택용을, kt는 이영호를 출전시킨 것. 초반부터 질럿으로 견제하며 이영호를 흔든 김택용이 최종 항복을 받아내면서 SKT가 스타1 마지막 프로리그의 정상에 올랐다.
스타1으로 치러진 프로리그에서 멋들어진 승부를 만들어냈던 SKT와 kt의 멤버들은 오는 14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넥슨 아레나에서 열리는 TEN(더 e스포츠 나이트)의 첫 매치업에 나선다. SKT는 박용운 감독을 필두로, 프로토스 김택용과 도재욱, 저그 어윤수와, 박태민이 출전하며 kt 롤스터는 이지훈 감독의 지휘 아래 테란 이영호, 저그 김성대와 고강민, 프로토스 박정석이 나선다.
전성기만큼의 실력은 아니지만 최근에도 꾸준히 스타1 개인 리그에 나서고 있는 선수들이 상당수 포함된 로스터이기에 팬들의 추억을 되살리기에 충분한 경기력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오자 수정했습니다.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