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챔스 1R 결산] 10위로 내려 앉은 그리핀, 원인은 상체 부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00310161952021933cf949c6b9123811052.jpg&nmt=27)
하지만 2020 시즌을 앞두고 김대호 감독과 '쵸비' 정지훈, '도란' 최현준이 드래곤X로 팀을 옮겼고 '리헨즈' 손시우까지 한화생명e스포츠로 소속을 바꾸면서 전력에 균열이 생겼다.
한상용 감독을 영입한 그리핀은 미드 라이너 '유칼' 손우현과 '내현' 유내현을 받아들였고 톱 라이너로는 터키 리그에서 뛰던 '운타라' 박의진을 합류시켰다. 또 로스터에는 들었지만 공식전에서 거의 뛰지 못했던 서포터 '아이로브' 정상현을 1군에 올려 놓으면서 리빌딩을 마쳤다.
2019년보다 전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던 그리핀은 1주차에서 아프리카 프릭스와 젠지 e스포츠에게 0대2로 완패를 당하면서 하위권으로 떨어졌다. 그리핀은 2주차에서 샌드박스 게이밍과 APK 프린스를 연달아 꺾으면서 5할 승률을 맞추면서 중위권으로 올라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듯했다.
하지만 그 뒤로 승리는 없었다. 담원 게이밍, 한화생명 등 중위권을 만나 연패를 당한 그리핀은 T1과 드래곤X와 같은 강호들에게 0대2로 무너졌고 마지막 경기였던 kt와의 대결에서는 1세트를 가져갔지만 2, 3세트에서 힘이 빠지면서 5연패를 당했다. 2승7패, 세트 득실 -9로 1라운드를 마무리한 그리핀은 APK 프린스가 유지하고 있던 꼴찌 자리로 떨어지고 말았다.
그리핀이 부진에 빠진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홀로 라인에 서는 톱 라이너 '소드' 최성원이 다른 팀들의 톱 라이너를 상대로 밀리기 때문이다.
팀이 최하위에 랭크되어 있는 탓도 있겠지만 최성원은 15세트 이상 소화한 톱 라이너들 가운데 가장 낮은 KDA인 1.55를 기록하고 있다. 세트당 평균 킬 부문에 있어서는 kt의 '소환' 김준영보다 높고 어시스트도 세트 평균 3개 이상을 해내고 있지만 평균 데스가 2.91로 매우 높다. 젠지의 톱 라이너 '라스칼' 김광희가 1.5, T1의 '칸나' 김창동의 0.95와는 2~3배 차이가 난다.
톱 라이너가 평균 데스 수치가 높다고 해서 기량이 떨어진다고는 할 수 없다. 담원 게이밍의 '너구리' 장하권은 3.18로, 최성원보다 평균 데스가 높다. 하지만 후반까지 끌고 가면 귀신같이 복구해서 제 몫 이상을 해내면서 팀 승리를 이끌어낸다. APK 프린스의 '익수' 전익수 또한 3.5로 최성원보다 높지만 어시스트를 많이 기록하면서 데스를 메웠다.
최성원이 스프링에 보여준 플레이에서 아쉬운 점은 킬 관여율이 매우 낮다는 점이다. 샌드박스 게이밍의 '서밋' 박우태가 68.1%로, 톱 라이너들 중에 1위이고 장하권이 65.8%, 전익수가 61.7%을 기록하고 있지만 최성원은 52%로 매우 낮다. 15세트 이상 소화한 톱 라이너 중에 최성원보다 킬 관여율이 낮은 선수는 48.6%인 kt의 김준영 뿐이다.
미드 라이너와 정글러의 호흡이 가장 중요한 시즌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던 이번 스프링에서 그리핀은 '타잔' 이승용의 센스 넘치는 플레이를 재현하지 못했다. 통산 전적에서 세주아니와 트런들로 승률 80% 이상을 유지하던 이승용은 이번 시즌 세주아니로 1승2패, 트런들로 1패를 기록하면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심지어 월드 챔피언십에서 리 신을 가져갔을 때 3전 전승을 기록할 정도로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이번 스프링에서는 3전 전패를 당했다.
이승용의 성적이 현저하게 떨어진 이유는 미드 라이너 '유칼' 손우현과의 합이 제대로 맞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팀이 소화한 23세트 가운데 22세트를 치른 손우현은 아지르와 루시안으로는 각각 2승1패와 2승을 기록했지만 다른 챔피언, 특히 AP 챔피언들로는 제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이번 스프링에서 미드 라이너들이 자주 사용하면서 크게 재미를 본 조이로는 4전 전패를 기록했고 오른과 세트, 레넥톤처럼 톱 라이너와 스왑할 수 있는 탱커형 챔피언으로도 1승도 가져가지 못했다.
톱 라이너가 부진하고 미드 라이너와 정글러의 시너지가 나지 않았던 그리핀은 하단 듀오가 안정적으로 플레이를 끌어가더라도 상체의 힘이 달리면서 후반에 무너지는 경우가 자주 발생했다.
스프링 1라운드에서도 여전한 기량을 선보인 선수는 원거리 딜러 '바이퍼' 박도현이다. 시즌 초반 세나와 아펠리오스로 승수를 올리지 못했던 박도현은 미스 포츈을 본격적으로 사용하면서 재미를 봤고 최근에는 kt와의 경기에서 바루스로 포킹의 진수를 선보이며 MVP를 타기도 했다.
팀 성적이 좋지 않기에 박도현의 KDA는 10개 팀의 주전 원거리 딜러들 중에 7위에 랭크되어 있다. 3.85를 기록한 박도현보다 낮은 KDA를 보유한 선수는 한화생명e스포츠의 '비스타' 오효성(3.7), APK 프린스의 '하이브리드' 이우진(3.28), 아프리카 프릭스의 '미스틱' 진성준(3.22)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도현의 플레이를 높이 사는 이유는 킬 관여율이 높기 때문이다. 75%의 킬 관여율을 기록한 박도현은 kt '에이밍' 김하람(77.3%), T1 '테디' 박진성(77%)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여기에 라인전 능력을 검증하는 수치인 분당 미니언 사냥 횟수(CSPM)에서도 박진성에 이어 2위에 오르면서 최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서포터인 정상현이 LCK 데뷔 시즌을 치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박도현은 그리핀 선수들 가운데 누구보다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