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아프리카TV 프릭업 스튜디오에서 열린 아프리카TV 스타크래프트 리그(이하 ASL) 시즌9 16강 조지명식에서 우승자인 이영호가 자신의 조를 테란으로 채웠고 대신 D조를 죽음의 조로 만들었다.
우선 1번 시드인 이영호가 윤찬희를 가장 먼저 선택하며 일찌감치 자신의 조를 테란 판으로 만들겠다는 의견을 넌지시 전했다. 그때부터 2, 3, 4번 시드를 받은 선수들의 셈법이 복잡해졌고 특히 김택용이 오는 것이 거의 확정적인 D조는 죽음의 조로 만들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D조의 바람과는 달리 도재욱이 황병영을 데려가면서 악몽이 시작됐다. 어차피 이영호는 황병영을 자신의 조로 데려올 생각이 강했기 때문에 D조에 강한 상대를 보내고 황병영을 데려올 가능성이 높았던 것. 차라리 이재호를 데려오는 것이 도재욱 입장에서서는 더 나은 선택이었다. 테란전과 프로토스전만 연습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재호는 죽음의 조로 들어가기 싫었던 듯 도재욱의 손을 심하게 뿌리쳤고 도재욱은 얼떨결에 황병영을 데려와 버리고 말았다. 이에 이재호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4테란이 속한 A조에 들어가게 됐고 D조에는 조기석, 도재욱, 김택용, 김명운 등 쟁쟁한 선수들이 한 조에 몰리면서 역대급 죽음의 조가 완성됐다.
C조는 다소 조용하게 선수를 채워 나갔다. 김성대, 박상현, 김민철 등 세 명의 저그와 신예 프로토스 손경훈이 속하면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손경훈은 자신의 날개를 펼칠 틈도 없이 베테랑 저그 두 명과 신예 저그 한 명을 상대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B조는 장윤철, 송병구, 이경민 등 세 명의 프로토스와 저그 임홍규가 배치됐다. 임홍규는 이번 조지명식에서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기에 큰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종족 상성상 가장 좋은 프로토스 세 명과 같은 조에 배치되면서 이번 조지명식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됐다.
이영호는 "원래 4테란조를 만들 계획은 아니었는데 어쩌다보니 이렇게 됐다"며 "이재호와 임홍규가 이번 조지명식 최고의 수혜자인 것 같고 어찌됐던 경기력을 끌어 올려서 열심히 하는 것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영호가 속한 4테란 조는 오는 15일 오후 7시에 듀얼토너먼트로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아프리카TV 스타크래프트 리그 시즌9 16강 조지명식 결과
▶1차 선택
A조 이영호->윤찬희->이재호->김명운
B조 장윤철->송병구->이경민->임홍규
C조 김성대->손경훈->박상현->김민철
D조 조기석->도재욱->황병영->김택용
*1번 시드 이영호가 A조 김명운과 D조의 황병영을 교체.
▶16강 조편성 완료
A조 이영호(테) 윤찬희(테) 이재호(테) 황병영(테)
B조 장윤철(프) 송병구(프) 이경민(프) 임홍규(저)
C조 김성대(저) 손경훈(프) 박상현(저) 김민철(저)
D조 조기석(테) 도재욱(프) 김택용(프) 김명운(저)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