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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챔스 1R 결산] T1, '칸나'의 발굴과 대기록의 연이은 탄생

[롤챔스 1R 결산] T1, '칸나'의 발굴과 대기록의 연이은 탄생
2019년 드림팀을 결성하면서 세계 제패를 노렸던 T1은 2020 시즌을 앞두고 뿔뿔이 흩어지면서 위기가 찾아올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리그 오브 레전드 팀을 만든 이래 코치와 감독으로 함께 했던 김정균이 중국 비시 게이밍으로 떠났고 톱 라이너 '칸' 김동하 역시 중국 팀인 펀플러스 피닉스로 자리를 옮겼다. 세계 무대에서도 통한다는 사실을 보여준 정글러 '클리드' 김태민은 젠지 e스포츠의 유니폼을 입으면서 T1은 코칭 스태프와 상체 라인에서 공백이 발생했다.

T1은 외부 영입과 내부 육성을 통해 공백을 메웠다. '롤드컵 청부사'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김정수 감독을 영입한 T1은 톱 라이너로 '로치' 김강희를, 정글러로 '커즈' 문우찬을 합류시켰다. 그리고 뒤를 받쳐줄 선수들로 2~3군에 있던 선수들을 로스터에 등록시켰다.

T1은 스프링 1라운드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7승2패, 세트 득실 +9로 드래곤X와 함께 공동 2위에 오르면서 높은 순위에 랭크되기도 했지만 이 과정에서 '칸나' 김창동이라는 신예 톱 라이너를 발굴했기 때문이다. 또 팀의 두 축을 맡고 있는 '페이커' 이상혁과 '테디' 박진성이 각각 2,000킬과 1,000킬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는 것도 성과로 꼽을 수 있다.

톱 라이너 '칸나' 김창동.
톱 라이너 '칸나' 김창동.
◆'칸나'가 메운 '칸'의 공백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2020 로스터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T1의 고민은 상체에 생긴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였다. 김동하와 김태민이 빠져 나가면서 실력 좋고 경험 많은 선수들을 영입해야만 기존 선수들과의 레벨을 맞출 수 있다는 외부 의견이 많았지만 그만한 선수들을 찾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T1은 일단 '로치' 김강희와 '커즈' 문우찬을 영입하면서 공백을 메웠다. 두 선수 모두 젠지 e스포츠와 킹존 드래곤X 시절 주전으로 뛰면서 실력을 인정 받았기에 영입 이유는 충분했다.

팀의 지휘봉을 이어 받은 김정수 감독은 김강희의 경쟁 상대로 '칸나' 김창동을 붙였다. 연습생으로 1년 가까이 팀 생활을 했던 김창동을 로스터에 올렸고 KeSPA컵 2019 울산 대회부터 적극적으로 기용하면서 경험을 쌓도록 했다. 김창동은 KeSPA컵 8강 2라운드인 젠지 e스포츠와의 경기부터 출전했고 4강인 샌드박스 게이밍과의 대결에서도 두 세트를 뛰면서 가능성을 인정 받았다.

LCK가 개막한 이후에는 김강희가 선발로 기용됐다. 담원 게이밍과의 대결에서 2대1로 승리할 때 나르, 세트로 좋은 경기력을 보였던 김강희는 한화생명e스포츠와의 대결에서도 선발로 나섰지만 6데스를 기록한 이후 김창동으로 교체됐다. 2세트부터 뛴 김창동은 그 뒤로 스프링 시즌 내내 톱 라이너로 기용됐다.

스프링 1R 톱 라이너들의 성적. 주황색 박스는 데스, 빨강색 박스는 KDA다(자료=lol.gamepedia.com 발췌).
스프링 1R 톱 라이너들의 성적. 주황색 박스는 데스, 빨강색 박스는 KDA다(자료=lol.gamepedia.com 발췌).
김창동이 LCK에 처음 출전한 한화생명과의 대결에서는 1대2로 패했지만 그 뒤로 T1은 무려 6연승을 이어갔다. 이는 올 스프링에 참가한 10개 팀 가운데 가장 긴 연승 기록이다. 이 과정에서 김창동은 '어지간해서는 죽지 않는 톱 라이너'로 입지를 굳혔다. 김창동은 한 세트에 2데스를 당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었다. 젠지 e스포츠와의 3세트, APK 프린스와의 1세트에서 두 번 잡혔을 뿐 나머지 경기들은 한 번도 죽지 않았거나 한 번 정도 잡혔다. 이 기록은 무려 17세트 동안 이어졌고 T1의 연승이 끊긴 아프리카 프릭스와의 2, 3세트에서 각각 3데스를 당하면서 끊어졌다.

잘 죽지 않았던 김창동은 10개 팀의 톱 라이너들 중에 가장 높은 7.56이라는 KDA(킬과 어시스트를 합친 뒤 데스로 나눈 수치)를 기록했다. 2위인 젠지의 '라스칼' 김광희와는 2.5 이상 차이가 나며 국가대표 톱 라이너인 아프리카의 '기인' 김기인과도 4.5 가까이 격차를 벌렸다.

김창동은 탱커형과 지원형 챔피언을 잘 다루면서 생존 능력을 끌어 올렸다. 세트로는 4전 전승을 기록했고 소라카로 2전 전승, 카르마로 1승을 기록하며 킬보다는 맷집 역할과 어시스트에 주력했다. 레넥톤으로 3전 전승, 카밀로 1승을 기록한 것을 보면 공격력이 약한 것도 아니지만 팀이 원하는 플레이에 충실하면서 좋은 기록을 얻어냈다.

김정수 감독은 "'칸나' 김창동이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어 팀 성적도 잘 나오고 있다"라면서 "챔피언 폭이 넓지 않지만 자발적인 연습을 통해 숙련도를 높이는 등 성실성도 높이 살 만하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연달아 대기록을 만들어낸 '테디' 박진성(왼쪽)과 '페이커' 이상혁.
연달아 대기록을 만들어낸 '테디' 박진성(왼쪽)과 '페이커' 이상혁.
◆연이어 터진 대기록
2020 스프링에서 T1은 이상혁의 2,000킬과 박진성의 1,000킬이라는 두 가지 대기록이 연이어 나오면서 경사를 맞았다.

먼저 기록을 달성한 선수는 원거리 딜러 '테디' 박진성이다. 박진성은 2월 26일 그리핀과의 대결에서 1세트에 8킬을 기록하며 999킬을 만들어었고 2세트에서 정상현의 노틸러스를 잡아내며 1,000킬을 달성했다. 2017년 스프링에서 진에어 그린윙스 소속으로 데뷔한 박진성은 2019년 T1으로 이적하면서 매 시즌 포스트 시즌에 출전하면서 급격하게 킬을 쌓았고 3년을 조금 넘긴 시점에 1,000킬을 달성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선수는 미드 라이너 '페이커' 이상혁이었다. LCK 선수들 가운데 가장 먼저 1,000킬 고지를 점령한 이상혁은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아프리카 프릭스와의 2세트에서 조이로 4킬을 보태면서 2,000킬을 달성했다. 이는 LCK에서 처음 나온 기록이며 전세계적으로도 중국 로얄 네버 기브업의 'Uzi' 지안지하오에 이어 두 번째 대기록이다.

이상혁과 박진성 등 기존 선수들이 제 몫을 다해주고 있고 '칸나' 김창동과 같은 신예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준 덕에 T1은 공동 2위에 오르며 성공적으로 스프링 1라운드를 마무리했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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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랭킹

1젠지 17승1패 +32(35-3)
2한화생명 14승4패 +19(30-11)
3디플러스 13승5패 +13(29-16)
4T1 11승7패 +6(25-19)
5KT 9승9패 -2(21-23)
6BNK 8승10패 -7(17-24)
7광동 7승11패 -2(21-23)
8농심 5승13패 -14(13-27)
9DRX 4승14패 -20(10-30)
10OK저축은행 2승16패 -25(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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