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챔스 1R 결산] 결성 이유 증명한 젠지의 반지 원정대](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00315084922044093cf949c6b9123811052.jpg&nmt=27)
반지 원정대는 KeSPA컵 2019 울산 대회에서 첫 선을 보였다. GC 부산 어센션, 다이나믹스를 연파한 젠지는 8강에서 T1을 만났고 1대2로 패하면서 아직 호흡이 제대로 맞고 있지는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중국으로 부트 캠프를 다녀오는 등 절차탁마의 과정을 거친 젠지는 LCK 스프링 1라운드에서 파괴력을 보여주면서 8승1패로 단독 1위에 올랐다.
리빌딩 과정에서 젠지는 미드 라이너와 정글러의 케미스트리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2019년 kt에서 주전 미드 라이너로 뛰었지만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던 곽보성과 '월드 클래스' 정글러로 각광을 받았지만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4강에서 고배를 마셨던 김태민이 FA 시장에 나오자 젠지는 동반 영입을 추진했고 이뤄냈다.
1999년생 동갑내기인 두 선수는 기대 이상의 시너지를 만들어냈다. LCK와 MSI, 롤드컵에서 퍼스트 블러드 머신이라 불렸던 김태민이 초반을 지배하면 안정감을 갖춘 곽보성이 조용히 성장하면서 중반 이후 전투에서 파괴력을 보여주는 것이 젠지의 승리 공식으로 자리 잡았다.
이는 데이터도 입증하고 있다. 김태민의 퍼스트 블러드 관여율은 72.7%로, 100%를 기록한 그리핀 '바이퍼' 박도현에 이어 전체 2위이며 젠지 선수들 중에서는 가장 높다.
곽보성은 킬 관여율 74.5%를 기록하면서 젠지 선수들 사이에서는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고 김태민이 72%로 뒤를 잇고 있다. 젠지가 리빌딩 과정에서 추구한 미드 라이너와 정글러의 케미스트리를 제대로 구현하고 있다는 뜻이다.
![[롤챔스 1R 결산] 결성 이유 증명한 젠지의 반지 원정대](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00315085235074513cf949c6b9123811052.jpg&nmt=27)
젠지는 이번 스프링 1라운드에서 다섯 세트밖에 패하지 않았고 경기를 내준 것은 T1에게 1대2로 패한 것 뿐이다.
T1전 패배를 제외하고 젠지가 내준 세트 패배는 모두 1세트였다. kt 롤스터와의 대결에서 1세트를 패했고 드래곤X전과 아프리카 프릭스와의 대결에서도 1세트를 내줬다.
흥미로운 사실은 젠지가 1세트를 내준 뒤 2, 3세트에 경기력이 급상승한다는 점이다. kt에게 1세트를 패한 젠지는 2세트를 27분, 3세트를 30분 만에 승리했고 드래곤X와의 2, 3세트는 31분, 32분에 끝냈다. 아프리카와의 1세트에서 45분만에 패한 젠지는 2세트를 30분, 3세트를 29분만에 승리로 마무리했다.
젠지의 세트당 경기 시간은 33분 13초로 상위권 팀들 중에 가장 짧은데 그 중에서도 1세트 패배 이후 2, 3세트 승리 시간은 평균 30분 정도로 더 짧다. 패배 이후 선수들의 집중력이 더욱 높아지면서 기회가 왔을 때 몰아붙여 승리로 이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데이터라 할 수 있다.
젠지의 경기력이 좋다는 데이터는 또 있다. 세트 평균 12.8개의 킬을 만들어내는 젠지는 허용한 데스가 5.8밖에 되지 않는다. 데스보다 두 배 이상의 킬을 만들어내면서 짠물 운영을 하고 있다. 퍼스트 블러드를 가져가는 비율이 86.4로 10개 팀 중에 가장 높으며 첫 타워 파괴 확률은 63.6%로 드래곤X에 이어 2위다. 세트당 드래곤 획득 횟수가 3.14로 1위이며 장악률 또한 70.1%로 1위다.
모든 수치에서 1위를 달리고 있기에 젠지의 순위도 1위일 수밖에 없다.
젠지는 스프링 1, 2주차에 서포터로 '켈린' 김형규를 출전시켰다. 진에어 그린윙스 시절 팀이 1년 동안 1승밖에 거두지 못했고 그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기에 김형규의 LCK 기록은 패배밖에 없었다. 그나마 세트 승리를 가져간 것도 두 번 뿐이었다.
젠지로 이적한 뒤 KeSPA컵에서 승리를 맛본 김형규는 정규 시즌 1, 2주차에 배정된 모든 경기를 소화하면서 세트 기준 70%의 승률을 만들어냈다. 다른 선수들이 잘하기도 했지만 김형규가 돋보이는 플레이를 펼치기도 했다. 다른 팀 서포터들이 잘 쓰지 않았던 타릭과 바드를 선보인 김형규는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젠지는 3주차부터 '라이프' 김정민을 서포터로 기용했다. 2019 시즌 '룰러' 박재혁과 호흡을 맞추면서 대부분의 경기를 소화한 김정민은 쉬는 기간 동안 특이한 챔피언들을 준비했고 실전에서 활용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화생명e스포츠와의 경기에서 럼블과 세트로 맹활약하면서 상상을 뛰어 넘었던 김정민은 드래곤X와의 3세트, 샌드박스 게이밍과의 1세트에서는 유미를 꺼내면서 각각 20개, 21개의 어시스트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스타일이 다른 두 명의 서포터를 주차별로 나눠 집중 기용하면서 경기 감각을 유지하고 승리까지 챙긴 젠지의 용병술도 높이 평가할 만하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