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승으로 치고 나간 상하이
8주차에 1승1패씩을 나눠 가지며 기묘한 균형을 형성한 중국 팀들이었지만 9주차에는 운명이 나뉘었다. 상하이 드래곤즈는 다른 팀들을 압도하는 전략적인 완성도를 뽐내며 2연승을 달려 단숨에 치고 나갔다. 반면 레킹볼을 잃은 청두 헌터즈는 핵심 영웅의 부재에도 팀의 색깔을 살리며 분전했지만 승리를 챙기지 못하며 2연패에 빠졌다.
상하이 드래곤즈는 9주차 경기에서 항저우 스파크를 3대0으로 완파했다. 리그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은 딜러진의 활약이 돋보였고 루시우가 로테이션에 돌아오며 날개를 단 '이재곤' 이재곤이 날뛰었다. 1세트 '일리오스' 우물 맵에서부터 항저우의 'iDK' 박호진과 영혼의 루시우 맞대결을 펼쳤던 이재곤은 세 개의 세트 동안 9번의 낙사 킬을 만들어내며 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됐다.
상하이는 청두와의 경기에서도 한 수 위의 실력을 보여주며 지난 주차 패배를 설욕했다. '립' 이재원의 솜브라는 경기 내내 솜브라 싸움을 압도했고 궁극기에 의존하지 않고도 정확한 샷으로 청두의 지원가들을 괴롭히며 전체적인 경기를 주도했다. 쉽지 않은 경기였지만 상하이는 이재원의 솜브라를 필두로 침착하게 궁극기를 연계하며 2연승을 챙길 수 있었다.
다른 지역과 달리 솜브라-리퍼를 메인 딜러 조합으로 선호하는 중국 지역 경기에서 상하이는 솜브라 개인의 기량과 팀적인 운용에서 모두 가장 앞서는 팀이었다. 컨텐더스에서부터 이름을 알린 이재원의 솜브라는 '플레타' 김병선의 리퍼와 함께 위력을 뽐내며 시즌 3승째를 수확해 상위권으로 치고 나갔다.
청두로서는 잘 싸웠기에 더욱 로테이션이 원망스러울 한 주였다. 광저우 차지를 상대로 풀세트 끝 석패를 당한 청두는 상하이에도 패배를 내줬다. 'JinMu' 이후의 파라와 'Yveltal' 리셴야오의 메르시는 여전히 위협적인 카드였지만 다른 조합에서는 그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메인 탱커 'ATing' 천샤오화는 유의미한 수가 되지는 못했다. 상하이 전에서도 패배를 내주며 1승3패를 안은 청두는 태평양 컨퍼런스 하위권으로 처졌다.
◆흔들림 없는 파리-필라델피아, 이변 없이 승리 추가
대서양 컨퍼런스의 강팀들은 견고하게 지위를 지켰다. 파리 이터널을 휴스턴 아웃로즈를, 필라델피아 퓨전은 워싱턴 저스티스를 상대로 이변을 허용하지 않으며 승리를 이어갔다.
파리는 휴스턴을 상대로 3대1 승리를 거두며 지난 패배를 되갚아줬다. 특히 다소 약해보였던 'NiCOgdh' 니콜라 모레의 둠피스트가 공격의 중심이 돼 활약했다는 점에서 경기 결과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니콜라 모레는 휴스턴의 'blase' 제프리 창과의 둠피스트 대결에서 밀리지 않았고 중요한 교전마다 로켓 펀치로 궁극기를 끊는 결정적인 킬을 기록하며 팀의 5승을 이끌었다.
필라델피아는 워싱턴을 3대0으로 완파했다. 시즌 6승 고지에 오르며 대서양 1위를 사수했다. 팀의 슈퍼스타 '카르페' 이재혁이 토르비욘으로도 날카로운 샷 능력을 뽐내며 정면 싸움을 압도한 가운데 '희수' 정희수는 리퍼로 데뷔전이라고 믿기 힘든 과감함을 뽐내며 적극적으로 워싱턴을 흔들었다. 3세트 '66번국도'에서 'Corey' 코리 니그라의 솔져: 76을 꺼내 토르비욘-리퍼 조합을 뚫어낸 워싱턴이었지만 필라델피아는 유연하게 조합을 바꿔 워싱턴을 막아내며 세트 스코어를 내주지 않았다.
워싱턴은 토론토 디파이언트에 승리를 내준 데 이어 필라델피아 전에서도 코리 니그라의 분전에도 불구하고 패배를 당하며 2승6패로 처졌다. 화려한 딜러진을 앞세워 2019시즌 스테이지4 반전을 만들었던 워싱턴이기에 2020시즌 초반 부진이 더욱 아쉽다.
◆첫 승 신고한 댈러스, 희비 갈린 LA 형제팀
LA 글래디에이터즈를 상대로 9주차 일정을 시작한 댈러스의 출발은 좋지 못했다. 경기 내내 글래디에이터즈의 강력한 탱커진에 휘둘리며 0대3 완패를 당했고 '디케이' 장귀운만으로는 승리할 수 없다는 교훈을 다시 한 번 느껴야만 했다.
댈러스는 LA 발리언트와의 경기에서 역으로 장귀운에게 완전히 승리의 키를 맡겼다. 리퍼-토르비욘 또는 리퍼-둠피스트가 메타를 이루는 상황에서 장귀운에게 트레이서를 쥐어주며 개인 기량으로 변수를 꾀하고자 한 것이다.
장귀운은 이 부담스러운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며 왜 자신이 '오버워치의 신'이라 불리는 지를 보여줬다. 트레이서의 하드 카운터라 볼 수 있는 토르비욘을 뚫고 적진을 휘저으며 화력을 퍼부었고 2세트 '볼스카야인더스트리'에서는 수차례 펄스 폭탄으로 전세를 뒤집으며 끝내 수비를 성공시켰다. 힘겨운 경기를 이어간 댈러스였지만 장귀운의 분투와 함께 '도하' 김동하, '감수' 노영진의 경기력이 살아났고 4, 5세트를 연달아 가져가며 3연패 끝 첫 승리를 수확했다.
오버워치 리그 분석가 맷 머셀의 자료에 따르면 장귀운은 발리언트 전 트레이서로 10분 당 평균 10,161의 데미지와 21.44킬, 3.46 데스를 기록했다. 펄스 폭탄 부탁 성공률도 54%에 달했고 10분 당 평균 3.79회의 펄스 폭탄 킬을 기록했다.
글래디에이터즈와 발리언트는 댈러스를 상대로 승패가 갈리며 울고 웃었다. 글래디에이터즈가 완승으로 세트 득실을 챙기며 상위권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반면 5할 승률을 유지하던 발리언트는 9주차 샌프란시스코 쇼크와 댈러스에 연이어 패배를 안으며 2승4패로 태평양 8위로 내려앉았다.
김현유 기자 hyou0611@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