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호는 14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월드에 위치한 핫식스 아프리카 콜로세움에서 열릴 아프리카TV 스타크래프트 리그(이하 ASL) 시즌9 4강 2경기에서 저그 특급 신예 박상현과 결승 진출을 놓고 한판 대결을 펼친다.
이영호와 김명운의 4강 맞대결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팬들은 박상현을 응원하는 분위기였다. 이영호가 4강에 진출하면 무조건 결승에 진출했던데다 워낙 저그에게 강한 면모를 보였기 때문에 이영호의 결승 진출을 점쳤던 것. 만약 그렇게 될 경우 이재호가 승리하게 되면 결승에서 테란 대 테란전을 봐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어 저그인 박상현이 이기기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4강에서 김명운이 승리하면서 분위기는 180도 반전됐다. 테란 대 테란 결승전보다 더 기피 대상이 저그 대 저그전 결승이기 때문이다. 저그 동족전의 경우 빌드에서 승부가 갈리는 경우도 많고 경기 시간이 워낙 짧기 때문에 결승전 대진으로는 예전부터 기피 대상이었다.
결승의 한 축을 저그가 차지하자 팬들은 이재호를 응원하고 나섰다. 결승전의 백미는 테란과 저그의 맞대결이라며 4강에서 이재호의 선전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박상현과 이재호의 4강 맞대결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해 KSL 4강 경기에서 두 선수는 이미 7전4선승제 맞대결을 펼친 바 있다. 당시 이재호는 박상현을 상대로 다양한 빌드를 넘나드는 저그전을 선보이며 4대1로 압승을 거둔 바 있다. 박상현을 꺾고 올라간 결승전에서 이재호는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그러나 상대전적만으로 두 선수의 승부를 예상하기는 쉽지 않다. 박상현은 시간이 지날수록 날로 업그레이드 된 실력을 보여주고 있고 경험까지 쌓이면서 특급 신예의 면모를 과시하는 중이다. 박상현은 8강 경기가 끝난 뒤 "복수를 위해 이재호가 4강에 올라왔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이재호전에 대한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이재호가 과연 팬들의 특명을 수행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