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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란 앞에서 세 번 무너진 박상현의 반란

테란 앞에서 세 번 무너진 박상현의 반란
시작은 좋았다. 첫 본선 진출만에 4강까지 쾌속 질주를 보여줬다. 그러나 결국 그는 테란 앞에서 무릎을 꿇어야 했다.

특급 신예로 반란을 꿈꾸던 박상현은 지난 19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월드에 위치한 핫식스 아프리카 콜로세움에서 열린 아프리카TV 스타크래프트 리그(이하 ASL) 시즌9 3~4위전 경기에서 이영호에게 완패하며 또다시 테란에게 발목이 잡히고 말았다.

스타크래프트:리마스터(이하 스타1) 리그의 경우 신예가 주목 받기는 어렵다. 이미 프로 생활을 했던 선수들과 경쟁이 어렵기도 하고 프로게임단에서 후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기에 아마추어 신예가 리그에 참여하겠다고 마음 먹는 것부터 불가능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나 박상현은 ASL, 코리아 스타크래프트 리그(이하 KSL)에 꾸준히 참가하며 조금씩 이름을 알렸다. 쟁쟁한 선수들을 꺾고 본선에 오르며 주목 받은 박상현은 지난 해 KSL 시즌4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팬들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당시 박상현은 김지성, 장윤철, 도재욱을 연파하며 4강에 진출, 모두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박상현의 돌풍을 처음으로 잠재운 테란은 이재호였다. 승승장구하던 박상현은 이재호를 만나 추풍낙엽처럼 쓰러졌다. 장윤철, 도재욱 등과 맞붙었을 때 폭풍처럼 몰아치던 공격력은, 테란의 이재호 앞에서 종이 호랑이로 변했다. 그렇게 박상현의 꿈은 테란으로 인해 좌절됐다.

박상현의 활약은 KSL에서 끝나지 않았다. 처음으로 ASL에 진출한 박상현은 박준오, 도재욱을 연파하며 조1위로 16강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16강에서는 경험 많고 노련한 김민철, 김성대 등을 꺾고 조1위로 8강에 올라 또다시 돌풍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박상현의 이름이 팬들에게 완전히 각인된 것은 8강 김택용과의 맞대결에서였다. 저그 잡는 킬러로 이름을 날렸던 김택용을 상대로 박상현은 몰아치는 공격력을 선보이며 3대2 승리를 거뒀다. 김택용을 꺾은 박상현은 단숨에 저그의 희망, 특급 신예같은 수식어를 달기 시작했다.

그러나 또다시 박상현의 반란은 테란에 의해 저지됐다. 그것도 KSL에서 좌절을 안겼던 이재호가 이번에는 ASL 4강에서 박상현을 결승 문턱에서 또다시 무릎을 꿇렸다. 박상현은 다양한 전략으로 이재호를 상대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운영에서 밀리며 결승 티켓을 확보하지 못했다.

3~4위전에서 이영호를 만난 박상현은 무기력했다. 테란 최종병기를 만났다고는 하지만 두 번이나 결승전을 목전에 두고 테란에게 무너진 박상현은 상처를 회복하지 못한 듯 보였다. 이영호를 상대로 박상현은 이렇다 할 공격 한번 해보지 못하고 패하고 말았다.

박상현이 진짜 '특급 신예'로 거듭나려면 테란전을 보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김택용, 도재욱, 장윤철 등 정상급 프로토스들에게 승리했고 김민철, 김성대. 박준오 등 강한 저그들을 물리쳤다. 테란전만 보완한다면 저그 최강자 자리에 오르는 것도 시간문제일지도 모른다.

박상현의 테란전 극복의 꿈은 언제 이뤄질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으로 보인다.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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