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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 용어 산책 5] 야구 ‘키스톤 콤비네이션’의 ‘키스톤’은 무슨 뜻일까

유격수와 2루수는 '키스톤 컴비네이션'을 잘 이뤄야 한다. 지난 2018년 SK와 두산의 경기서 두산 2루수 오재원이 이재원의 안타성 타구를 잡아 유격수 김재원에게 토스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유격수와 2루수는 '키스톤 컴비네이션'을 잘 이뤄야 한다. 지난 2018년 SK와 두산의 경기서 두산 2루수 오재원이 이재원의 안타성 타구를 잡아 유격수 김재원에게 토스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십수년전 유럽 여행 중 프랑스 파리 개선문을 직접 가서 처음 본 적이 있었다. 큰 대문 형식의 구조물로 파리를 대표하는 상징물이었다. 개선문은 아치형의 모양을 이루고 있었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의 많은 성당들도 현관 출입문을 비롯해 대부분 아치 형태의 문들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성당 내부구조는 반원아치 모양의 회랑 열주로 구성돼 있는게 대부분이었다. 아치형 구조는 유럽 문명의 전형적인 특징이라고 할 만했다.

오스트리아출신의 미술 역사학자 곰브리치는 그의 대표적인 책 ‘서양미술사’에서 로마시대 건축의 중요한 특징으로 아치의 사용을 꼽았다. 서양 사람들은 그리스 ‧로마시대를 문명의 원천으로 받아들인다. 그리스는 자연철학과 수학 등의 기본적인 체계를 세우며 서양문명의 시작을 열었다. 로마는 아치형 문화를 창출해 찬란한 건축물을 만들어냈다. 쇄기 모양의 돌로 하나 하나 아치를 쌓아올리는 일은 토목공학이 이루어낸 대단히 어려운 업적중의 하나라고 한다. 이 기술의 습득으로 건축가들은 점점 더 대담한 설계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곰브리치의 설명이다. 로마인들이 고안한 아치형의 건축술은 이탈리아를 비롯해 프랑스, 북아프리카를 넘어 아시아 지역으로까지 퍼져 나갔다.

좀 길게 설명했지만 아치와 관련이 깊은 말로 ‘키스톤’을 들 수 있다. 아치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며 예술적인 일면을 보여주는게 키스톤이라는 단어가 갖고 있는 의미이다.

아치의 꼭지점에 쐐기 모양의 둥근 돌을 키스톤(Keystone)이라고 부르는데 전체적인 구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기능적인 것 뿐 아니라 장식적인 효과를 내게 한다. 서양의 예술가와 건축가들은 키스톤을 정점으로 삼아 다양한 형태의 아치형 구조로 아름다운 건축예술을 만들기 때문이다.

야구에선 키스톤이라는 말은 2루를 뜻한다. 이렇게 부르게 된 것은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일설은 타석에서 2루를 바라볼 때, 아치꼭대기의 둥근돌처럼 보이기 때문에 2루를 키스톤으로 부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또 다른 견해는 야구장을 지을 때, 2루를 중심으로 쐐기돌을 박아서 2루를 키스톤이라는 별칭으로 불렀다는 설이다. 어느 설이 맞는 지는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 모두 중요한 위치와 역할을 상징한다.

2루수와 유격수가 2루 베이스를 가운데 놓고 손발을 맞춰 벌이는 수비동작을 ‘키스톤 콤비네이션(Keystone Combination)’이라고 부른다. 2루 키스톤에다가 조합, 결합을 뜻하는 콤비네이션을 붙인 합성어이다. 절묘한 키스톤 콤비네이션은 '야구의 꽃'으로 일컬을만하다. 멋진 혼합으로 이뤄지는 작품이다. 2루수와 유격수는 가장 많은 타구를, 그리고 가장 강한 타구들을 처리하는 바쁜 수비수들이다. 그래서 빠른 판단력과 순발력, 송구능력을 가진 선수들이 맡는다. 중요한 점은 2루를 사이에 두고 벌이는 유기적인 협조 플레이 능력이다. 두 명의 수비수가 2루에 주자가 있을 때 투수가 던지는 견제구는 누가 받을 것이고 ,도루를 잡기 위해 날리는 포수의 송구는 누가 받을 것인지, 혹은 병살을 처리할 때는 어디 쯤에 토스를 할 것인지 서로 정확히 가늠해야 한다. 서로 분담이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 수비망은 일순간 뒤엉켜버릴 수밖에 없다. 키스톤 콤비네이션이 내야수 활동 중에서 가장 핵심적이고 중요한 이유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동안 일본에서 건너온 ‘키스톤 콤비’라는 잘못된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제 이를 바로 잡을 때가 됐다.

* 붙임

이 코너 4회차 ‘야구 ’유격수‘란 말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기사를 보고 독자 한 분이 유격수의 영어단어 ‘쇼스탑(ShortStop)’ 어원에 대해 궁금해하는 댓글을 올렸다.

미국 야구 역사학자 존 쏜과 미국 야구 명예의 전당 연구원 프레디 베로스키에 따르면 1850년대 19세기 중반 뉴욕 니커보커스야구단의 아담스 박사가 쇼스탑 개념을 만들었다고 한다. 니커보커스는 처음에는 8명에서 11명 사이로 한 팀을 구성해 야구를 했다. 내야수는 각 베이스에 포진하는 선수들뿐이었는데 외야수들이 공의 무게가 가벼워 볼을 내야에 던지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아담스 박사는 내야에 투구를 중계하기 위해 ‘단거리 야수(Short Fielder)'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쇼스탑 포지션을 도입했다는 것이다. 쇼스탑의 기원이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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