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운은 26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월드에 위치한 핫식스 아프리카 콜로세움에서 열린 아프리카TV 스타크래프트 리그(이하 ASL) 시즌9 결승전 경기에서 테란 이재호를 상대로 완벽한 경기 운영을 펼치며 4대1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한빛 스타즈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던 김명운은 코칭 스태프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개인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승승장구했던 같은 팀 선배 김준영을 이어 '제2의 김준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선수였기에 팬들 역시 특급 저그 탄생을 기다리며 그를 응원했다.
코칭 스태프의 장담대로 경기력은 훌륭했다. 특히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퀸'으로 다양한 전략들을 활용하며 '퀸의 아들'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운영형 저그의 맥을 이을 선수로 주목 받은 김명운은 그렇게 화려하게 데뷔했다.
그러나 김명운에게는 '새가슴'이라는 별명도 함께 따라 다녔다. 하위 라운드에서 김명운은 누구에게도 질 것 같지 않는 포스를 보여줬지만 상위 라운드로 갈수록 상대의 네임 밸류에 밀리는 모습이었다. 큰 경기에서 긴장을 많이 하며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고 결국 현역 시절 한 번의 우승컵도 들어 올리지 못하며 '무관의 제왕'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군입대 전까지도 김명운의 고질병은 고쳐지지 않는 듯 했다. 상위 라운드에서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던 김명운은 제대로 된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고 결국 아무런 타이틀을 획득하지 못한 채 군대에 입대해야 했다.
전역 후 김명운은 꾸준히 개인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리고 결국 ASL 시즌9에서 내로라 하는 선수들을 꺾고 우승컵들 들어 올렸다. 그가 16강부터 꺾은 선수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더욱 놀랍다. 16강에서 김택용, 8강에서는 약점이었던 저그전을 극복했고 4강에서는 최강 테란 이영호를 제압, 이번 대회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다.
결국 김명운은 결승전에서 이재호를 상대로 4대1이라는 깔끔한 스코어로 우승컵들 들어 올렸다. 13년 만에 따낸 개인리그 우승컵에 감격할 수밖에 없었던 김명운. ASL에서 테란의 장기 집권을 끝낸 김명운의 다음 시즌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