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 플립은 영어 단어의 의미대로 배트(bat)로 볼을 때리고 난 후 방망이를 던지는(flip) 행위를 말한다. 홈런을 친 뒤 이를 과시하기 위해 특이한 배트 플립을 하는 선수들이 많다. 타자가 타격 후 1루로 뛸 때 방망이를 내려놓는 통상적인 관행과는 대조적이다. 배트 플립은 중요한 순간, 자신의 감정을 표현해 동료 선수들이나 팬들로부터 주목을 받는다. 선수들의 개성과 기분에 따라 많은 유별난 행동들이 나온다.
2018년 1월 MLB네트워크는 MLB사상 역대 50걸 배트 플립스를 선정, 방영한 바 있었다. MLB팬들이 좋아할만한 배트 플립으로 2001년 배리 본즈(샌프란스시코 자이언츠)의 한 시즌 최다인 70호 홈런, 2014년 조시 도날드슨(오클랜드 어슬렉티스)가 필라델피아 필립스전 10회말 6-6에서 터뜨린 3점포, 2015년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5차전 7회말 3-3에서 터진 호세 바티스타(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홈런 등을 꼽았다. 특히 바티스타의 배트 플립은 논란을 빚었다. 바티스타는 홈런을 때린 후 마치 텍사스 벤치를 향해 배트를 집어 던지는 행동을 했다. 바티스타가 이런 행동을 한 것은 바로 앞전인 7회초 상대팀으로 경기를 했던 텍사스 추신수가 볼이 몸에 맞자 3루주자가 뛰어들며 득점을 올린 것을 심판이 인정한 것에 불만을 표시하기 위함이었다. 미국에서 배트 플립은 과감한 행동이지만 통상적으로 공중도덕에 벗어난다는사회적 분위기여서 현재는 금기시하고 있다. 하지만 국제대회에서는 아직 인정하고 있다.
대부분 국내타자들은 홈런을 친 후 시원스런 동작의 배트 플립을 하곤 한다. 특히 황재균(kt)이나 김하성(키움) 등 여러 선수들이 홈런과정에서 스윙 후 반동에 의해 그대로 배트를 멀리 던지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한다. 은퇴전 국민타자로 이름을 날렸던 이승엽이 홈런을 친 다음 배트를 조용히 내려놓는 것으로 유명했다. 배트 플립이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큰 의미를 지니고 있지 않다. 하지만 과도한 배트 플립이 홈런을 맞은 투수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배트 플립은 한국어로 속칭 ‘빠따 던지기(줄여서 빠던)’이라고 불린다. ‘배트’가 ‘빠따’가 된 것은 일본어의 영향 때문이었다. 영어 배트가 일본어의 발음상 '밧또'(バット)‘로 변한 것에서 파생된 비속어로 ’빠따‘라고 불리게 됐다. 빠따라는 말은 일찍이 야구 뿐아니라 일상적인 비속어로 자리잡았다. 야구방망이나 비슷한 모양의 몽둥이를 빠따라고도 말한다. 체벌을 할 때 뭉둥이로 폭행하는 행위를 ’빠따를 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1970~80년대 운동선수들이나 군대에서 체벌로 공공연하게 자행됐던 행위였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