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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 용어 산책 16] ‘배트 플립(bat flip)'이 어떻게 ’빠던‘이 됐나?

2020 프로야구 개막일인 5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4회 초 1사 상황에서 타석에 선 NC 나성범이 솔로홈런을 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2020 프로야구 개막일인 5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4회 초 1사 상황에서 타석에 선 NC 나성범이 솔로홈런을 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5일 2020 삼성과 NC의 대구 개막전을 중계하던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 중계진은 6회초 NC 모창민이 박석민에 이어 2연속 좌월 솔로 홈런을 터뜨리자, 흥분하며 “첫 번째 배트플립(bat flip)이 나왔네요”라고 말했다. MLB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으로인해 개막이 수개월째 미뤄지면서 사상 처음으로 한국 프로야구를 미국 안방에 생중계한 ESPN은 경기 중계전부터 한국프로야구 선수들의 방망이 던지기 영상을 모아 보여주었다. “축구 선수들이 골을 넣으면 각종 세리모니를 하는 것처럼 한국 프로야구 선수들은 홈런을 치면 배트 플립을 한다”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미국 유력신문 뉴욕타임스도 이날 한국 프로야구 경기에 대한 기사를 스포츠면 메인으로 보도하면서 한국 선수들의 배트 플립에 주목을 했다. 미국 언론이 배트 플립에 관심을 보인 것은 미국과 문화가 다른 한국 야구에서 선수들이 어떤 행동을 할 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배트 플립은 영어 단어의 의미대로 배트(bat)로 볼을 때리고 난 후 방망이를 던지는(flip) 행위를 말한다. 홈런을 친 뒤 이를 과시하기 위해 특이한 배트 플립을 하는 선수들이 많다. 타자가 타격 후 1루로 뛸 때 방망이를 내려놓는 통상적인 관행과는 대조적이다. 배트 플립은 중요한 순간, 자신의 감정을 표현해 동료 선수들이나 팬들로부터 주목을 받는다. 선수들의 개성과 기분에 따라 많은 유별난 행동들이 나온다.

2018년 1월 MLB네트워크는 MLB사상 역대 50걸 배트 플립스를 선정, 방영한 바 있었다. MLB팬들이 좋아할만한 배트 플립으로 2001년 배리 본즈(샌프란스시코 자이언츠)의 한 시즌 최다인 70호 홈런, 2014년 조시 도날드슨(오클랜드 어슬렉티스)가 필라델피아 필립스전 10회말 6-6에서 터뜨린 3점포, 2015년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5차전 7회말 3-3에서 터진 호세 바티스타(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홈런 등을 꼽았다. 특히 바티스타의 배트 플립은 논란을 빚었다. 바티스타는 홈런을 때린 후 마치 텍사스 벤치를 향해 배트를 집어 던지는 행동을 했다. 바티스타가 이런 행동을 한 것은 바로 앞전인 7회초 상대팀으로 경기를 했던 텍사스 추신수가 볼이 몸에 맞자 3루주자가 뛰어들며 득점을 올린 것을 심판이 인정한 것에 불만을 표시하기 위함이었다. 미국에서 배트 플립은 과감한 행동이지만 통상적으로 공중도덕에 벗어난다는사회적 분위기여서 현재는 금기시하고 있다. 하지만 국제대회에서는 아직 인정하고 있다.

대부분 국내타자들은 홈런을 친 후 시원스런 동작의 배트 플립을 하곤 한다. 특히 황재균(kt)이나 김하성(키움) 등 여러 선수들이 홈런과정에서 스윙 후 반동에 의해 그대로 배트를 멀리 던지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한다. 은퇴전 국민타자로 이름을 날렸던 이승엽이 홈런을 친 다음 배트를 조용히 내려놓는 것으로 유명했다. 배트 플립이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큰 의미를 지니고 있지 않다. 하지만 과도한 배트 플립이 홈런을 맞은 투수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배트 플립은 한국어로 속칭 ‘빠따 던지기(줄여서 빠던)’이라고 불린다. ‘배트’가 ‘빠따’가 된 것은 일본어의 영향 때문이었다. 영어 배트가 일본어의 발음상 '밧또'(バット)‘로 변한 것에서 파생된 비속어로 ’빠따‘라고 불리게 됐다. 빠따라는 말은 일찍이 야구 뿐아니라 일상적인 비속어로 자리잡았다. 야구방망이나 비슷한 모양의 몽둥이를 빠따라고도 말한다. 체벌을 할 때 뭉둥이로 폭행하는 행위를 ’빠따를 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1970~80년대 운동선수들이나 군대에서 체벌로 공공연하게 자행됐던 행위였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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