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시룰은 양팀 간의 점수차가 사전에 정해진 점수 이상으로 벌어져서 승부가 뒤바뀔 가능성이 작아지면 경기를 끝까지 진행하지 않고 중간에 중단시켜 승부를 결정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는 어떻게 보면 지고 있는 팀에게 불리한 제도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지고 있는 팀과 이기고 있는 팀 모두를 배려한 제도라고 할 수 있다. 지고 있는 팀에게는 더 큰 점수차로 게임에 져서 수모를 겪는 것을, 이기고 있는 팀에게는 더 큰 점수차로 게임에 이겨서 자만에 빠지는 것을 막아 주기 때문이다.
머시룰은 콜드게임의 또 다른 미국식 용어이다. 위키피디아 등 인터넷 검색 사전 등에서는 머시룰만 나오지 콜드게임이라는 단어는 검색이 안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머시룰보다 콜드게임이 더 많이 통용된다. 아니 거의 머시룰이라는 말은 쓰지않는다고 봐야한다. 사실 콜드게임도 ‘cold game'로 잘못 아는 이들이 꽤 많다. 너무 한쪽이 일방적으로 앞서는 관계로 게임의 흐름과 분위기가 갑자기 식어 버려서 더 이상 승부를 이어 갈 의미를 잃어버린 경기라는 의미에서 차가운(cold)이라는 영어 형용사가 붙은 콜드게임으로 알고 있는 이들이 적지 않다.
콜드게임은 메이저리그 공식 규정에는 주심이 9회 게임이 끝나기 전에 경기 종료를 선언하는 것을 말한다. 콜드게임이 선언되는 경우는 폭우, 폭설 등 자연재해와 일몰 등 같은 날씨에 의해 경기 진행이 어려울 때, 점수 격차가 크기 때문에 굳이 경기를 할 필요가 없는 때이다. 점수에 의해 주심이 콜드게임을 선언하는 경우는 대회에 따라 특별하게 규정하는 경우가 많다. 2013년 WBC 대회 경우 1라운드 또는 2라운드에서 7이닝 이상 타석에 섰을 때 10점 이상 , 상대팀이 최소 5이닝 동안 타석에 섰을 때 15점 이상 앞선 경우 주심에 의해 머시룰이 선언됐다.
보통 아마추어 경기는 5회를 기준으로 10점 차 이상, 7회 시에는 7점 이상 차이가 나면 콜드게임이 선언된다. 콜드게임이 선언되면 곧바로 경기 종료가 된다. 날씨나 소란 등 특별한 상황으로 경기가 종료됐을 때 양팀 득점이 같은 경우 ‘타이 게임(tie game)'을 선언하며, 5회 이전에 경기 진행이 불가능하게 될 경우는 ’노게임(no game)'을 선언한다. 국내 프로야구 경기에서는 우천으로 인해 콜드게임이 선언되는 경우가 많다. 리드하고 있는 팀이 5회까지 경기를 서둘러 진행하기 위해 일부러 아웃을 당하는 비매너를 하기도 한다. 5회를 마쳐 정규 경기가 성립된 이후에 두 팀이 균등한 공방을 끝내지 못하고 중지한 경기일 경우는 주심이 ‘서스펜디드게임(suspended game, 일시정지게임)’를 선언하기도 한다. 득실점의 경과로 보아 콜드 게임으로 처리할 수 없을 때, 경기 진행을 일시적으로 정지해 두었다가 뒷날 경기를 중지했을 때와 똑같은 상황에서 다시 시작하여 9회까지의 나머지 부분을 치르는 경기 방식이다. 일몰이나 우천 서스펜디드 게임 선언도 있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