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처음 듣는 골프 용어가 어렵게 느껴진다. 골프가 축구, 야구, 농구만큼 골프가 인기있는 종목이 아니라서이다. 하지만 골프 용어는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쉽게 알 수 있다. 골프를 잘 치기위해 타이거 우즈가 될 필요도 없다. 적당히 시간을 내고 용어에 익숙하면 얼마든지 축구 등 인기종목만큼 흥미진진한 골프에 익숙해질 수 있다. 골프도 축구, 야구 등처럼 용어에 세상사는 사람들의 지혜와 삶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골프장 입장료, 그린피(Green Fee)는 아마추어 골퍼라면 가장 흔하게 쓰는 말일 것이다. “이 골프장은 그린피가 싸네, 저 골프장은 그린피가 비싸네”라며 그린피 갖고 대화를 많이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된다. 그린피는 골프코스를 이용하기 위해 내는 요금을 말한다. 문자 그대로 그린피는 그린에 오르기 위해 지불하는 수수료이다. 여기서 그린이라는 말은 퍼팅을 하는 그린을 포함해 골프코스 전체를 의미한다. 즉 골프장 코스 이용료라는 뜻이다. 미국 뿐 아니라 한국 등 전 세계 골프코스에서는 그린피라는 용어를 써 각각 이용료 가격을 정한다. 일부 골퍼들이 '그린스피(Greens Fee)'라는 복수형으로 표현을 하기도 하는데, 이는 적절한 표현이 아니다.
그럼 그린피라는 용어는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골프는 푸른 잔디위에서 경기를 하는 운동이다. 골프 경기를 보면 잔디와 나무 등 거의 모든 것이 녹색과 관련한 친환경적인 요소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사막 지역과 같이 지리적으로 예외적인 곳이 있고, 눈쌓인 지역에서도 즐길 수도 있지만 대부분 골프는 그린 필드에서 하는 종목이다. 그린피는 골프장과 동의어인 그린에 오르기 위해서 마땅히 내는 이용료라는 의미에서 생겨난 말이다 (본 코너 42회 '그린(Green)'이라고 말하는 까닭은 참조). 한국의 일부 아마추어 골퍼는 그린피라는 말이 퍼팅 그린을 조성하는데 많은 공사비가 들었다는 데서 유래했다는 말들을 하기도 한다.
미국 골프역사백과사전에 따르면 1913년 미국 골프작가 겸 아마추어 골퍼 버나드 다윈은 ‘버나드 컨트리 라이프(country life)'라는 책에서 “골프클럽들이 좀 더 수입을 올리기 위해 방문자들로부터 그린피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스터스 3회, US오픈 3회, 브리티스 오픈 1회 우승기록을 보유한 전설적인 미국 골퍼 샘 스니드(1912-2005)는 ’골퍼의 교육‘이라는 저서에서 “밀매업자가 자신의 그린피를 내겠다고 주장했다”라고 소개했다. 이미 1백여전부터 그린피는 골프 용어로 미국에서 널리 사용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그린피는 9홀이나 18홀 골프장을 대상으로 한다. 그린피에 추가되는 요금이 붙일 수도 있다. 코스 사용료 이외에 다른 서비스를 받는 경우이다. 음식과 음료, 카트 수수료, 캐디 서비스 등을 그린피에 포함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골프장들은 이러한 부대 요금은 그린피에 포함하지 않고 별도로 청구하는 경우가 많다.
골프장에 예약 전화를 걸어 그린피를 물어보면 대개 18홀 요금을 기준으로 말한다. 일부 골프장은 하루 또는 요일 특정 시간으로 9홀 요금을 지정하기도 한다. 골프 티타임을 예약하려면 전화나 인터넷 등으로 하면 된다. 예약한 뒤 골프치는 당일날, 골프장에 도착하면 골프 가방과 클럽백을 내려놓고 클럽하우스나 프로 샵에서 체크인 및 그린피 결제를 하면 된다.
그린피는 퍼블릭 코스의 경우 비교적 회원제 골프장을 이용할 때보다 비용이 싸다. 미국의 경우 퍼블릭 코스는 싼 곳은 10달러 파크 골프장부터 비싸게는 500달러 페블비치 코스까지 다양한 코스가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이나 한국의 안양컨트리클럽 등 회원제 골프장은 회원권을 갖고 있어야 하며 대부분 회원들에게도 소정의 그린피를 받거나 그린피를 받지 않고 세금 정도만 부과하는 곳도 있다. 비회원이 회원제 골프장을 이용할 경우는 회원보다 심하면 4~5배 이상의 그린피를 받는 경우가 많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