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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기획] 스마일게이트 여병호 실장 "비대면 시대, e스포츠 역할 커질 것"

올 1월 발생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단기간에 전세계로 퍼지면서 사람들의 생활 양식을 바꿨다. 만나고 이동하고 모이고 얼굴을 맞대고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되던 인류의 활동 방식은 만나지 못하고 모이지 않아야 하는 쪽으로 변했다.

이는 스포츠 분야에도 적용됐다. 경기장에서 몸을 맞부딪치며 경쟁하는 스포츠는 대부분 대회가 열리지 못하고 있고 경기장에 모여서 응원하는 방식도 온라인 중계를 보는 쪽으로 바뀌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비대면 시대가 도래하면서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은 엄청나게 높아졌다. 태생부터 온라인을 기반으로 진행된 e스포츠의 경우 온라인 채널을 통해 경기를 중계하고 선수들도 연습실 혹은 숙소에서 대회에 참가하는 방식을 채택하면서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오프라인에 기반한 전통 스포츠가 주춤하던 사이에도 e스포츠는 원활하게 일정을 소화하면서 차세대 스포츠로 주목을 받았다.

데일리e스포츠는 창간 12주년을 맞아 e스포츠 종목사들이 코로나19 사태를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었던 이유와 향후 계획들을 들어봤다. < 편집자주 >


크로스파이어 스타즈 결승전 장면(사진=스마일게이트 제공).
크로스파이어 스타즈 결승전 장면(사진=스마일게이트 제공).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를 기반으로 한 e스포츠 대회를 전세계적으로 열고 있다. 중국에서 열리는 크로스파이어 프로리그는 지난해부터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도입했고 유럽, 북미, 중동/북아프리카(이하 MENA) 지역과 브라질 지역을 나눠 꾸준히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중국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온라인으로 대회를 개최했고 최근에 우승자를 가렸으며 이들 지역 대표팀들간의 스페셜 매치도 기획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 e스포츠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여병호 e스포츠 전략실장을 만나 코로나19 사태를 어떻게 헤쳐 나갔는지, 이후 e스포츠의 양상은 어떻게 변화할지 등에 대한 혜안을 들었다.

Q 코로나19로 인해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아지고 있다. 소위 언택트라고 불리는 비대면 시대가 열리면서 비대면 활동으로 진행할 수 있는 e스포츠의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

A e스포츠가 주목을 받은지는 꽤 됐지만 최근 2~3년 동안 확실하게 늘었다. 그리고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팬데믹 상황으로 확산되고 비대면 시대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확실하게 늘었다. 과거 카카오톡을 누구나 사용하고 있었지만 사업 모델이 없어서, 돈을 벌지 못해서 망한다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는데 지금이 딱 그러한 시기인 것 같다.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은 엄청나게 늘어났는데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업계의 흥망이 걸려 있다고 봐도 좋을 것 같다.

Q 크로스파이어는 올해 중국, 브라질, 웨스트 등으로 지역을 나눠 리그를 진행한다고 얼마 전에 발표했다. 현재 지역별 진행 상황은 어떠한가.

A 크로스파이어 리그는 크게 세 곳으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다. 온라인으로 국가끼리 대결할 수 있는 웨스트지역은 유럽과 아메리카, MENA를 포함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이 지역은 온라인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브라질은 별도의 지역으로 분류될 정도로 크로스파이어 e스포츠에 대한 수요가 많은 지역이다. 이 곳 역시 온라인 대회가 진행중이며 최근에 우승팀이 나왔다.

여병호 스마일게이트 e스포츠 전략실장(사진=스마일게이트 제공).
여병호 스마일게이트 e스포츠 전략실장(사진=스마일게이트 제공).
Q 중국에서 열리고 있는 리그 오브레전드 프로 리그를 보면 관중은 없지만 경기장에 선수들이 모여서 대회를 치르고 있다. 크로스파이어도 비슷한 방식으로 열리고 있나.

A 그렇다. 웨스트와 브라질 대회는 온라인으로 열리고 있지만 중국에서 열리고 있는 프로 리그는 오프 라인으로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상하이 인근 태창이라는 지역에 VSPN이 운영하고 있는 경기장에서 선수들이 모여 대회를 소화하고 있다. 관중들의 입장은 허용되지 않는다. 태창에는 선수들이 합숙할 수 있는 별도의 숙소와 연습실 등이 마련되어 있기에 프로리그 기간 동안 선수들은 숙소와 경기장을 오가면서 대회를 치르고 있다.

Q 중국에서 열리는 크로스파이어 리그는 프랜차이즈를 도입했다고 하는데 반응은 어떤가.

A 크로스파이어가 중국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한국의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이하 스타1)과 비슷하다. 중국 사람들 대부분이 아이디를 갖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게임이다. 프랜차이즈를 했다고 해서 드라마틱하게 수치가 높아지는 게임은 아니지만 게임단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장기 계획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도입 이후 게임단과 선수들은 안정감을 느끼고 있다. 기존 리그 방식은 승강전이 포함되어 있었기에 선수들이나 팀들이 부진에 빠질 경우 하부 리그로 갈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을 느끼기도 했는데 프랜차이즈 도입 이후 강등 가능성이 사라졌기에 팀들도 과감하게 리빌딩을 시도하기도 했다. 기존에는 상금이나 지원금을 주면서 팀들의 참여를 유도했지만 이제는 수익을 배분하면서 프랜차이즈에 참가한 팀들에게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Q 크로스파이어 리그는 인비테이셔널을 리그 중간에 넣으면서 지역간의 교류 지점을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모이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대회를 통한 교류도 계획하고 갖고 있나.

A 전반기 일정은 대부분 마무리됐고 하반기에는 유럽, 아메리카(브라질 외), MENA, 브라질 팀들이 함께 출전하는 통합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크로스파이어 리그의 특성상 중국 중심의 시장과 서구권 중심의 시장으로 양분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기술적으로 테스트를 했을 때 북미, 남미, 유럽은 온라인 대회로 진행했을 때 큰 무리가 없었는데 이들과 중국을 연결하는 것은 기술적인 어려움이 있다. 현 시점에서 이들 대륙을 잇는 경기를 시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Q 크로스파이어는 매년 말 각 지역을 대표하는 팀들이 모여 연말 최강전 형식의 스타즈(이하 CFS)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몇 년 사이에 중국에서 계속 대회를 열었는데 올해도 중국에서 열리는지 궁금하다. 혹시 온라인으로 대회를 개최할 수도 있는지.

A 중국에서는 크로스파이어의 인기가 정말 대단하기 때문에 어느 곳에서든 매년 환영을 받고 있다.중국 지방 정부에서 CFS를 열기를 바라는 의사는 항상 적극적으로 내비치고 있다.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안팎의 상황을 모두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 현 시점에서의 개최에 대해 확답을 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사실 세계 각지에서 대표를 뽑는 일은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어떻게든 가능하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한 자리에 모이는 일이 어렵다. 특히나 2주 동안 자가 격리 조치하는 일이 변수가 될 것이다. 세계 각국에서 온 선수들을 한 자리에 모은다는 리스크를 안고 가기 보다는 보수적으로 진행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 오프라인 대회를 크게 열기 보다는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것도 고민하고 있다.

라이엇 게임즈가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을 중국에서 열겠다고 밝혔지만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의사를 표명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CFS는 롤드컵 이후에 대회를 진행하기에 롤드컵이 중국에서 열리지 못한다면 우리도 힘들 수 있지만 무리 없이 열린다면 우리도 CFS를 중국에서 개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개최 여부는 5대5라고 생각한다.

[창간 기획] 스마일게이트 여병호 실장 "비대면 시대, e스포츠 역할 커질 것"
Q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e스포츠의 미래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 보고 있나.

A 크로스파이어라는 종목을 떠나 e스포츠 시장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의미를 더해 재미있는 상황이 만들어질 것 같다. e스포츠는 그동안 성장 모델을 기존 스포츠나 룰, 대회 형태를 따라가는 쪽에 집중했고 이를 바탕으로 성장해왔지만 비대면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이제는 그들이 구조를 바꿔야 하는 시대가 왔다고 생각한다.

e스포츠는 그동안 인식을 바꾸기가 쉽지 않았다. '게임을 가지고 스포츠를 한다?'라는 의문 부호를 떼내야 한다는 숙명이 있었지만 역설적으로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자연스럽게, 급속도로 긍정적인 인식이 생겨나고 있다.

Q e스포츠도 한 곳에 모여서 대회를 치르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으로 대회를 열어야 하는 방식으로 전환될 수도 있다. 크로스 파이어와 같은 FPS 게임들은 인터넷 환경을 일원화하는 것이 핵심 과제일 수도 있다.

A 정확한 지적이다. 인터넷 환경, 즉 핑을 맞추는 것이 규정에 들어가야 하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 지역간의 인터넷 속도 차이를 인정하고 대역을 규정에 넣는다면 가능할 것이다. 선수들의 연습, 훈련 환경도 그에 맞춰 조성한다면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장 환경을 바꿀 수도 있다. e스포츠 리그를 관전하는 시청자, 이용자들 입장에서는 오프라인 응원을 할 수 있을 때를 기다리겠지만 비대면 시대에는 그러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증강 현실이나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해 가상의 e스포츠 경기장을 구성하는 것도 도전해볼 만한 과제다. 현장을 직접 찾은 관람객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온라인으로 대회를 본다. 그들에게 현장감은 옵저버 화면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오프라인 대회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기존 경기장들의 화면을 합성해서 제공한다면 색다른 느낌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 사업이 활발히 진행된다면 시설 사업자들은 자신들이 갖고 있는 경기장의 그림을 지적재산권처럼 사용해서 팔 수도 있을 것이다.

Q 게임사에서도 e스포츠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지 않았나.

A 스마일게이트 입장에서도 생각할 것이 많아졌다. 예전에는 게임 IP를 활용해서 e스포츠를 한다는 생각이었는데 이제는 e스포츠가 새로운 IP로 독립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비대면이 일상이 되면서 게임이 생활에 있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콘텐츠가 됐고 관심도 늘어났다. 그러다 보니 게임 안에서도 공정성을 찾는 경우가 많아졌다.

스포츠를 중심으로 하는 e스포츠의 핵심은 공정성이다. 동일한 환경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서 상대와 경쟁하고 그로 인해 승패가 갈리는 것이 e스포츠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게임, 공정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PVP 게임을 개발하는 게임사는 e스포츠가 게임 IP를 이끌어 갈 수도 있다고 받아들여야 한다. 비대면 시대의 초기이긴 하지만 장기화된다면 e스포츠에 대한 관심 뿐만 아니라 역할이 상당히 커질 것이라 생각한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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