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앞 이 코너 74회차에서 라이더컵을 다루었던만큼 이어 프레지던츠컵에 대해서도 평소 궁금했던 것을 알아보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한다. 프레지던츠컵은 대회 방식이 라이더컵과 많이 다르다. 라이더컵이 미국과 유럽팀 대항전이라면 프레지던츠컵은 미국과 비유럽팀 대항전이다. 유럽이 아닌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오세아니아 국가팀이 연합해 미국팀과 실력을 겨루는 팀 경기이다.
‘프레지던츠(President)’ 즉 ‘대통령’이라는 말을 쓴 것부터가 의미심장하다. 라이더컵은 대회를 만든 새무얼 라이더라는 골프를 좋아하는 사업가의 이름을 따서 대회명을 지었다. 미국 프로골프협회(PGA)에 의해 창설된 프레지던츠컵은 각 국가의 최고의 권력가인 프레지던츠를 명예 대회장으로 추대한데서 붙여진 대회명이다. 라이더컵과 연도를 엇갈려 가며 2년마다 열리는 프레지던츠컵은 첫 대회를 1994년 미국 버지니아 레이크 모나사 로버트 트랜트 존스골프클럽에서 가졌다. 첫 명예 대회장은 미국 제 38대 대통령(1974-1977)을 지낸 제럴드 포드였다. 이후 미국과 아프리카, 아시아 등을 순회하며 열린 대회는 개최지 국가를 대표해 미국 전현 대통령이나 각국 대통령과 수상이 명예 대회장을 맡았다. 미국은 아버지 조시 부시,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 도널드 트럼프 등 전현 대통령이 대회장을 역임했다. 지난 2015년 아시아 최초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열렸던 2015 프레지던츠컵은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명예 대회장을 맡았다.
프레지던츠컵은 라이더컵보다 훨씬 나중에 대회가 만들어졌던만큼 라이더컵과는 많이 차별화된 대회방식으로 운영된다. 대회 수익금을 참가 선수들에게 상금으로 전혀 주지 않고 선수들이 지정한 세계 각지의 자선 구호단체 등에 기부금으로 활용한다. 그동안 총 4910만 달러 이상이 15개국, 최소 470개 자선단체에 기부한 것으로 집계됐다. 프레지던츠컵이 라이더컵보다 관심이 다소 떨어지기는 하지만 세계 규모 대회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자선 대회 성격을 표방한 데서 비롯됐다.
지난 해부터 부동의 세계 랭킹 1위를 고수하는 로리 맥킬로이가 프레지던츠컵에 참가할 수 없는 이유는 분명하다. 출전자격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프레지던츠컵은 미국과 비유럽 선수 대항전이다. 따라서 잉글랜드 북아일랜드 소속의 로리 맥길로이는 출전할 수가 없다. 프레지던츠컵은 그동안 여러 한국 선수들이 출전했다. 2015년 송도 대회서는 배상문이 출전했으며 임성재 등은 지난 해 호주 대회에 참가했다. 미국 PGA에서 한국 선수로는 최고의 성적을 올렸던 최경주는 호주 대회서 어니 엘스 단장(남아공)과 함께 인터내셔널 부단장을 맡아 미국팀(단장 타이거 우즈)와 맞붙었다.
12명씩이 참가, 매치플레이 방식으로 4일간 단체전과 싱글전을 갖는 프레지던트컵 역대 성적에서 미국팀은 11승1무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인터내셔널팀이 이긴 것은 1998년 호주 대회 딱 한번 뿐이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