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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 용어 산책 76] 왜 ‘솔하임컵(Solheim Cup)’이라 말할까

 지난 2017년 솔하임컵 대회서 미국팀의 일원으로 참가한 다니엘 강(오른쪽)과 크리스티나 김이 서로 기뻐하고 있다.
지난 2017년 솔하임컵 대회서 미국팀의 일원으로 참가한 다니엘 강(오른쪽)과 크리스티나 김이 서로 기뻐하고 있다.
지난 4월 마이크 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커미셔너는 "2020년 라이더컵이 1년 연기되더라도, 2021년 솔하임컵 일정은 바뀌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당시 2년마다 격년으로 치르는 라이더컵이 올 9월 25일부터 27일까지로 개최하기로 됐으나 코로나 19의 대유행으로 인해 1년 연기설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었다. 무관중 대회까지 검토했던 라이더컵에 대해 세계랭킹 1위 로리 맥길로이(북아일랜드)는 1년 연기하더라도 무관중 대회로는 열면 안된다고 반발했다. 결국 라이더컵은 내년으로 1년 미뤄졌고 2021년 개최 예정이던 프레지던츠컵도 1년뒤인 2022년으로 일정이 변경됐다 .

하지만 솔하임컵은 당초 예정대로 2021년 9월4~6일까지 미국 오하이오에서 개최한다는데는 아직 어떠한 일정 변화도 없다. 솔하임컵은 과거 라이더컵에 밀린 적이 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라이더컵이 2001년에서 2002년으로 연기되자, 솔하임컵은 일정이 겹치는 것을 피하려고 2004년 대회를 2003년으로 앞당겨 개최했다. 그리고 이후 작년까지 홀수해에 치러지고 있다. 여자골프의 전통과 자존심을 계속 지켜 나가고 있는 것이다.

한때 골프장은 여성들에게는 ‘금단의 땅’이었다. 이 코너 34회차에서도 살펴보았듯이 골프발상지인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류스 로열에이션트 골프장 앞에는 '개 또는 여성은 출입 금지((No dogs or women allowed)' 라고 쓰인 푯말이 260년 동안이나 붙어 있었다. 메이저대회인 '디 오픈(브리티시 오픈)'을 주관할 정도인 이 골프장은 논란 끝에 2014년 9월, 남성회원들의 투표를 통해 처음으로 여성회원들을 받아들였다. 골프 어원과 관련해서 일반적으로 오해하는 대표적인 예가 있다. ‘Golf'가 ’Gentlemen Only Ladies Forbidden(남성 전용, 여성 금지)의 약자라는 설이다. 이는 확실히 사실이 아니다. 한때 여성들의 출입이 금지됐던 때가 있었기 때문에 나왔던 것이 아닌 가 싶다.

솔하임컵 탄생은 남자 대회인 라이더컵에 영향을 받았다. 여자골프를 남자에 못지않게 활성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대회 방식도 라이더컵과 동일하다. 2년마다 미국팀과 유럽팀이 대서양을 왔다갔다하며 개최하고 경기방식과 기간도 같다.

솔하임컵은 1990년 핑 골프장비업체 카스텐 솔하임(Karsten Solheim, 1911-2000) 창업주가 트로피를 희사하고 후원을 하면서 첫 대회를 시작했다. 대회 이름이 솔하임컵이 된 것은 그의 이름을 땄기 때문이다. 노르웨이계 미국인인 솔하임은 세계골프업계에선 하얀 수염을 그린 할아버지 사진으로 널리 알려져있다.

골프마니아였던 그는 1959년 캘리포니아 차고에서 첫 번째 모델인 1A 퍼터를 선보였다. 이 퍼터는 볼 임팩트 때 ‘핑~’하는 청명한 소리가 났는데, 이를 토대로 브랜드명이 정해진 것으로도 유명하다. 2년 뒤 가족과 골프용품 제조회사를 애리조나주 피닉스로 옮겼다. 피닉스는 도시 주위에 200여개의 골프장이 있다. 그는 피닉스가 미국에서도 가장 많은 골프장을 갖춘 골프도시라는 점을 고려해 회사를 이주한 것이다. LPGA 투어의 오랜 후원자인 솔하임은 1975년부터 미국 여자골프 대회를 후원하기 시작했다.

솔하임컵 초창기만해도 미국과 유럽팀 실력차가 커 대회 지속여부에 대한 위기감이 있기도 했다. 하지만 대회를 거듭하며 유럽팀도 미국팀에 대등한 실력을 갖추게 되면서 인기를 모았다. 2019년 대회까지 미국팀은 10번, 유럽팀은 6번씩 각각 우승했다. 라이더컵과 마찬가지로 솔하임컵은 미국과 유럽의 팀 대항 경쟁을 통해 팬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동안 LPGA에서 좋은 성적을 올렸던 한국계 미국인 미셸 위, 앨리슨 리, 크리스티나 김, 다니엘 강 등도 솔하임컵에 출전해 흥미를 끌었다. 솔하임컵은 국제대회를 통해 여자 골프가 남자 골프에 못지않게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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