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1라운드와 2라운드의 구분이 의미가 없을 수도 있지만 팀들이 받아들이는 느낌은 다를 수 있다. 1라운드는 조직력을 만들고 상대를 알아가는 과정이라면 2라운드는 결실을 맺기 위한 한걸음을 내딛는 작업이다. 1라운드에서 밭을 잘 갈고 씨를 심었더라도 2라운드에서 태풍이나 한파를 맞으면 제대로 수확할 수 없다.
◆상위권 판도, 젠지에 달렸다
젠지 e스포츠는 4주차까지 6승2패를 기록하면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스프링 정규 시즌 1위라는 결과에 비해서는 부족한 결과라고 여길 수도 있지만 1위인 DRX와 한 경기밖에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2라운드에서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
젠지는 5주차에서 아프리카 프릭스와 T1을 상대한다. 아프리카를 상대로 지난 스프링 시즌 2전 전승을 기록한 바 있는 젠지이기에 부담을 느끼지는 않겠지만 2라운드 첫 상대가 T1이라는 사실은 젠지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
젠지는 지난 7월 3일 LCK 서머 1라운드에서 T1을 극복하겠다고 나섰지만 0대2로 완패했다. 1세트는 유리하게 풀어갔지만 30분 이후에 벌어진 교전 한 번에 무너졌고 2세트는 초반부터 끌려 다니며 패배했다. 이 경기에서 지면서 젠지는 T1과의 공식전에서 9연패를 당했다.
젠지가 4, 5위에 있는 상위권 두 팀과 연전을 치르기 때문에 결과에 따라 순위가 크게 뒤바뀔 수도 있다. 만약 2승을 거둔다면 최소 3위를 유지하거나 DRX, 담원의 결과에 따라 순위 상승을 노릴 수도 있지만 2패를 당한다면 젠지는 5위까지 내려 앉을 수도 있다다.
◆담원-DRX 만나는 다이나믹스
4주차에서 최대의 이변을 만들어낸 팀은 다이나믹스였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밀린다고 평가되던 T1을 상대한 다이나믹스는 1세트를 내줬을 뿐 2, 3세트에서 시종일관 유리하게 끌고 가면서 승리했다.
3연패를 끊어내면서 4승4패로 승률 5할을 맞춘 다이나믹스는 5주차에서 2위와 1위를 차례로 만난다. 15일 다이나믹스의 상대는 담원 게이밍이다. 4주차에서 1위 자리를 놓고 DRX와 맞대결을 펼쳤던 담원은 비록 패하기는 했지만 교전 능력은 여전히 살아 있음을 증명한 바 있다. 다이나믹스가 T1을 상대할 때처럼 유리한 상황에서만 전투를 펼치는 방식을 택해야만 승산이 있어 보인다.
다이나믹스의 2라운드 첫 번째 상대는 DRX다. 4주차에서 kt에게 1대2로 패하면서 전승 행진이 마무리됐던 DRX이지만 담원을 꺾으면서 1위를 유지했다. 담원전에서 톱 라이너 '도란' 최현준이 집중 공략을 당하면서 약점을 드러내기도 했던 DRX이기에 다이나믹스 입장에서는 '리치' 이재원의 활약이 필요하다.
◆한화생명의 2차 멸망전 열린다
1라운드에서 여덟 경기를 치르는 동안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있는 한화생명은 마지막 경기에서 DRX를상대하고 2라운드 첫 경기에서는 설해원 프린스를 만난다.
DRX는 한화생명이 잡아내기에는 역부족인 상대로 보인다. 하지만 DRX가 이번 시즌에 당한 유일한 패배가 하위권에 처져 있던 kt 롤스터에게 일격을 맞은 것이기에 한화생명도 창단 첫 1라운드 전패라는 수모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생명의 2라운드 첫 상대는 설해원 프린스다. 1라운드 첫 경기에서 한화생명을 상대로 2대1로 승리한 이후 4주차까지 전패를 당하면서 9위에 랭크된 설해원 프린스는 16일 1라운드 마지막 경기인 샌드박스와 대결한 뒤에 한화생명을 만난다. 설해원이 샌드박스를 꺾은 뒤에 한화생명과 대결하더라도 이 대결이 서머 시즌 패배가 가장 많은 두 팀의 대결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