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러'가 살려낸 젠지
젠지는 2018년 9월 12일 열린 월드 챔피언십 한국 대표 선발전 1라운드에서 3대2로 T1(당시 SK텔레콤 T1)을 꺾은 이후 T1에게 무려 9연패를 당했다. 2019년 정규 시즌 네 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패하면서 젠지는 리빌딩을 단행했고 '룰러' 박재혁을 제외한 대부분의 선수가 바뀌었다.
'비디디' 곽보성, '클리드' 김태민, '라스칼' 김광희를 영입하면서 '반지 원정대'를 꾸린 젠지였지만 T1에 대한 약세는 여전했다. KeSPA컵 2019 울산 대회 8강에서 T1에게 패한 젠지는 스프링 정규 시즌에서 1위를 달성했지만 T1을 만났을 때에는 2전 전패를 당했고 결승전에서도 0대3으로 패했다.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최우범 감독이 사퇴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머 1라운드에서도 젠지는 T1에게 0대2로 무너지면서 천적 관계를 넘어 상성으로 자리 잡는 듯했다.
18일 열린 T1과의 대결에서 젠지는 결연한 의지를 드러내기 보다는 힘을 빼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 1세트 초반부터 킬을 만들어낸 젠지는 '비디디' 곽보성의 오리아나가 판을 깔아주면 '룰러' 박재혁의 이즈리얼이 킬을 쓸어 담으면서 성장했고 박재혁의 이즈리얼이 12킬 노데스 3어시스트라는 놀라운 데이터를 만들어내며 승리했다.
2세트에서 T1이 전투를 길게 끌고 가면서 반전을 만들어내려 할 때에도 본진으로 돌아갔다가 다시 전장에 합류한 박재혁의 칼리스타가 T1 선수들을 계속 물고 늘어졌고 부활한 선수들이 속속 전투에 참가하면서 지긋지긋한 T1전 9연패를 끊어냈다.
◆서머 전패 극복한 한화생명
서머 개막 이후 1승도 거두지 못한 한화생명은 17일 DRX와의 경기에서 중반까지 대등한 양상을 만들어냈지만 한 번에 무너지면서 1라운드에 배정된 아홉 경기에서 모두 패하고 말았다. LCK에 풀리그 시스템이 도입된 2015년 이후 한 라운드에서 모두 패한 11번째 사례였다.
한화생명은 19일 설해원 프린스와 '멸망전'을 치렀다. 한화생명이 서머 팀 개막전에서 설해원에게 패한 뒤로 갈피를 잡지 못하면서 1라운드 전패를 당했고 2라운드 첫 상대로 다시 만난 것. 설해원은 한화생명에게 1승을 거둔 이후 8연패를 이어가고 있었기에 이 경기에서 패하는 팀이 2라운드에서도 최악의 성적을 거둘 것이라 예상됐다.
1세트는 설해원의 낙승이었다. 한화생명의 미드 라이너와 정글러에게 1킬도 허용하지 않으면서 성장을 저지시킨 설해원은 킬 스코어 13대4로 대승을 거뒀다. 2세트에서 한화생명은 톱 라이너 '두두' 이동주의 오공과 정글러 '하루' 강민승의 니달리가 '익수' 전익수의 초가스를 집중 공략하며 6번의 데스를 선사해 1대1 균형을 맞췄고 운명의 3세트에서는 쉔으로 플레이한 '리헨즈' 손시우가 교전이 벌어질 때마다 단결된 의지로 합류하며 15개의 어시스트를 달성, 서머 시즌 한화생명의 첫 승을 만들어냈다.
◆중위권 혼전 가중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던 DRX와 담원 게이밍, 젠지가 연승을 이어갔고 중위권에 속했던 T1이 1승1패, 아프리카 프릭스와 다이나믹스가 2연패를 당하면서 중위권 순위 싸움이 혼전 양상으로 빠져 들었다.
6승4패, 세트 득실 +4인 T1은 4위를 지켜낼 수 있는 여력이 있지만 5승5패인 아프리카 프릭는 나란히 4승6패를 기록하고 있는 다이나믹스, kt 롤스터, 샌드박스 게이밍과 한 경기 차이로 추격을 허용했다.
6주차부터 1주일에 배정된 경기 숫자가 줄어들면서 1주일에 한 경기만 치르는 팀들이 나온다. 중위권에서는 6주차에 T1과 아프리카 프릭스가 각각 한화생명과 설해원을 상대한다. 따라서 마지막 날인 26일 kt 롤스터와 다이나믹스의 맞대결이 예정되어 있기에 중위권 판세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