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운데 가장 많이 밴픽창에 등장한 챔피언은 카르마였다. 116 세트 가운데 무려 112 세트에서 금지 혹은 선택된 카르마는 금지된 경기가 80번, 선택되어 사용한 경기가 32번이었다.
카르마의 강점은 파괴력과 스왑 능력을 두루 갖췄다는 점이다. 라인전 단계에서는 초반부터 상대를 압박할 수 있고 군중 제어기도 보유하고 있어 위협을 가할 수도 있다. 이러한 능력을 다양한 포지션에서 보여줄 수 있기에 96.6%라는 높은 밴픽률을 기록했다.
그 뒤를 이은 챔피언은 밴픽률 90.5%의 이즈리얼이다. 시즌 초반 바루스가 고정적으로 금지된 상황에서 아펠리오스와 함께 원거리 딜러 1티어 챔피언으로 꼽혀 자주 맞대결을 펼쳤던 이즈리얼은 아펠리오스에게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지만 죽음의 무도라는 아이템과 궁합이 좋고 후반부로 갈수록 더 강해지는 면모를 보여주면서 46번 금지, 59번 사용되어 26승33패를 기록했다.
◆가장 많이 금지된 바루스
바루스는 서머 1라운드 막바지에는 자주 풀리면서 경기에 등장했지만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반드시 금지해야 하는 챔피언으로 분류됐다. 1주차에서 모든 팀들이 금지하면서 한 번도 보이지 않았던 바루스는 6월 25일 DRX와 샌드박스 게이밍의 경기에서 처음 사용됐다. 이후 3일 간격으로 간간히 풀리면서 모습을 드러냈지만 바루스의 승률은 그리 좋지 않았다.
바루스는 상위권 팀이 하위권 팀을 상대할 때 미끼로 쓰였다. 바루스에 대한 해법을 만들어 놓은 상위권 팀이 챔피언 금지 과정에서 바루스를 내줬을 때 상대하는 하위권 팀은 가져갈 수밖에 없다.바루스가 4연패를 당할 때에도 다이나믹스, 설해원 프린스, kt 롤스터 등 중하위권 팀들이 상위권을 상대할 때였다.
3주차부터 자주 등장한 바루스는 5주차까지 85번 금지되면서 가장 많은 금지 횟수를 기록했고 8승7패로 승률 53.3%를 유지했다.
◆가장 사랑 받은 챔피언 트런들
바루스가 '금지된 사랑'이었다면 트런들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챔피언이었다. 트런들은 무려 64번이나 선택되면서 가장 많이 사용된 챔피언으로 기록됐다.
정글러 챔피언으로 사용되고 있는 트런들은 크게 위협적이지 않은 챔피언으로 분류된다. 확정적으로 상대를 묶을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반드시 금지해야 하는 챔피언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선수들의 숙련도가 높아지면서 E 스킬인 얼음 기둥을 군중 제어기 수준으로 사용하고 있기에 까다로운 챔피언으로 꼽히고 있다. 64번 사용된 트런들의 성적표는 28승36패로 승률 43.8%에 머물러 있는데 이는 7월 16일 이후에 치른 일곱 세트에서 모두 패했기 때문이다.
◆순도 높은 승률 유지한 카밀과 오공
116 세트를 치르는 동안 승률 70% 이상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10 세트 이상 소화한 챔피언 가운데 승률 80%를 지켜낸 챔피언은 카밀이 유일하다. 톱 라이너들이 자주 쓰고 있는 카밀은 17선 선택 되어 12승5패, 승률 70.6%를 기록했다. T1 '칸나' 김창동이 서머 초반 2회 연속 사용하면서 재미를 본 뒤 DRX '도란'최현준이 5승1패로 가장 많은 쓰면서도 높은 승률을 냈다. 담원 게이밍의 '너구리' 장하권 또한 두 번 사용해 모두 승리한 기록을 갖고 있다.
오공의 활약도 눈부셨다. 리메이크된 이후 전세계 리그에서 두루 사용되면서 화제를 모았던 오공은 카밀의 두 배 가량인 32 세트에 사용되어 22승10패, 승률 68.8%를 기록했다. 카밀이 톱 라이너들의 전유물이었던 것과 달리 오공은 서포터와 정글러로도 사용됐는데 정글러로는 1패만을 기록하고 있으며 서포터로는 세나와 함께 쓰이면서 3승1패의 성과를 냈다.
세트도 카밀과 오공에 준하는 성과를 냈다. 83번 금지되면서 21번 쓰인 세트는 14승7패, 승률 66.7%를 기록했다. 세트의 특징은 원거리 딜러를 제외한 모든 포지션에서 사용했다는 것. 하향되지 않았던 시즌 초반에는 톱과 미드 라이너들이 선호하는 챔피언이었던 세트는 최근 들어 서포터들이 자주 꺼내들고 있고 정글러로도 4승1패를 기록한 바 있다. 멀티 포지션이 가능한 세트는 스왑을 통해 상대 팀을 교란시키는 용도로 쓰이면서도 고승률을 유지하며 매력을 발산했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