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골퍼들은 보통 라운드를 나가면 18홀 골프장을 기준으로 플레이를 한다. 일부 골퍼는 9홀 골프장에서 경기를 하더라도 2번을 해 18홀을 채우는게 보통이다. 시간 여유가 있을 경우 18홀을 2바퀴 도는 36홀, 3바퀴 도는 54홀을 연속적으로 하기도 한다. 아마골퍼들이 하루동안 36홀, 54홀 라운드를 갖는 것은 체력적으로 상당히 부담이 간다. 프로대회든 아마골퍼 라운드든 18홀을 기준으로 플레이를 하는게 일반적이다. 18홀 플레이가 전 세계 골프장에서 보편적으로 행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골프 경기는 왜 18홀로 통일됐을까. 숫자로 딱 떨어지기 좋은 10홀이나 20홀이 아니라 어중간한 숫자인 18홀로 한 것에 대해선 여러 가지 기원이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골프장 부지 때문이다.
사실 19세기 말까지만 해도 딱히 정해진 골프장 정규코스 규정이 없이 자연적으로 코스가 만들어진 대로 홀 숫자가 정해졌다. 브리티시 오픈을 1860년 창설 대회부터 20년 동안이나 치렀던 스코틀랜드의 프레스트 위크 GC도 1886년까지는 12홀뿐이었기 때문에 이 코스를 3번 돌아 36홀 스트로크 플레이로 승부를 가렸다.
당시 유명한 코스로 꼽혔다는 노스 베어위크는 7홀 뿐이었고 에일 오브 메이는 3홀 뿐이었으며 몬돌즈 코스처럼 25홀이나 되는 곳도 있었다. 골프의 발상지로 꼽히는 세인트 앤드류스도 당시는 11홀이어서 경기를 치르게 되면 첫날 몇홀, 다음날 몇홀 하는 식으로 매번 경기 홀수를 정하곤 했다. 세인트 앤드류스 올드 코스가 11홀을 9홀로 축소하면서 2번 도는 18홀이 표준화됐다는 설이 있다. 올드 코스는 22홀을 도는 것으로 했다가 짧은 홀 2개를 줄이면서 18홀이 됐다는 것이다. 보편적으로는 런던 교외에 있는 로열 윔블던 CC가 효시로 꼽힌다. 어느술을 좋아하는 골퍼가 매홀마다 스카치를 한잔씩 마셨는데 18홀에서 마침 술이 떨어져서 플레이를 마친 것이 계기가 되어 18홀이 되었다는 재미있는 얘기도 전해진다.
18홀은 1800년대 중반에 표준화가 됐다. 영국 왕립골프협회는 1858년 새로운 규칙을 발표했다. 달리 규정되지 않은 한 링크스 1라운드는 18홀로 간주한다는 규정이다. 이 규정은 영국 전역에서 서서히 채택되었다. 1870년대까지 18홀을 가진 코스가 많아졌고 골프 라운드는 18홀로 구성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이 규정이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의 골프가 대중화되면서 18홀은 대세로 자리잡았던 것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골프장인 효창원은 9홀 코스로 개장됐다. 1930년 지금의 광진구 어린이 대공원 자리에 최초의 18홀 정규 규모의 골프코스가 만들어졌다.
골프장비 기술의 발달로 거리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골퍼들은 좀 더 변화된 경기의 욕망이 높아지고 있다. 더 길든지, 더 빠르게 진행되는 코스를 원하고 있다. 세계 각지에서 6홀, 12홀 등 다양한 코스가 만들어진다. 하지만 18홀에 대한 골프장의 표준은 쉽게 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많은 골퍼들이 이 방식에 오랜동안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