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대회에서는 18홀을 마친 뒤 프로선수들은 자신의 스코어를 정확하게 써 넣은 스코어카드를 제출해야 자신의 성적을 인정 받는다. 선수들은 스코어 텐트로 들어가 마커로부터 받은 본인의 점수를 확인한 뒤 스코어가 맞을 경우 사인 후 스코어카드를 제출해야 한다. 한번 제출된 스코어 카드는 수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신중히 살펴봐야 한다. 자신의 스코어를 잘못 적으면 실력처리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스코어카드를 잘못 적어 실격하는 경우를 미국 PGA나 유럽 투어에서 종종 볼 수 있다. 올 첫 남자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에서도 스코어카드 오기 사건이 벌어졌다. 장본인은 미국의 캐머런 트링갈리이다. 트링갈리는 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TPC 하딩파크(파70·7천229야드)에서 열린 PGA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2언더파 68타를 쳤다고 기록한 스코어카드에 사인했다. 이는 실제 그가 친 것보다 적은 타수였다. 트링갈리는 8번 홀(파3)에서 실제보다 더 좋은 점수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의 정확한 2라운드 스코어는 확인되지 않았다. 트링갈리는 스코어카드를 공식으로 제출하고, 접수처를 떠났다가 심판에게 자신의 실수를 알리기 위해 다시 돌아왔다. 만약 2언더파 68타가 트링갈리의 정확한 2라운드 점수였다면, 그는 중간합계 1오버파 141타로 예상 컷(1오버파)을 통과하고 3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었다. 트링갈리는 2014년에도 PGA 챔피언십에서 잘못된 스코어카드에 서명했다고 뒤늦게 신고해 실격당한 적이 있다. 당시 그는 최종 4라운드 11번 홀(파3)에서 타수를 적게 기록했다며 대회가 끝난 지 6일이 지나서 신고해 실격 처리되면서 33위 성적과 상금 5만3천달러를 포기했다.
스코어카드는 스코어와 카드의 합성어이다. 옥스퍼드 용어사전을 보면 ‘Score’는 원래 인도 유럽어 ‘Sker’에서 나온 말로 ‘자르다’, ‘깎다’라는 의미이다. 고대 영어 ‘Scoru’에서 변화된 스코어는 스포츠에서 득점을 올리는 것을 뜻한다. ‘Card’는 라틴어 ‘Carta’에서 유래한 말로 종이라는 뜻이다. 스코어와 카드의 합성어인 스코어카드는 점수를 기록한 종이라는 말이다.
동반자들과 점수를 기록하는 기록지인 스코어카드에는 골프장의 중요한 정보가 담겨있다. 프로골프대회용 스코어카드는 홀별 거리와 기준타수 등 간단한 정보와 점수 기록란 등이 기재되어 있지만 골프장에서 제공하는 아마추어용 스코어카드는 라운드에 필요한 핵심 정보 등이 들어있다. 18홀 코스 개요도, 18홀 거리 정보, 18홀 난이도 등이 자세히 나와 있다. 특히 아마추어 골퍼들이 눈여겨 봐야할 것은 티 구분과 홀별 난이도이다. 보통 스코어카드에는 백티, 레귤러티, 프론트티, 레이디티 등 4개로 티 구분이 되어 있다. 백티는 로우 핸드용으로 거리가 가장 길다는 표시이며 레이디티는 여성용으로 거리가 가장 짧다는 표시이다. 보통 아마추어 골퍼들은 레규럴티에서 친선 라운드를 한다. 미국이나 국내 일부 골프장은 티 구분을 색깔로 하기도 한다. 레규럴티는 ‘화이트(White) 티’, 백티는 프로들이 ‘블랙(Black) 티’ 또는 ‘블루(Blue) 티’로 표시하기도 한다. 코스레이팅에 따른 18홀 핸디캡 난이도를 적용한 핸디캡홀은 1부터 18까지 적용되는데, 핸디캡 1이 가장 어려운 홀이며, 18이 가장 쉬운 홀로 보면 된다.
국내 대부분의 골프장에서는 아마추어골퍼의 스코어카드는 캐디들이 작성해 준다. 하지만 스스로 스코어카드를 작성하며 타수를 계산하면 골프가 더 재미있어 질 수 있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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