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까지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해 7전4선승제 승부를 치를 기회를 잡지 못했다. 2017년 7월에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IEM 투어 대회에서 결승에 진출한 이병렬은 김준호를 4대1로 제압하면서 처음으로 치른 7전제 승부에서 승리를 따냈다.
한국으로 돌아온 이병렬은 GSL 슈퍼토너먼트 시즌2 결승전에서 김준호를 또 다시 만나 4대3으로 승리, 우승을 차지했고 연말에 열린 가장 큰 대회인 월드 챔피언십 시리즈(이하 WCS) 글로벌 파이널 결승전에서 어윤수를 4대2로 꺾었다. 2018년 3월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린 IEM 시즌12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프로토스 김도우를 4대0으로 완파한 이병렬은 7전제의 달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8년 GSL에서 8강을 넘지 못한다는 징크스에 발목이 잡혔던 이병렬은 2019년 GSL 시즌3에서 8강을 넘어서자 7전제의 달인 모드로 변신했다. 4강에서 저그 박령우를 4대1로 잡아낸 뒤 결승에서는 팀 동료인 프로토스 조성호를 4대0으로 완파하면서 GSL에서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2020년 초에 열린 IEM 시즌14 월드 챔피언십 결승에서 주성욱을 상대로 1세트를 내준 뒤 내리 네 세트를 가져가면서 정상에 오른 이병렬은 이번 GSL 시즌2 8강에서 테란 조중혁을 3대0으로 꺾으며 7전제로 치러지는 4강 기회를 잡았고 저그 박수호를 4대0으로 격파, 7전제 전승의 신화를 이어갔다.
이병렬이 7전제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해설자들은 다전제 판짜기 능력이 발군이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중후반 운영 능력이 좋다고 알려져 있는 이병렬을 노린 상대가 초반 전략을 배제하고 배를 불리려는 타이밍에 저글링, 맹독충, 바퀴 등 초반 유닛으로 밀어붙여 승리하고 상대가 초반 전략에 대비하면 방어 건물로 시간을 벌면서 일벌레를 늘려 병력 우위를 점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상대방이 예상하지 못하는 타이밍에 온탕과 냉탕을 오가게 만들면서 혼을 빼놓는 것이 이병렬의 7전제가 가진 특징이다.
7전제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은 이병렬이 흔들림 없는 깊은 뿌리를 가진 나무와 같은 김대엽을 상대로도 기록을 이어갈 수 있을지 15일 결승전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