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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리그 개막 기획] '황제' 떠난 개인전, 왕좌의 새로운 주인은?

시즌1 개인전 우승을 차지한 문호준.
시즌1 개인전 우승을 차지한 문호준.
'황제' 문호준이 떠난 개인전의 왕좌에 앉을 선수는 누가 될까.

SKT 5GX 점프 카트라이더 리그 시즌2가 22일 상암동으로 무대를 옮겨 막을 올린다. 32명의 선수예선전을 거쳐 완성된 32명의 선수들이 네 개 조로 나뉘어 개인전 우승을 걸고 12주간의 각축전을 펼친다.

이번 개인전 화두는 디펜딩 챔피언이자 강력한 우승 후보인 문호준의 은퇴로 생긴 빈 왕좌에 누가 앉느냐이다. 이미 카트라이더 최강으로서의 입지를 견고하게 다졌지만 개인전과는 연이 없었던 박인수부터 눈부신 약진을 보여주고 있는 01라인 신예들, 문호준과 빅3를 구축했던 유영혁과 전대웅까지, 쟁쟁한 선수들이 챔피언의 자리를 노린다.

샌드박스 게이밍 박인수.
샌드박스 게이밍 박인수.

◆개인전 무관 꼬리표 떼고픈 박인수

카트라이더를 가장 잘 하는 선수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열에 아홉은 박인수의 이름을 댈 것이다. 박인수는 듀얼레이스X에서 개인전과 팀전 모두 우승을 차지하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이래 2019년에는 문호준이 이끄는 플레임, 한화생명e스포츠를 제압하고 팀전 2연패를 달성하며 '박인수의 시대' 시작을 알렸다.

단순히 성적만이 좋았던 게 아니다. 팀전에서 스피드 에이스로서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우승을 이끌었고 개인전에서도 공격적인 주행으로 압도적인 격차를 벌리는 실력을 발휘했다. 특히 박인수가 2019시즌까지 기록한 에이스 결정전 무패 기록은 박인수가 흠 잡을 데 없는 선수임을 잘 보여주는 지표이다.

하지만 이런 박인수에게도 아직 문호준 등의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에는 걸림돌이 있다. 바로 공식 리그 개인전 우승 타이틀이 없다는 점이다. 본선에서는 내내 압도적인 주행을 보여주다가도 결승에서 실수와 불운이 겹치며 아쉽게 탈락하는 모습이 나오며 개인전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데 실패했다.

박인수로서 이번 대회는 천재일우의 기회다. 박인수는 최고의 한 해를 보냈던 2019년에도 박인수는 시즌1 결승전 최종전에서 문호준에게 패배하며 개인전 우승컵을 내줘야했고 2020 시즌1에는 문호준, 유창현과 세 명이 79점을 기록하는 '역대급' 접전 끝에 탈락하며 아쉬움을 삼켜야했다. 중요한 순간마다 패배를 안겼던 강적의 은퇴는 박인수에게 우승 확률을 높여준다.

거기에 준우승자 유창현까지 휴식을 선언하며 이름값으로는 박인수를 막을 선수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다. 비교적 신예들이 많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후보 0순위로 꼽기에 부족함이 없다. 호기를 맞은 박인수가 이번 시즌을 통해 뼈아픈 '무관의 제왕' 꼬리표를 떼어낼 수 있을 지가 주목을 모은다.

카트라이더 리그의 뜨거운 '01라인' 이재혁(왼쪽부터), 박도현, 배성빈.
카트라이더 리그의 뜨거운 '01라인' 이재혁(왼쪽부터), 박도현, 배성빈.

◆01라인, 대관식 치를 선수는?

카트라이더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라인을 꼽자면 '01라인'이다. 카트라이더 리그 세대교체를 이끈 2001년생 선수들을 칭하는 이 말은 이제는 신예에서 카트라이더 강자들을 일컫는 말로 바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재혁으로 대표되는 01라인 선수들은 어느덧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 반열에 올랐다.

01라인에서 가장 앞서있는 선수는 이재혁이다. 이미 2019 시즌2 개인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챔피언으로 등극한 이재혁은 2020 시즌1 개인전과 팀전 모두에서 무시무시한 주행 능력을 뽐내며 트랙 레코드를 갈아치웠고 지난 우승이 결코 요행이 아니었음을 보여줬다. 주행에서 카트라이더 리그의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이재혁은 시즌2 개인전의 강력한 우승 후보이다.

박도현과 배성빈 역시 이재혁과 우승을 겨루며 두각을 드러냈다. 두 선수는 2020 시즌1에는 충격적인 탈락을 맛봤지만 팀전 스피드전에서 실력을 보여줬다는 점과 해마다 눈부신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점은 시즌2를 기대하게 만든다. 황제 문호준이 공들여 키워낸 한화생명의 신예들이 시즌2에서 사고를 치며 전설의 길을 따라갈 수 있을 지도 관전 포인트이다.

이미 개인전에서 성과를 보여준 세 선수가 아니더라도 01라인 선수들은 누구나 왕좌를 노려볼만한 저력을 가지고 있다. 박현수와 송용준은 팀전에서는 팀원들을 받쳐주는 역할을 수행했지만 개인전에서는 러너로서의 역량을 뽐낸 바 있다. 시즌1에서는 죽음의 조에 휘말리며 탈락했지만 러너로서의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여준 최윤서의 활약 역시 기대를 모은다.

01라인 중 이재혁, 배성빈, 박현수는 32강에서 죽음의 조로 꼽히는 D조에서 만난다. 우승을 위해서는 치열한 32강을 이겨내는 것이 급선무이다.

빅3의 두 축 유영혁(왼쪽)과 전대웅.
빅3의 두 축 유영혁(왼쪽)과 전대웅.

◆유영혁-전대웅, "클래스는 영원하다" 증명할까

카트라이더 리그에서 10년이 넘는 시간을 최고의 자리에 군림했던 문호준, 유영혁, 전대웅 세 선수는 '빅3'로 묶였다. 새롭게 떠오른 01라인을 필두로 카트라이더 리그 역시 세대교체가 일어나며 빅3라는 호칭의 무게감은 흐려졌고 문호준의 개인전 은퇴는 빅3의 해산에 쐐기를 박았다.

지난 2020 시즌1은 두 선수 모두에게 아쉬움이 남는 시즌이었다. 아프리카 프릭스는 락스에 밀려 결승 진출에 실패했고 개인전에서는 치열했던 결승을 넘어서지 못하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그럼에도 두 선수에게 긍정적인 것은 주행에 있어서는 전성기 못지않은 실력을 보여줬다는 점이다. 유영혁은 든든한 에이스로 팀을 이끌며 에이스 결정전 승리로 샌드박스 게이밍을 제압하는 이변을 견인했고 개인전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으로 결승에 올랐다. 전대웅은 2019시즌 최악의 부진을 씻어내는 활약을 보여주며 '주행은 전대웅'의 진가를 보여줘 다음 시즌 개인전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폼은 일시적이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말은 개인전에 나서는 두 베테랑 선수에게 잘 어울리는 말이다. e스포츠 선수로는 적지 않은 나이와 부진으로 인해 이제는 두 선수의 전성기는 끝났다는 이야기가 입에 오르내리기도 하지만 유영혁과 전대웅은 성적으로 이 말에 반박하고 있다.

유영혁과 전대웅은 이번 시즌 예선전을 1위로 가뿐히 통과하며 '클래스'를 입증해냈다. 빅3의 시대가 막을 내렸다고 해도 유영혁과 전대웅의 개인전은 여전히 기대를 모을 수밖에 없다.

김현유 기자 hyou0611@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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