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버 업 네버 인’은 퍼팅에 관한 한 최고의 명언이라고 생각한다. 골프는 홀에 볼을 넣는 게 핵심이다. 마지막에 퍼팅을 잘못하면 아무리 드라이버를 잘 치고, 아이언을 멋지게 쳤더라도 스코어가 엉망일 수밖에 없다. 골프를 잘 하는 골퍼와 못하는 골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이 말을 제대로 실행하는 가의 여부에서 드러난다. 마치 전설적인 미국 프로야구 스타 요기 베라가 말했다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는 말이 야구에서 대표적인 명언이 됐듯이 ‘네버 업 네버 인’은 골프 퍼팅을 가리키는 슬로건 가운데는 단연 압권인 듯 싶다.
보통 3-4m 퍼팅은 프로나 아마골퍼나 모두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반드시 넣어야 좋은 스코어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적당한 거리감 때문에 ‘욕심’이 생기고 ‘부담’도 느낄 수 밖에 없다. 이 때 홀을 지나지 않으면 절대 들어갈 수 없다는 말이 ‘네버 업 네버 인’이다.
이 말은 퍼팅은 공격적으로 치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퍼팅은 아무리 방향이 정확하더라도 홀에 미치지 못하면 절대 홀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보통 퍼팅을 할 때는 볼이 홀에 도달하도록 적당한 스피드를 맞춰 볼을 때리는 퍼팅과 좀 더 강하게 치는 퍼팅 등 두 가지 방법을 많이 한다. 보수적인 방법과 공격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보수적인 방법은 버디 퍼팅 기회를 잡더라도 볼이 홀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짧은 파 퍼팅을 할 수 있게 안전하게 치는 것이다. 보통 공식 대회에서 선두에 있는 선수들이 경기 후반에 이런 스타일의 퍼팅을 많이 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공격적인 방법은 바로 ‘네버 업 네버 인’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다. 보통 골퍼들은 50 퍼센트 정도가 홀에 미치지 못해 버디 기회를 날린다. 공격적인 방법은 이렇게 날리는 기회를 줄여보자는 것이다. 자신감을 갖고 공격적인 퍼팅을 하다보면 짧아서 아깝게 실수를 할 때보다 좀 더 나은 스코어를 기록하는 경우가 많다는게 골프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주의할 게 있다. ‘네버 업 네버 인’도 단점을 갖고 있다. 어설픈 골퍼들이 이 말을 철썩같이 믿고 세게 치다보면 ‘버디’가 ‘버기’가 되는 일도 생긴다 .버디를 잡으려다가 홀을 지나쳐 파도 못잡고 보기를 하는 경우다. 프로들도 이러한 단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홀당 승부가 벌어지는 매치플레이에서는 ‘네버 업 네버 인’ 전략의 공격적인 방법을 활용하며 쏠쏠한 재미를 보지만 스트로크플레이에서는 상황에 따라 맞춰서 퍼팅을 하기도 한다.
‘네버 업 네버 인’은 쉽게 말해서 부족한 것보다는 넘치는게 좋다는 뜻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렇게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과유불급(過猶不及), 즉 지나치면 미치지 못한다는 동양의 격언도 반대의 의미로 새겨볼만한 말이다. ‘논어’의 ‘선진편(先進篇)에 나오는 말로 ’중용(中庸)‘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르는 의미이다.
‘네버 업 네버 인’과 ‘과유불급’은 깊이 새겨야 할 격언일 수 밖에 없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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