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데이 퀄리파이어(Monday Qualifier)’에서 상위 성적을 올린 선수들은 출전권을 받아 프로 대회에 나간다. 월요일 예선전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상금 랭킹에 들지 못했거나 ‘퀄리파이어’에서도 정규 투어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한 선수들이 대개 출전한다. 하지만 이들의 실력은 결코 정규 투어 선수들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 월요일 예선전에서 프로 대회 출전권을 확보하려면 최소한 5언더파 이상을 쳐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 PGA 투어는 보통 월요일 예선전을 거쳐 여러 명을 선발하는데 지난 7월 워크데이 채리티 오픈 ‘먼데이 규 스쿨’ 통과 선수 2명은 각각 62타와 63타를 기록했다.
PGA 투어에서는 역대 월요일 예선전 출신 선수들이 우승한 사례가 있다. 1986년 혼다 클래식에서 미국의 케니 크녹스, 서던 오픈에서 프레드 워즈워스, 2010년 윈덤 챔피언십에서 인도계의 아르준 앗왈, 2019년 발레로 텍사스 오픈에서 캐나다의 코리 코너스 등이다. LPGA 투어에서는 2000년 스테이프팜 레일 클래식에서 로렐 킨, 2015년 캠비아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브룩 헨더슨 등이 월요일 예선전 출신의 우승자이다.
KPGA서는 지난 9일 22세의 김성현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창립 63년 만에 첫 월요예선 챔피언으로 이름을 올렸다. 김성현은 제63회 KPGA 선수권대회 4라운드에서 보기 1개, 버디 4개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5언더파 285타로 우승한 그는 우승 상금 1억 8000만원을 받았다. 단박에 상금랭킹 1위로 올라선 그는 2025년까지 코리안투어 출전권과 KPGA선수권대회 평생 출전권, 그리고 올가을 열릴 예정인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CJ컵’ 출전권까지 챙기는 ‘인생 역전’의 주인공이 됐다. 2018년 2부 투어로 데뷔한 뒤 무명으로 지내던 김성현이 한국 남자프로골프 대회 가운데 가장 오래된 KPGA 선수권대회에 출전할 수 있었던 건 ‘월요일 예선’을 통해서였다. 지난 3일 8명을 뽑는 이 대회 월요예선에서 그는 8위 턱걸이로 통과한 뒤 2주 전 KPGA오픈에 이어 생애 두 번째 나서 보는 1부 투어 대회에서 우승까지 내달렸다. 월요예선 통과자가 우승까지 한 사례는 KPGA 63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김성현은 2017년 KPGA에 정회원으로 입회한 뒤 2018년 말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퀄리파잉스쿨을 통해 국내보다 일본에서 먼저 정규투어에 데뷔했다.
하지만 월요일 예선전 출신자들이 영예를 누리는 건 극히 예외적인 일이다. 상금 혜택도 받지 못한 가난한 골퍼들이 대부분으로 출전비조차 부담을 갖는 골퍼들도 있다. 골프 연습장, 공장, 식당 일까지 하며 돈을 벌면서 프로골퍼로서의 성공을 꿈꾸며 월요일 예선전 참가비까지 직접 부담해가며 출전하는 것이다.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피나는 연습을 거쳐 월요일 예선전을 거쳐 프로 토너먼트에서 우승을 하는 골퍼들은 ‘인간 승리’의 주인공으로 존경과 부러움을 받을만 하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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