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골프 관리기관의 양대 산맥인 영국왕립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가 정한 룰은 거의 똑같다.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류스에 본부를 둔 R&A와 미국 뉴저지주 리버티 코너에 본부를 둔 USGA는 규칙을 정하는데 서로 협력하면서 관할지역은 별도로 운영한다. USGA는 미국령 전 지역과 멕시코를 관장하며 R&A는 각 국가 골프단체들의 동의를 받아 세계의 나머지 지역을 책임진다. R&A와 USGA는 골프 규칙과 해석을 언제라도 수정한 권한도 갖는다. 두 기구는 4년마다 한 번씩 회의를 갖고 룰에 대해 검토, 수정을 한다. 양대 기구는 지난 2019년 1월 골프 경기와 일반적인 플레이에서 필요한 것들에 초점을 맞춰 각국의 골프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규칙을 일부 바꿔 개정된 룰을 발표했다. 지난 해 개정된 골프 규칙의 가장 큰 변화 가운데는 로스트볼에 대한 시간을 5분에서 3분으로 줄이고, 구제를 할 때 선수들이 어깨 길이보다 무릎 높이에서 하도록 했다. 또 선수들이 그린에 있는 스파이크 마크를 수리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물 위험에 대해 적색 표시를 사용할 것을 강조했다. 40초 이내에 모든 샷을 마치도록 했으며 준비가 된 선수가 먼저 샷을 하도록 허용한 이른바 '레디 골프'도 가능하도록 했다. 스윙 도중 한 번 더 클럽에 볼이 접촉하는 이른바 '투터치'나 볼을 찾거나 확인하는 과정, 또는 그린 위에서 우연히 볼이 움직인 경우 벌타를 모두 없앴다. 선수가 친 볼이 자신의 몸, 캐디, 또는 소지품에 맞으면 2벌타를 부과하던 규정도 폐지됐다. 벙커를 제외한 해저드 구역에서는 클럽이 지면이나 물에 닿아도 벌타가 없다. 손상된 클럽을 사용하지 못하게 했던 규정도 폐지됐다. 이러한 규정 개정은 경기를 더 빠르고 더 쉽게 하자는데 방점을 찍었다.
골프규칙은 1744년 3월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골프 협회에서 처음으로 13개 규칙으로 출발했다. 골프규칙의 기원이 된 당시 13개 조항에는 ▲티샷한 볼은 바뀌지 않는다 ▲오물 등에 떨어졌을 때는 벌타없이 볼을 꺼내 다시 칠 수 있다 ▲로스트볼은 처음 친 곳으로 다시 가서 친다 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현대 골프규칙은 기술과 플레이의 발전으로 인해 더 전문화, 세분화되며 룰 조항이 점차 늘어났다.
2019년 골프 규칙을 개정하면서 양대 기구가 내세운 가치는 열정, 정확성, 연결 고리, 진화 등이다. 전 세계 곳곳에서 골프를 즐기는 모든 이들의 열정을 담아 합리적인 규칙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모든 골퍼가 스스로 감독 주체가 될 수 있도록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전제하에 정확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규칙은 골프 사회 전체를 하나로 이어주는 연결 고리를 상징하며 이를 더욱 강화시켜야 한다는게 양대 기구의 방침이다 . 270여년 된 골프 규칙의 위대한 전통은 앞으로도 계승되어야 하며 계속 진화시켜 나갈 것이다. 골프 규칙의 현대화는 골프가 미래로 나아가는데 꼭 필요한 변화라는 인식이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