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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 용어 산책 139] 왜 야구에서 ‘런(Run)’을 ‘득점’이라고 말할까

 텍사스 레인저스 외야수 추신수(오른쪽)가 지난 8월 27일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홈경기, 3회말 3루 도루에 성공한 뒤 상대 포수 송구 실책이 나오자 홈까지 도달하고 있다.[알링턴 USA투데이스포츠/로이터=연합뉴스]
텍사스 레인저스 외야수 추신수(오른쪽)가 지난 8월 27일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홈경기, 3회말 3루 도루에 성공한 뒤 상대 포수 송구 실책이 나오자 홈까지 도달하고 있다.[알링턴 USA투데이스포츠/로이터=연합뉴스]
야구는 다른 종목과 점수를 내는 방식이 좀 다르다. 축구는 공(Ball)을 목표(Goal)에 넣어야 득점을 올린다. 공이 골문 라인(Line) 안으로 들어가야 득점을 인정한다. 농구도 공이 림에 들어가야 득점이 기록된다. 배구나 테니스는 볼이 상대편의 빈 곳으로 들어가거나 수비로 처리하지 못하면 점수로 인정한다. 하지만 야구는 공이 득점을 결정하지 않는다. 공이 인플레이되는 동안 타자가 주자가 돼 1루와 2루와 3루를 돌아 홈플레이트를 밟음으로써 득점이 기록된다. 다른 종목들은 공이 득점을 하는 대신에 야구는 사람이 득점을 올리는 것이 큰 차이이다.

야구에서 점수를 영어로 ‘런(Run)’이라고 하는 이유도 달려서 점수를 내는 방식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미국 야구백과사전에 따르면 18,19세기 초창기 야구는 외야에 별도의 펜스를 설치하지 않아 재빠른 베이스 러닝을 해야 점수를 올릴 수 있었다. 1루에 진루하면 2루를 훔쳐 득점 포지션을 만드는 게 당연했다. 발이 빠른 선수들이 점수를 올리는데 절대적으로 유리했다. ‘홈런(Home Run)’이라는 어휘도 한 번에 달려서 홈플레이트까지 들어온다는 의미이다. 원래는 지금처럼 펜스가 없던 시절이라 빨리 달려서 들어와 점수를 올리는 것을 말했다. (본 코너 128회 ‘왜 홈런(Home Run’이라는 말에 ‘런’이 들어갔을까‘ 참조)

미국 야구가 일본으로 건너오면서 런이라는 용어를 득점(得點)이라는 말로 번역해 사용하게됐다. 득점은 점수를 얻는다는 뜻이다. 조선왕조실록을 검색해보면 득점이라는 말은 세종실록 2회 등 총 14회나 등장한다. 한·중·일에서 오래전부터 공유해 사용한 한자어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득점은 런이라는 야구 종목만이 갖는 특유의 점수를 내는 방식의 의미를 살리지 못했다는 생각이다. 출루에 성공한 ‘러너(Runner)’를 달리는 이를 ‘주자(走者)’라고 말한 것처럼 달려서 점수를 낸다는 의미를 반영했으면 했는데, 마땅한 번역어를 찾지 못했던 것 같았다.

공식 야구 규칙에서 ‘쓰리 아웃(Three Out)’이 되는 과정에서 홈을 밟은 경우, 득점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쓰리 아웃이 타자가 1루에 도달하기 이전이거나 ‘포스 아웃(Force Out, 자동아웃)’일 때는 아웃이 성립되기 이전에 홈을 밟아도 득점으로 기록하지 않는다. 하지만 쓰리 아웃이 포스 아웃이 아닌 ‘태그 아웃(Tag Out)’ 상황에서 만약 주자가 태그 아웃이 되기 전에 홈을 가로지른다면, 점수로 인정한다. 야구 통계에서 점수를 내기 위해 모든 베이스를 도는 선수는 득점으로 기록한다. 개인 타율의 중요 통계로 평가되는 득점은 타점(RBI)에 비해 의미가 적다는 평가를 받는다. 개인 점수와 타점 모두 팀플레이 의존도가 높지만, 세이버메트릭 통계 점수는 선수의 팀 내 득점 기여도에 대해 보다 정교한 평가를 하기도 한다.
야구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선수는 홈런을 많이 치거나 빠른 발을 가진 선수들이 차자힌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한 선수는 리키 핸더슨이다. 그는 1979년부터 2003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2,295점을 기록했다. 2위는 타이 콥 2,246점, 3위는 배리 본즈 2,227점이다. 한 시즌 최다 점수 기록을 낸 선수는 빌리 해밀턴으로 홈런보다 도루와 왕성하게 이루어지던 1894년 한 해 198점을 혼자서 올렸다.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오 사다하루가 1959년부터 1980년까지 총 1,967점을 기록, 최다 홈런 기록과 함께 최다 득점 기록도 세웠다. 한국 프로야구서는 홈런타자 이승엽이 1996년부터 2017년까지 통산 1,351점을 기록하며 이 부분 최다 기록을 갖고 있다. 양준혁(1,299점), 박용택(1,256점)이 그 뒤를 잇고 있다. 한 시즌 개인 최다기록은 서건창이 2014년 시즌 세운 135점이며 한 경기 최다기록은 2014년 나성범이 작성한 6점이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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