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e스포츠는 플레이-인 스테이지에 참가하는 팀들의 전력과 선수 구성, 장단점을 분석해 소개한다. < 편집자주 >
오세아니아 지역의 대표로 출전하는 레거시 e스포츠는 2020년 스프링과 서머를 싹쓸이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레거시는 2014년 팀을 만들었고 OPL에 계속 참가하면서도 국제 대회와는 인연이 없었다. 2016년 스플릿1(스프링)과 스플릿2(서머) 정규 시즌에 1위를 차지하면서 정상에 오를 기회를 잡았지만 결승전에서 치프 e스포츠 클럽에게 연달아 패하면서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나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 출전하지 못했다.
레거시는 2020년을 앞두고 대대적으로 선수들을 물갈이했다. 2019년 스플릿1에서 5승16패, 스플릿2에서 1승20패를 당하면서 최악의 성적을 거뒀기 때문. 맘모스로부터 톱 라이너로 활동하던 '토푼' 김지훈과 정글러 'Babip' 레오 로머를 영입했고 오더의 톱 라이너였던 'Tally' 제임스 슈트를 미드 라이너로 활용했다. 치프 e스포츠 클럽에서 뛰던 경험 많은 원거리 딜러 'Raes' 퀸 코레브리츠가 합류한 레거시는 서포터로는 하부 리그에서 뛰던 'Isles' 조나 로사리오를 기용하면서 스쿼드 구성을 완료했다.
이번 시즌 개막 당시 레거시의 미드 라이너는 '에메네즈' 장민수였다. 시즌 시작 이후 2월 한 달 동안 10경기를 뛰면서 9승1패라는 좋은 성적을 낸 장민수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시즌 도중 팀을 떠났고 레거시는 이전 팀인 오더에서 톱 라이너로 활동했던 'Tally' 제임스 슈트를 영입, 미드 라이너로 기용해야 했다.
보직이 바뀐 제임스 슈트가 적응하지 못하면서 하위권 팀들에게 연달아 패하기도 했지만 레거시는 7주차에서 치프 e스포츠 클럽을 잡아내면서 상승 기류를 탔고 10주차에서 치프를 상대로 한 번 더 승리하면서 18승3패를 기록, 17승4패의 치프를 2위로 밀어내며 정규 시즌 1위를 차지했다. 포스트 시즌에서도 2라운드에서 치프를 상대한 레거시는 3대1로 승리했고 결승전에서는 다이어 울브즈를 맞아 또 다시 3대1로 꺾으면서 창단 7년 만에 OPL 정상에 올랐다.
스플릿2에서 레거시는 개막 이후 8연승을 달리면서 1위로 치고 나갔다. 5주차와 6주차에 1승3패를 기록하면서 주춤하기도 했지만 또 다시 8연승을 달리면서 1위를 확정지었다. 포스트 시즌에서 레거시는 오더를 두 번 상대했다. 2라운드에서 3대1로 승리하면서 결승에 직행한 레거시는 결승전에서도 3대1로 오더를 제압하면서 2020년 OPL을 휩쓸고 창단 첫 롤드컵 진출에 성공했다.
스플릿2에서 레거시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은 톱 라이너 김지훈이었다. 김지훈은 정규 시즌에서 무려 15번의 솔로킬을 만들어내면서 OPL 최다 솔로킬을 기록했고 포스트 시즌에서도 3번의 솔로킬을 따내면서 상단을 지배했다. 김지훈이 든든하게 상단을 지키면서 원거리 딜러 'Raes' 퀸 코레브리츠도 아반트 게이밍과 그라비타스를 상대로 스플릿2에서만 두 번의 펜타킬을 만들어내며 호응했다.
그동안 OPL 대표 팀들은 롤드컵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2017년 플레이-인 스테이지가 도입되면서 OPL 팀들에게도 롤드컵 참가의 문이 열렸지만 2017년과 2018년 다이어 울브즈, 2019년 맘모스는 1라운드라는 문턱을 넘지 못하고 탈락했다.
2020년 OPL 정규 시즌과 포스트 시즌을 휩쓸면서 명실상부한 최고의 전력을 갖춘 레거시가 숙원인 플레이-인 스테이지 1라운드를 넘어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그래픽 자료=QWER.GG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