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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 용어 산책 140] 주무를 의미하는 ‘트래블링 매니저(Travelling Manager)‘에 ’트래블링’이 들어간 까닭은

지난 8일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원정 경기에 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가 슬라이딩하다 손을 다친 후 텍사스 관계자들이 부상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지난 8일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원정 경기에 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가 슬라이딩하다 손을 다친 후 텍사스 관계자들이 부상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야구단 주무는 ‘마당발’이다. 야구단 뒷바라지를 하는 이들은 활동범위가 생각보다 넓다. 선수단의 입과 발이 돼 단장을 보좌하며 야구단의 살림을 이끈다. 특히 선수단의 자원, 예산 관리에 중점을 둔다. 운영을 모나지 않게하며 경기 중이나 훈련 때 선수단이 불편함이 없도록 해야 한다. 주무를 맡고 있는 사람들은 대개 성격이 유순하고 매사 부지런해야 선수단이 별 문제 없이 잘 돌아간다.

프로야구단은 선수단이 좋은 실력을 갖춰야 이길 수 있지만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최고의 주무 역할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선수단에서 차지하는 역할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주무는 선수단의 입장에도 서야하지만 구단 운영 편에서 서야 둘 간의 조화를 잘 이룰 수 있다.

야구단 주무는 영어로 ‘트래블링 매니저(Travelling Manager)’라고 말한다. 여행을 한다는 의미인 ‘트래블링’ 단어가 들어간 것이 흥미롭다. 트래블링은 본래 여행의 뜻이 있지만 걷거나 움직인다는 의미도 갖고 있다. 농구에서 공을 가진 선수가 3보 이상을 이동할 때 선언하는 ‘워킹 바이얼레이션(Walking Violation)’을 ‘트래블링’이라고 말하는 것도 움직인다는 의미로 쓴 것이다.

트래블링과 매니저라 합쳐진 트래블링 매니저는 ‘활동하는 매니저’라는 의미로 해석돼 주무(主務)라는 한자어를 채택했던 것이다. 어떤 일을 맡아서 본다는 뜻인 주무는 조선왕조실록에선 어떤 공적인 일을 맡는 관청이나 공직 등 앞에 사용했다. 예를들어 주무관아(主務官衙), 주무관사(主務官司), 주무관원(主務官員) 등으로 공적인 활동을 하는 기관이나 인원을 나타냈다.

사실 야구단 주무는 시즌 중 곧바로 이동할 것인지, 다음 날 출발할 것인지 등을 세부적으로 결정해 선수단에게 알려줘야 하는 게 중요하다. 매일 매일 승패가 중요한 선수들의 입장에서는 피로에 지친 몸을 어디서 쉬고 다음 날 몸을 회복해 정상적인 컨디션을 갖느냐가 관건이)다. 아마도 트레블링 매니저에게 이런 관리 역할을 하는 능력은 필수적이다. 평상시 선수단에게 어떤 것이 필요한 지를 잘 파악하고 대처하는 게 주무에게 중요한 과제이다.

원래 초창기 19, 20세기초 메이저리그에서 야구단 업무 인원이 적었다. 의료원, 장비지원, 수송, 행정 등 인원 몇 명에 불과했다. 메이저리그가 경기수가 늘어나며 선수단 규모가 점차 커지면서 홍보 등 다양한 분야를 담당하는 인원이 필요했다. 현재 메이저리그 야구단은 매우 광범위하고 조직을 두고 여러 분야의 주무를 두고 있다. 운영, 회계 경리, 티켓, 홍보, 마케팅 및 판촉, 구매 및 부대 사업, 구장 운영, 클럽 하우스 운영, 선수단 관리 등 여러 업무를 맡고 있다. 주무 활동 범위는 예전보다 좁아지고 반대로 일상 업무가 복잡해지면서 양적으로도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주무 일은 메이저리그보다 좀 더 귀찮고 불편한 게 많다. 주위 사람들의 청탁을 해결하는 등 민원 등을 처리해야 하며, 선수들의 자질구레한 일까지 맡아야 하는 경우도 볼 수 있다.

주무는 야구단에서 항상 빛을 보는 선수들과 달리 음지에서 일하는 존재이다. 군대에서 전투병이 강하려면 후방에서 지속적으로 보급과 지원이 이뤄져야 하듯 주무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들의 일들을 묵묵히 하며 선수단을 강하고 만드는 것이다. 요즘은 가치를 그나마 인정받고 지위도 점차 나아지고 있다. 일부는 주무를 거쳐 구단 단장과 사장까지 올라간 이들도 있다. 김운용 제주 CJ 나인브릿지 골프장 전 대표이사는 삼성 농구단 주무를 거쳐 골프장 사장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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