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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46] 야구에서 ‘Extra Inning Game’을 왜 '연장전’이라고 말할까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 7월4일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연장 12회말 끝내기 밀어내기 결승점을 얻어 7-6으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사진은 삼성 선수들이 승리한 후 서로 자축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 7월4일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연장 12회말 끝내기 밀어내기 결승점을 얻어 7-6으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사진은 삼성 선수들이 승리한 후 서로 자축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어사전을 보면 연장전은 “운동 경기에서 규정된 횟수나 시간 안에 승부가 나지 않을 때 횟수나 시간을 연장해서 계속하는 경기‘라고 설명한다. 한자어로 ’연장전(延長戰)‘으로 쓴다. 말 그대로 늘여서 길게 싸움을 한다는 의미이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연장‘이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63회나 나온다. 어떤 일을 미뤄진다는 뜻으로 썼던 것으로 확인된다. 하지만 연장전이라는 말이 검색되지 않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연장전이라는 단어는 19세기말부터 20세기 초반사이에 일본어에서 파생된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은 현재 연장전과 보회전(補回戰)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연장전이라는 영어 단어는 종목마다 용어가 다르다. 축구, 농구 등은 연장전을 ‘오버타임(Over Time)’이라고 말한다. 골프는 ‘플레이오프(Playoff)’, 양궁은 ‘슛오프(Shootoff)’라고 부른다. 야구서는 ‘엑스트라 이닝 게임(Extra Inning Game)’이라는 말을 쓴다. 원래 ‘엑스트라’라는 단어는 스포츠에서는 영국 크리켓에서 먼저 쓴 용어이다. 공이 타자와 수비수 사이를 지나갈 때의 득점을 의미였다. 부가적으로 얻은 점수라는 말이다. 야구에서 엑스트라는 여러 의미로 쓰인다. ‘엑스트라 베이스 히트(Base Hit)’는 ‘단타(Single Hit)’가 아닌 2루타, 3루타, 홈런 등을 말한다. 또 9이닝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추가로 경기를 더 가져야 할 때를 ‘엑스트라 이닝 게임’이라고 한다.

올해 미국 메이저리그서는 새로운 방식의 연장전제를 적용하고 있다. 지난 7월 25일 로스엔젤레스 에인절스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개막전에서 메이저리그 사상 최초의 승부치기가 벌어졌다. 두 팀이 9회까지 3-3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면서 10회부터 승부치기가 시작됐다. 9회초 마지막 타자였던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26)는 뒤늦게 2루 주자인 것을 인지한 뒤 급하게 겉옷을 벗고 헬멧을 쓴 채 2루로 뛰어나가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코로나 여파로 올해 팀당 60경기의 단축 시즌을 치르는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는 실험적으로 연장 승부치기 제도를 도입했다. 연장 승부치기는 10회부터 무사 2루에 주자를 놓고 공격을 시작하는 제도다. 1973년 아메리칸 리그에서 지명타자(DH)가 채택된 이후 가장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원래 이 방식은 2008년 국제야구연맹이 일부 국제대회에서 경기 종료를 앞당기기 위해 한두 명의 주자를 출루시키는 타이브레이커 규칙 개념을 도입한 것이다. 시작할 때 많은 논란을 빚었지만 점차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국제 리그, 마이너 리그 야구 등에서 채택했다. 미국에서는 마이너리그에서 수년전부터 이 방식으로 연장전 승부를 가졌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포스트 시즌은 종전의 연장전제를 그대로 운용한다.

전통적인 연장전은 방문팀이 더 많은 득점을 하고 홈팀이 타석을 마칠 때까지 또는 홈팀이 더 많은 득점을 하면 승부를 끝내는 방식이다. 조명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연장전은 날이 어두워지면 무승부로 처리했다. 메이저리그에선 1988년 시카고 리글리 필드에 조명이 추가되면서 일몰로 인한 연장전 무승부는 사라졌다. 국제대회 연장전 최다 이닝은 1981년 4월 18일 국제리그 포투켓에서 로체스터가 기록한 24이닝이며 메이저 리그 기록은 1920년 5월 1일 브레이브스 필드에서 브루클린과 보스턴 사이의 18이닝이다. 당시 경기는 날이 어두워지면서 무승부로 처리됐다고 한다.

한국프로야구는 현재 12회 연장전제를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지난 5월5일 1달여 늦게 개막한 올 프로야구서는 12회까지 연장전을 갖고도 승부를 가리지 못한 무승부 경기가 자주 벌어졌다. 지난 13일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는 12회 5시간24분의 올 시즌 최장 경기를 가졌으나 6-6 무승부를 기록했다. 종전 기록은 지난 4일 열린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연장 12회 5시간18분(5-5 무승부)이다. 일본 프로야구도 연장 12회제를 운용하고 있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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