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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49] 왜 ‘더블헤더(Doubleheader)’라고 말할까

 토론토 블루제이스 선발 로비 레이가 19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한 뒤, 5회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필라델피아 USA투데이스포츠=연합뉴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선발 로비 레이가 19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한 뒤, 5회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필라델피아 USA투데이스포츠=연합뉴스]
요즘 메이저리그(MLB) 경기를 관심있게 지켜보지 않으면 헷갈릴 수 있다. 특별한 방식의 경기를 자주 갖기 때문이다. 류현진이 소속한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지난 19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뱅크 파크에서 열린 경기에서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방문경기 ‘더블헤더(Doubleheader)’를 가졌다. 류현진을 등판시키지 않은 토론토는 1차전에서 0-7로 패한 데 이어 2차전에서도 7-8로 져 2연패를 기록했다. 이날 두 경기는 메이저리그 특별규정에 의해 7회까지만 갖고 승부를 가렸다. MLB는 지난 8월1일 노사 합의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더믹 상황에서 경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7이닝 더블헤더 도입을 결정했다. 이날 이후부터 벌어진 올 시즌 메이저리그 더블헤더는 모두 7이닝으로 치러졌다. 새로운 더블헤더 규정은 올 시즌에 한해서만 운영된다.

더블헤더는 두 팀이 같은 경기장에서 하루에 두 번 연거푸 치르는 경기를 말한다. MLB에서 간간히 한 팀이 하루에 2경기를 다른 관중 앞에서 연속해서 경기를 갖는 것을 데블헤더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는 전통적 의미와는 좀 다르다. MLB에선 수십년동안 현충일(5월 마지막 주 월요일), 독립기념일인 7월4일, 노동절(9월 첫째 월요일) 등 특별한 날에 연례행사처럼 더블헤더를 가졌다. 초창기 MLB는 필라델피아 필립스 등 여러 팀들이 주일인 일요일에 경기를 갖지 않고 토요일에 더블헤더 일정을 잡기도 했다. 1980년대와 1990년대 구단주들이 경기 일수를 늘려서 수익을 올릴 목적으로 더블헤더를 원하지 않으면서 많이 줄어들었다. 현재는 비 등으로 인해 특별한 경우에만 더블헤더가 열린다.

더블헤더는 단어 자체로는 두 개를 의미하는 더블과 머리를 뜻하는 헤드 뒤에 사람을 나타내는 ‘er’ 접미사가 붙으며 두 개의 머리를 가진 사람이라는 뜻이다. 웹스터 용어사전에 따르면 더블헤더라는 말은 원래 철도에서 유래됐다. 철도 용어에서 더블헤더는 앞 뒤 두 대의 기관차에 의해서 운영되는 열차를 말한다. 이를 하루에 같은 두 팀이 같은 날 두 경기를 갖는다는 의미의 야구 용어로 쓰게 됐다.

야간 조명시설이 없던 시절, 메이저리그는 낮에 더블헤더를 많이 가졌다. 1959년에는 한 시즌 4분의 1경기를 더블헤더를 치렀던 적이 있었다. 해 넘어가기 전에 두 경기를 가졌다. 1980년대 이후 더블헤더는 원칙적으로 비나 눈, 또는 혹서등으로 연기된 경기에 한해 갖는게 일반적이다.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메이저리그에서 한 시즌 최다 더블헤더 기록은 1943년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기록한 44개다. 보스턴 브레이브스는 1928년 9월 4일부터 9월 15일 사이에 9경기 연속 더블헤더 경기를 치렀다.

한국프로야구는 1990년대까지는 당일 경기가 우천 등으로 취소되면 다음 날 더블헤더로 경기를 가졌다. 현재 한국프로야구는 고척 돔 구장을 빼고는 모두 야외 구장에서 경기를 갖는 관계로 인해 경기 전 비가 오면 취소시키고 별도의 일정을 잡거나 더블헤더로 경기를 갖는다. 코로나 19가 기승을 부리며 개막전이 5월5일로 1달여 늦춰지고 , 여름 장마가 길었던 올해의 경우는 더블헤더 경기가 예년에 비해 좀 많은 편이었다.

예전 일본프로야구서는 더블헤더 두 경기가 모두 4시간을 넘기면 새로운 이닝에 들어갈 수 없도록 규정을 적용한 적이 있었다. 지난 1988년 킨데츠 버팔로즈는 세이부 라이온즈와 막판까지 퍼시픽 리그 우승을 다투었는데 이 규정 때문에 시즌 막판 롯데 자이언츠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시간 초과로 무승부가 돼 0.5 게임차를 뒤집지 못하고 우승을 내주기도 했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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