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팀들이 다른 장소로 이동해서 경기를 갖는 것을 영어로 ‘어웨이경기(Away Game)’라고 말한다. ‘로드게임(Road Game)이라고도 한다. 웹스터 영어사전에 따르면 어웨이는 고대 영어 ’Aweg’가 변형된 말 로 ‘On Way’, 즉 길위라는 의미이다. 어웨이와 로드가 같은 의미로 쓰이게 된 배경이다. 어웨이경기의 번역어는 ‘원정경기(遠征競技)’이다. 원정은 멀다는 의미의 한자어 ‘원(遠)’과 때리고 친다는 의미의 한자어 ‘정(征)’이 결합한 말로 멀리 적을 무찌르러 간다는 뜻이다. 영어보다는 좀 더 적극적인 의미의 말이라는 느낌이다. 일본 야구에서는 원정경기라는 말보다는 ‘アウェーゲーム(아웨에게에무)’라는 말을 더 많이 쓴다. 조선왕조실록에서 원정이라는 단어가 총 76건이 검색되는 것을 보면 원정경기라는 말은 오래 전 국내에서 어웨이게임을 대체해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프로팀은 도시를 대표하고 아마추어팀들은 학교를 대표한다. 따라서 스포츠팀들은 시즌 중 경기를 갖는 장소를 갖고 있다. 홈팀이 아닐 경우 원정팀은 이동을 해서 경기를 가져야 한다. 보통 버스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고, 거리가 길 경우 비행기로 이동한다. 이동하는 팀은 원정팀, 방문팀, 로드팀이라고 표현한다. 이동팀들의 경기가 열리는 장소는 방문경기장으로, 경기 자체는 방문경기로 부른다. 원정경기 유니폼은 홈경기 유니폼보다 대체적으로 진한 색을 입는 게 관례이다.
방문팀은 홈팀보다 불리할 수 있다. 장거리 이동으로 인한 피로감과 상대팀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에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야구장 마다 다른 거리 규격 등에 익숙하지 않은 것도 불리한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중립 경기가 아니면 방문팀이 홈팀보다 유리할 수가 없는 것이다. 초창기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팀 수가 맍지 않아 똑같은 도시를 몇 주만에 한 번식 방문해 경기를 가져 방문팀에게 큰 부담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1961년부터 팀당 연간 경기 수가 162게임으로 불어나며 상대 팀과 18차전씩 경기를 치러야 해 방문경기수가 월등히 많아졌다. 올해 메이저리그는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으로 인해 팀당 60게임으로 줄고 원정 경기 거리를 상당한 제한해 그나마 원정경기의 부담이 많이 줄은 편이다.
미국의 저명한 야구기자출신 레너드 코페트(1925-2003)는 ‘야구란 무엇인가(The New Thinking Fan’s Guide To Baseball)’에서 뉴욕타임스 A.H 와일러 기자가 1956년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이 제작한 주옥같은 영화 ‘길’에 대해 쓴 영화평을 소개했다. “인생, 길도 바로 그것이다. 길은 정처없이 펼쳐져 있는 것처럼 보이고 때로는 막다른 골목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곳은 진리와 시로 가득차 있다. 구불구불 슬프고 때로는 즐겁기도 한 그 길을 따라가노라면 무엇보다 절실하게 드러나는 것이 남자의 외로움과 사랑의 갈구이다.”
프로야구 선수들은 시즌 내내 원정경기를 다니느랴 ‘객지 생활’을 해야 하지만 많은 경기를 펼치며 야구의 깊은 맛을 팬들에게 선사한다. 팬들은 야구를 보면서 삶의 외로움과 우울함을 잊고 즐거움과 기쁨을 만끽할 수 있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