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혁은 지난달 30일 저녁에 방영된 '유 퀴즈 온 더 블럭' 74회 추석 특집 '조선의 힙스터' 편에 등장해 입담을 과시했다.
더블 MC인 유재석과 조세호를 만난 이상혁은 "실제로 보니까 정말 영광이다"라면서 주먹 악수를 나누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지금이 롤드컵 시즌 아닌가?"라는 질문을 받은 이상혁은 "맞다"라면서 "우리 팀이 롤드컵 본선에 진출하지 못해서 지금 비시즌을 맞이하고 있다"라고 근황을 전했다. 비시즌 동안에 어떤 일을 하느냐는 질문에 이상혁은 "쉴 때에도 게임을 하긴 하지만 리그 오브 레전드를 열심히 하지는 않는다"라면서 "최근에는 내가 하고 싶은 게임인 '어몽 어스' 등을 하는데 주위로부터 '상혁이는 LoL하길 잘했다'라는 평가를 많이 듣는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2019년까지 9번 열린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서 3회 우승을 차지한 바 있는 이상혁은 국내 대회에서도 무려 9번이나 정상에 오르면서 전세계의 리그 오브 레전드 선수들 중에 국내외 대회를 통틀어 우승을 가장 많이 해낸 선수로 남아 있다. 유재석 MC가 "이 기록을 깰 선수가 언제쯤 나올 것 같냐"라고 묻자 이상혁은 "쉽지 않은 기록이어서 10년 안에는 나오기 어려울 것 같다"라고 답했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e스포츠 종목에서 우승을 많이 차지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인재 양성 시스템인 PC방이 굉장히 잘 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유재석인 "연봉이 50억 원이라는 기사도 있다"라고 말하자 이상혁은 "국내 스포츠 선수들 중에 톱5 안에 든다라고 듣긴 했는데 정확한 연봉 액수를 공개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라면서 언급을 피했다. 외국에서 연봉 100억 원을 제시 받은 적도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외국에서 활동하는 것도 나에게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지만 가족들과 팬들이 좋아해주는 한국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낮 12시부터 새벽 3~4시까지 훈련한다고 밝힌 이상혁은 "하루 종일 게임만 하는 삶이 좋기는 하지만 힘들기도 하다"라면서 "8년차인 프로게이머가 거의 없는데 그 이유는 좋아해서 시작한 직업인 프로게이머가 일로 여겨지면서 싫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상혁은 또 "e스포츠 선수도 프로의 세계에 종사하기 때문에 1년 365일 내내 남들과 경쟁해야 하기에 쉽지 않은 일인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를 2018년으로 꼽은 이상혁은 "이겨야 한다, 성적을 내야 한다는 부담감에 시달리면서 정말 힘들어서 그만 두고 싶다는 생각도 여러 번 했다"라면서 "스포츠 심리학 박사님으로부터 상담을 받기도 했고 개인적으로는 생각을 많이 하면서 부담감을 많이 덜어내며 다시 이기기 시작했다"라고 털어 놓았다.
유재석으로부터 '아재 개그의 달인'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이상혁은 개인 방송에서 자주 쓰던 '가지가지 나뭇가지하네'라는 아재 개그를 예로 보여줬고 조세호가 '바이바이 두바이야'와 '얀마얀마 미얀마'로 화답하자 크게 웃었다.
이상혁은 유재석에게 질문을 하기도 했다. MC 부문에서 최고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유재석에게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의 비율이 어느 정도냐고 물은 이상혁은 유재석으로부터 "70%는 내가 하고 싶은 일, 30%는 내가 해야 하는 일이다. 나는 즐기고 싶지만 커리어가 쌓이면서 나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보상이 커지는 만큼 해내야 하는 목표가 커진다"라는 답변을 들었다.
이상혁은 "e스포츠 선수 생활을 하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우승했을 때이고 노력했던 결과가 우승으로 이뤄졌을 때 궁극적인 행복을 얻는 것 같다"라면서 "당분간은 비어 있는 나를 채우면서 승부욕을 깨우겠다"라고 밝혔다.
이상혁은 인터뷰를 마친 뒤에 주어지는 퀴즈에서 '출사표'라는 정답을 맞히지 못해 가재 분장 세트를 선물로 받았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