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플레이-인 스테이지를 통해 선발된 4개 팀이 합류하면서 16강 그룹 스테이지가 3일 오후 5시부터 중국 상하이 미디어 테크 스튜디오에서 열린다. 롤드컵 기간 안에 플레이-인 스테이지가 포함되긴 하지만 진정한 롤드컵은 16강 그룹 스테이지부터라고 할 수 있다.
한국 대표로 출전한 담원 게이밍과 DRX, 젠지 e스포츠도 3일 나란히 출전한다. D조에 속한 DRX는 유니콘스 오브 러브와 대결하며 B조 1번 시드인 담원 게이밍은 징동 게이밍을 만난다. C조에 속한 젠지 e스포츠는 LGD 게이밍과 대결을 펼친다.
스타트를 끊는 DRX의 상대는 유니콘스 오브 러브(이하 UOL)이다.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 UOL은 참신한 밴픽과 메이저 지역에 견줘도 모자라지 않은 피지컬 능력과 운영 능력을 선보였다. 원거리 딜러 원거리 딜러 'Gadget' 일랴 마카프추크가 오리아나, 스웨인, 직스 등을 선보이면서도 승리했다.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 3승1패를 거둔 UOL은 1위 결정전에서 PSG 탈론에게 패했지만 파파라 슈퍼매시브와의 대결에서 3대0으로 완승을 거두면서 16강에 진출했다.
UOL과 대결하는 DRX는 임기응변 능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UOL의 창의적인 챔피언 조합을 5장의 밴 카드로 막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이기에 평소에 갈고 닦은 라인전과 운영 능력을 통해 상황에 맞는 대응법을 꺼내야만 승리할 확률을 높일 수 있다.
두 번째로 출전하는 한국 팀은 담원 게이밍이다. 중국 2번 시드인 징동 게이밍(이하 JDG)와의 대결이기에 이 경기가 B조의 판세를 판가름할 일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JDG는 스프링과 서머 모두 결승에 오를 만큼 탄탄한 경기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인 듀오인 정글러 '카나비' 서진혁과 원거리 딜러 '로컨' 이동욱이 포진한 팀이기도 하다.
담원은 라인전의 강점을 살리면서 JDG의 정글러 서진혁의 운신의 폭을 줄이는 것이 승리를 가져오는 길이다. '너구리' 장하권과 '쇼메이커' 허수가 상단과 중단을 든든하게 지켜주고 '캐니언' 김건부와 '베릴' 조건희가 상대가 예상하지 못한 타이밍에 라인으로 합류한다면 LCK 서머에서 보여줬던 파괴적인 경기력을 롤드컵 무대에서도 재현할 수 있다.
죽음의 조라고 불리는 C조에 속한 젠지 e스포츠는 중국 4번 시드인 LGD 게이밍과 대결한다. LGD는 플레이-인 스테이지 단계에서 1승3패를 기록하면서 애를 먹었고 V3 e스포츠와의 5위 결정전을 통해 살아 남았다. 녹 아웃 스테이지로 넘어온 LGD는 기량을 회복하면서 레인보우7과 레거시 e스포츠를 연이어 3대0으로 제압하고 16강에 올라왔다.
젠지와 LGD는 '피넛' 한왕호라는 공통 분모를 갖고 있다. 한왕호는 2016년 락스 타이거즈, 2017년 SK텔레콤 T1 소속으로 롤드컵에 출전한 바 있지만 2018년 킹존 드래곤X, 2019년 젠지 e스포츠에서 뛸 때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한왕호는 2020 시즌을 앞두고 젠지를 떠나 중국의 LGD로 넘어온 뒤 팀을 롤드컵 무대에 올려 놓았고 젠지는 '클리드' 김태민을 영입하면서 롤드컵 무대에 올랐다. 젠지를 롤드컵에 올려 놓지는 못했지만 LGD로 이적한 이후 발전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한왕호와 '라스칼' 김광희, '비디디' 곽보성과 함께 새로운 젠지의 전성기를 열어낸 김태민이 어떤 경기력을 보여주는냐에 따라 소속팀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16강 그룹 스테이지는 한 조에 배정된 4개의 팀이 두 번의 풀리그를 치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패하더라도 다섯 번의 기회가 남아 있지만 승자승 등 변수가 많기 때문에 첫 경기에서 기선을 제압해야만 남은 경기들을 원하는 대로 풀어갈 수 있다. 2020년 롤드컵에서 첫 선을 보이는 한국 팀들이 그룹 스테이지 개막일 경기에서 깔끔하게 첫 단추를 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