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툰시스템은 같은 포지션에 기량이 비슷한 선수들을 2-3명 놓고 번갈아가며 기용하는 것을 말한다. 메이저리그를 비롯한 한국, 일본 프로야구서는 시즌 동안 투수 등 모든 포지션에 주전과 교대 선수들을 갖고 운영한다. 선수들의 부상에 대비하고, 전력을 집중시키기 위한 때문이다. 감독들은 선수들의 장점을 두루 파악해 필요할 때마다 교대로 각 포지션 선수들을 뽑아서 투입한다.
미국 스포츠백과사전에 따르면 플래툰시스템은 1949년 뉴욕 양키스의 케이시 스텡걸 감독이 창안했다. 스텡걸 감독은 플래툰시스템을 이용하여 1949년부터 1953년까지 월드시리즈에서 5회 연속 우승했다. 그는 3루에 바비 브라운, 빌리 존슨, 길 맥두걸드를, 1루에 조 콜린스와 무스 스코우런을, 좌익수에서는 행크 바우어와 진 우들링을 각각 시즌동안 교대로 투입하면서 양키스 최강 신화를 연출했다. 뉴욕 헤럴드신문의 해롤드 로젠탈이 스텡걸 감독의 전략을 미식축구 개념을 활용해 플래툰시스템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원래 플래툰(platoon)이란 ‘소대’를 의미하는 군사용어이다. 보통 전투보병에서 20-30여명으로 구성된 한 소대 안에는 소총수, 유탄수, 기관총수 등 여러 유형의 임무를 가진 특기병이 다양한 임무를 수행한다. 여러 포지션을 운영하는 방법이 군대의 소대 운영 방식과 흡사하다고 해서 플래툰시스템이라고 명명했다.
플래툰시스템은 대개 두 명의 선수를 선발해 한 포지션을 맡게 한다. 오른손잡이, 왼손잡이를 각각 쓰는게 일반적이다. 상대팀 투수에 따라 교대로 쓰기 위한 방법이다. 왼손투수가 등장하면 오른손잡이 타자를 내세우고, 오른손투수가 나오면 왼손타자를 기용하는 식이다. 오른손, 왼손 모두 쓰는 스위치타자는 다용도로 활용하기도 한다. 이는 투수 커브볼이 타자 관점에서 보면 상대성이 있을 때 유리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투수에 따라 타자를 운영하는 방식은 초창기 야구때부터 이점이 잘 알려져 있었다. 1871년 밥 퍼거슨은 최초의 스위치 타자로 오른손 투수에게는 왼손, 왼손투수에게는 오른손 타자로 타격을 했다는 기록이 있다.
플래툰 시스템은 현재 많은 감독들이 운용하고 있다. 감독들은 확실한 주전감이 없는 포지션에 두 사람의 장점만 골라 쓰기도 한다. 탬파베이 레이스 최지만이 6일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뉴욕 양키스 선발투수 게릿 콜을 상대로 4번타자겸 1루수로 선발 출장했던 것도 콜의 천적이었기 때문이었다. 콜의 연봉에 한참 못미치는 31만달러를 받는 최지만이지만 콜만 만나면 강한 면을 보여 선발로 나왔는데 감독 기대대로 멋진 활약을 보였다. 4회말 무사 1루에서 콜의 시속 154km 직구를 받아쳐 중앙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31m 2점 홈런을 터뜨렸다. 콜은 최지만이 무서워 5회말에는 최고투수로서는 3년만에 고의 볼넷으로 내보내 정면 승부를 피하기도 했다. 최지만의 탬파베이는 양키스에 3-9로 패했지만 감독의 플래툰시스템 운용만은 빛을 발했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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