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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80] 월드시리즈 9차전과 ‘블랙삭스의 저주(Curse of the Black Sox)’는 무슨 관련이 있을까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2005년 월드시리즈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4전전승으로 꺾고 88년만에 '블랙삭스의 저주'를 풀었다. 사진은 월드시리즈 우승 후 화이트 삭스 선수단의 시카고 우승 행사 모습.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2005년 월드시리즈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4전전승으로 꺾고 88년만에 '블랙삭스의 저주'를 풀었다. 사진은 월드시리즈 우승 후 화이트 삭스 선수단의 시카고 우승 행사 모습.
처음에는 어마어마한 스캔들은 아니었다. 선수들이 돈이 궁해 도박업자들로부터 돈을 받고 승부조작에 가담한 사건이었다. 하지만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이 사건이후 90여년 가까이 월드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하지 못하자 ‘블랙삭스의 저주(Curse of the Black Sox)’라는 괴담이 따라붙었다. 말을 만들기를 좋아하는 언론과 조롱꺼리를 원하는 짖꿏은 열성 야구팬들이 합작해서 생긴 말이 아닐까 싶다. 미국 프로야구에서 인구에 회자되면서 역사적인 사건이 됐던 것이다. 블랙삭스의 저주는 엄연한 미신이며,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그에 따른 희생양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한 사건이 어떻게 역사적인 검은 양말의 저주라고 불리는 대사건으로 된 과정을 살펴본다. 블랙 사스 스캔들은 1919년 월드시리즈 중 일어난 대표적인 승부조작사건이다. 1919년 월드시리즈에서 내셔널리그 우승팀 신시내티 레즈와 아메리칸 리그 우승팀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맞붙었다. 당시 화이트삭스가 전력상으로 압도적 우위에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9전5선승제의 월드시리즈에서 졸전을 거듭한 끝에 3승5패로 패하고 말았다. 당시 월드시리즈는 지금과 같은 7전4선승제가 아니었다.

화이트삭스는 고의로 져주기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검찰 수사 대상에 올랐다. 조사 결과 월드시리즈 시작직전 8명의 선수들이 도박사들로부터 돈을 받고 고의로 패배하기로 한 것으로 밝혀졌다.

1882-1894년 MLB의 저명한 선수였던 화이트삭스 구단주 찰스 코미스키는 돈을 짜게 주는 구두쇠로 선수들로부터 미움을 받았다. 1917년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에게 급여를 적게 줬다는 소리를 들었다.

미국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1919년 10월1일 월드시리즈 1차전때 도박사들 사이에서는 시리즈승부가 이미 정해졌다는 소문이 돌았다. 신시내티로 베팅 돈이 갑자기 몰려들었다. 대부분 팬들은 이를 모르고 경기를 지켜봤다. 화이트삭스 선발투수 시코테는 신시내티 선두타자 로리 라스를 상대 초구 스트라이크를 던진 뒤 2구째를 등에 맞혔다. 사전 선수들과 짠대로 했던 것이다. 4회 시코테는 2루에서 스웨덴 리스버그에게 악투를 던졌다. 스포츠 기자들은 실패한 더블 플레이를 의심했다.

사전 승부조작을 단합한 8인중 1명인 윌리엄스는 시리즈에서 3패를 당했다. 승부조작 담합멤버가 아닌 신인 디키 커는 선발 두 차례 모두 승리했다. 도박꾼들은 얘기한대로 되지않자 경기에서 지고 난 뒤 지급하기로 한 약속한 돈 지불을 거절했다. 화가 난 관련 선수들은 5차전이 끝난 후 도박꾼들과의 합의를 깨기로 했다. 화이트삭스는 6, 7차전에서 승리했다. 8차전을 앞두고 도박꾼들은 선수와 가족을 상대로 한 폭력 협박이 이뤄졌다. 윌리엄스는 8차전 선발로 나섰지만 3실점을 내줬다. 4경기째 원아웃 이후 점수를 내주는 방식을 그대로 했다. 화이트삭스는 1919년 10월 9일 8차전에 패했다. 스캔들에 연루된 선수들은 각각 5000달러 이상(2019년 7만4000달러 상당)을 받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건은 이듬 해 9월 만천하에 알려졌다. 아놀드 로스테인, 에이든 클레이튼, 애런 넬슨 등이 이끄는 도박조직으로부터 돈을 받는 대가로 화이트삭스 소속 8명이 신시내티 레즈를 상대로 1919년 월드시리즈에서 승부조작을 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케네소 마운틴 랜디스 심판사는 MLB 청렴도를 회복하기 위해 커미셔너로 임명됐다.
1921년 공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랜디스 커미셔너는 8명 선수를 영구 제명처리했다. 이후 수십 년 동안 쇼리스, 조 잭슨 등이 복직 요청을 했으나 제재는 끝내 풀지 않았다. 블랙삭스 스캔들 이후 화이트삭스는 연이어 우승에 실패하다가 2005년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꺾으며 88년 만에 월드시리즈에서 4전 전승을 거두고 타이틀을 가져왔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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