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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87] 왜 '텍사스 레인저스(Texas Rangers)'는 기가 센 팀이라고 말할까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라는 팀이름은  자존심이 센 텍사스 사람들의 이미지를 잘 보여준다. 사진은 지난 9월 8일 시애틀과 경기에서 슬라이딩하는 추신수.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라는 팀이름은 자존심이 센 텍사스 사람들의 이미지를 잘 보여준다. 사진은 지난 9월 8일 시애틀과 경기에서 슬라이딩하는 추신수.
미국프로야구(MLB) 텍사스 레인저스 팬들은 올 월드시리즈가 미웠다. 안방에서 다른 프랜차이즈팀들이 갖는 MLB 최종 챔피언전을 멀건니 지켜봐야 했기 때문이다. LA 다저스와 탬파베이 레이스는 연고지인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 필드에서 월드시리즈를 가진 결과, 다저스가 정상에 올랐다. 자존심이 강하며 기질이 센 레인저스 팬들은 자신들의 홈팀이 아직 한 번도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는 점을 떠올리며 남의 잔치에 배아파하는 모습을 보일 수 밖에 없었다.

올 MLB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하니, 안 아니 논란을 벌이며 수개월 개막이 지연된 끝에 지난 7월 시작했으며, 코로나 19 확산을 우려해 리그 챔피언결정전과 월드시리즈를 홈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치르지 않고 알링턴 글로브라이프 필드를 중립경기로 가졌다.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에 소속된 텍사스 레인저스는 5개팀 중 최하위로 밀려나 포스트시즌은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1961년 창단한 뒤 한번도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월드시리즈와 인연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10년에는 창단 후 처음으로 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 올라 뉴욕 양키스를 4승2패로 누르고 역시나 창단 첫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으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1승4패로 밀려 정상 등극에 실패했다. 이듬해인 2011년에도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와 챔피언십시리즈에서 탬파베이와 디트로이트를 잇따라 꺾고 월드시리즈에 올랐으나 세인트루이스에 3승4패로 패하며 눈물을 삼켰다.

미국 남부, 멕시코 국경과 붙어있는 텍사스 주 지도를 보면 텍사스 레인저스의 연고지 알링턴은 댈러스, 포트워스와 가까이 있는 도시이다. 텍사스 레인저스는 원래 워싱턴 세너터스(Washington Senators)로 창단됐다가 1972년 현재의 연고지와 팀 이름으로 바뀌었다.

텍사스 레인저스라는 팀이름은 텍사스 지역 경찰 수사기관의 공식 이름을 따서 붙였다. 미국 서부 개척당시 텍사스 지역은 ‘무법 지대’나 다름이 없었는데 스티븐 풀러 오스틴(1793-1836)이 설립한 텍사스 레인저스는 치안유지에 큰 역할을 했다. 텍사스주 창시자로 알려진 그는 당초 멕시코 땅이었던 이 지역을 성공적으로 미국 땅으로 만드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주지사까지 지낸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텍사스 주는 주도 오스틴 카운티를 비롯해 텍사스 오스틴 대학 등 도시와 기관 등에 그의 이름을 붙였다.

닉네임 레인저스라는 말 자체는 넓은 지역을 지키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얼굴에 마스크를 쓰고 정의의 사도처럼 각종 악당을 물리치는 영화 ‘론 레인저(Lone Ranger)’는 텍사스에서 활동하는 레인저스를 가상의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텍사스에서 험한 풍토적 기질과 다양한 문화를 겪으며 자라난 텍사스 사람들을 대상으로 악당들을 물리치는 스토리를 주로 내세운 서부영화가 만들어진 것은 지역적인 특수성과 관련이 깊기 때문이다. 텍사스주 출신으로 아이젠하워, 존슨, 부시 부자 등 4명의 대통령을 배출된 것도 결코 우연만은 아니다. 1989년 텍사스 구단을 인수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1994년 텍사스 주지사에 당선돼 팀을 떠날 때까지 구단주로 있었다. 강속구 투수의 대명사인 놀란 라이언이 1989년부터 1993년 은퇴할 때까지 선수로 뛰기도 했다. 라이언은 2008년부터 2013년까지 텍사스 구단주를 맡기도 했다.

빗 맞은 안타인 ‘텍사스 안타(Hit)’라는 말이 생긴 것도 텍사스주와 관련이 깊다. 투박하고 거친 이미지의 텍사스 출신이 어설픈 안타를 치는 것을 보고 생겨난 말인 것으로 알려졌다. (본 코너 15회, 텍사스 안타’와 ‘바가지 안타’는 어떻게 만들어진 말일까. 2020.5.5. 참조)

한국인 선수 중 박찬호가 처음 몸담았던 팀으로 한국 팬들에게도 친숙하다. 2014시즌을 앞두고는 추신수가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된 이후 현재까지 팀 간판 타자로 뛰고 있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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