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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92] 워싱턴 내셔널스(Washington Nationals)가 ‘내셔널스’를 팀이름으로 한 이유

2019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컵 든 워싱턴 내셔널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2019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컵 든 워싱턴 내셔널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올 미국 대선이 끝 난지 몇일 지났지만 아직 결판이 나지 않았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의 9부능선을 넘어 사실상 대선 승리를 선언했다. 하지만 공화당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개표 중단, 재검표 소송 등을 준비하며 대선불복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혼탁한 대결이었지만 흥행면에서는 크게 성공한 대선이었다. 미국민들이 양대 후보진영으로 편이 갈라져 격렬한 대결 양상을 보였다. TV 시청률에서 대선은 단연 최고의 볼 거리였다. 미국의 심장부인 수도 워싱턴을 향한 관심이 그만큼 높았던 것이다.

워싱턴을 연고지로 한 메이저리그(MLB) 워싱턴 내셔널스(Nationals)도 미국 정치만큼 흥미진진한 뒷이야기를 갖고있는 팀이다. 워싱턴 내셔널스는 MLB 역사에서 8번째 워싱턴 연고팀이다. 현재의 워싱턴 내셔널스는 MLB 확장의 일환으로 1969년 캐나다팀 몬트리올 엑스포스(Expos)로 창단되었다. 하지만 2000년대들어 엑스포스는 팀을 새로운 도시로 옮기려고 했던 MLB에 의해 구입됐다. 새 프랜차이즈로 2004년 워싱턴 D.C.가 선정되었고, 내셔널스(Nationals)는 1971년 워싱턴 세너터스(Senators)가 텍사스로 이전한 이후 34년만인 2005년 워싱턴 연고팀으로 창단됐다.

원래 워싱턴에는 오래 전부터 프로야구팀이 있었다. 1870년대 내셔널스라는 이름을 가진 두 개의 팀이 활동했다. 첫 번째 내셔널스팀은 1884년 아메리칸리그에 참가했으며 두 번째 내셔널스팀은 1884년 한 시즌동안 유니온 협회 소속으로 뛰었다. 내셔널리그 첫 번째 내셔널스팀은 1886년부터 1889년까지 경기에 참가했다.

정치인이라는 뜻을 가진 워싱턴 스테이츠맨(Statesmen)은 1891년 아메리칸 리그에서 활동하다가 이듬 해 상원의원이라는 이름의 세너터스(Senators)로 바꿔 내셔널리그에 뛰어들었다. 세너터스는 1892년부터 1899년까지 내셔널 리그에 속했다. 1901년 또 다른 워싱턴 세너터스가 새로운 아메리칸 리그로 그 뒤를 이었다. 이 팀은 1905년부터 1955년까지 워싱턴 내셔널스로 이름을 걸고 활동했다. 1912년에 또 다른 워싱턴 세너터스가 아메리칸리그 로 선보였으나 한 달여의 경기 끝에 접었다. 첫 번째 아메리칸리그 세너터스는 1960년 시즌 이후 미니애폴리스로 옮겨가 미네소타 트윈스가 됐다. 두 번째 아메리칸리그 세너터스는 1961년 경기를 시작해 1971시즌이 끝난 뒤 텍사스 알링턴으로 이적해 텍사스 레인저스(Rangers)가 됐다.

내셔널스, 세너터스, 스테이츠맨 등 이름을 내걸었던 것은 워싱턴이 미국의 수도이자 정치 도시라는 특징을 반영했다. 내셔널스는 국민이라는 뜻으로 어느 주에도 속하지 않는 미국을 대표하는 팀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세너터스는 연방 상원의원들을, 스테이츠맨은 정치인들을 뜻하는 말로 미국 정치에서 워싱턴이 차지하는 위상을 이름에 담아냈다고 볼 수 있다.

1967년 몬트리올 세계무역박람회(Expo) 개최를 기념하는 의미로 팀이름을 정했던 몬트리올 엑스포스가 워싱턴으로 이전하면서 세너터스라는 이름을 되살리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하지만 1901년부터 1956년까지 사용했던 최초의 아메리칸 리그 연고팀 공식 명칭인 내셔널스가 법적, 정치적 고려도 결졍됐다. 워싱턴 D.C 지역인 컬럼비아 구역의 정치인들과 시민들은 컬럼비아 구역이 의회 투표권이 없기 때문에 세너터스라는 명칭에 반대했기 때문이었다.
2008년 3월30일 자체 홈구장 내셔널스 파크에서 홈 개막전을 가질 때,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시구를 했다. ESPN이 미 전역에 생중계를 한 이 경기서 라이언 짐머맨이 끝내기 홈런을 터뜨려 새 구장에서 첫 승리를 이끌었다. 내셔널스는 창단 몇 년 고전했지만 2010년대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다. 2009년과 2010년 MLB 드래프트에서 연속해서 두 번 1차 선발로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와 브라이스 하퍼를 뽑았다. 2012년에 첫 플레이오프 진출권과 처음으로 디비전 우승을 달성했다. 2014년, 2016년, 2017년 다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에서 우승했지만 매번 디비전 우승까지 넘어서는 데 실패했다. 2019년 월드시리즈에 진출해 최종 7차전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꺾고 첫 우승을 차지했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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