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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93]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Giants)가 원조 ‘자이언츠’가 된 이유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 출신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다린 러프가 지난 9월 1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경기에서 2회 시즌 4호 홈런을 친 뒤 기분 좋게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AP=연합뉴스]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 출신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다린 러프가 지난 9월 1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경기에서 2회 시즌 4호 홈런을 친 뒤 기분 좋게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AP=연합뉴스]
자이언츠(Giants)는 인간의 외모를 지닌 크기와 힘이 엄청난 존재를 말한다. 서양문명의 발상지인 그리스 신화에 많이 등장한다. 자이언츠의 어원은 라틴어와 그리스어 ‘기가(Giga)’에서 유래했다. 동양에서도 자이언츠의 의미로 ‘거인(巨人)’이라는 말을 중국 고전에서 많이 썼다. 몸이 큰 사람을 거인이라고 말하는데 대개 초자연적인 능력을 가진 것으로 표현했다. 종교적으로 거인은 부정적 존재라기보다도 자연이 가진 근원적인 힘에 대한 인간의 외경이 관념화된 형상으로 표현된 것이라고 본다.

자이언츠는 미국 프로야구(MLB) 팀 이름의 대표적인 이름이다. MLB 초창기부터 사용했던 명칭이다. 자이언츠의 팀역사는 MLB의 역사와 같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이언츠는 뉴욕에서 먼저 출발했다. MLB 초창기인1883년 뉴욕시민의 속칭이었던 ‘고섬스(Gothams-게르만 종족 코트족에서 유래된 말)’라는 야구팀이 있었으나 1985년부터 이름을 자이언츠로 바꿨다. 1885년부터 1957년 시즌이후 샌프란시스코로 연고지를 옮길 때까지 뉴욕 자이언츠로 오랫동안 이름을 떨쳤다. 자이언츠는 맨해튼에 있는 홈구장 폴로 그라운드에서 많은 이야기를 남겼다.

뉴욕 자이언츠는 월드시리즈 8회 출전 가운데 5회 우승(1905년, 1921년, 1922년, 1933년, 1954년)을 차지했다. 내셔널리그서는 23회 중 17회를 우승했다. 뉴욕 자이언츠는 MLB 역사에서 흥미진진한 드라마를 연출했다. 1922년 월드시리즈서 뉴욕 양키스에 4전전승을 거두었다. 1951년 내셔널리그 챔피언전 최종 3차전에서 자이언츠의 외야수겸 3루수 보비 톰슨은 9회말 2-4로 뒤진 상황에서 3점 홈런을 터뜨려 극적으로 우승했다. 이 경기는 TV로 사상 최초로 미국 전역에 중계됐으며 한국에서 전투중인 미군 장병에게 라디오로 생중계됐다. 보비 톰슨 홈런은 후에 ‘세계에 울려 퍼진 한 방(Shot Heard Round The World)’이라는 역사적 사건으로 불렸다. 1954년 월드시리즈 1차전에선 ‘더 캐치(The Catch)’로 유명한 윌리 메이스의 화려한 수비가 야구팬들을 매료시켰다.
1958년 뉴욕 자이언츠가 샌프란시스코로 연고지를 옮긴 것은 돈 때문이었다. 브루클린 다저스 월터 오말리 구단주가 오랜 라이벌 관계이자 친한 사이인 자이언츠 구단주 호레이스 스톰햄을 부추겨 서부에서 새로 MLB 사업을 확장하자고 부추겨 두 팀을 옮기기로 결정했던 것이다. 뉴욕 자이언츠는 샌프란스시코로, 브루클린 다저스는 LA로 각각 연고지를 바꾸게됐다. 뉴욕에는 NFL 뉴욕 자이언츠가 1925년이후 계속 남아 있다.

자이언츠는 샌프란시스코로 옮긴 후 50년 동안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플레이오프에 9번 출전했고 1958년과 2009년 사이 내셔널리그 3회 우승했다. 자이언츠는 1962년 월드시리즈에서 뉴욕 양키스에 7차전에서 패했다. 1989년 월드시리즈에서 이웃도시 라이벌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4전전패를 당했다. 2002년 월드시리즈에서도 애너하임 에인절스에게 4승3패로 졌다. 이 기간 중 주목할만한 선수는 배리 본즈였다. 2001년 73개의 홈런을 쳐서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깼다. 2007년 본즈는 행크 애런의 통산 755홈런을 뛰어넘었다. 본즈는 여전히 MLB 기록인 762개의 홈런 기록을 세우고 선수 생활을 마쳤다.자이언츠는 2010년, 2012년, 2014년 월드시리즈 3회 우승을 차지하며 화려한 성적을 남겼다.

MLB에서 자이언츠의 존재감은 일본과 한국 프로야구 팀 명칭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일본 프로야구 최고 명문구단인 요미우리 자이언츠는 1934년 팀창단이후 단 한번도 연고지와 팀 이름을 바꾸지 않았다. 요미우리 자이언츠는 일본에서는 애칭으로 ‘거인(쿄진)’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다. 센트럴리그 소속의 요미우리 자이언츠는 최고의 홈런타자 왕정치와 한국인 장훈, 조성민, 이승엽 등이 활약한 팀이며, 일본시리즈를 22회 우승을 차지한 최고 명문팀이다.

한국에서는 재일교포 사업가 롯데 신격호 회장이 일본의 영향을 받아 1975년 롯데 자이언츠를 창단했다. 실업팀으로 활동했던 롯데 자이언츠는 1982년 프로야구가 출범하면서 팀 이름을 그대로 이어 나갔다. 롯데 자이언츠는 최동원이 활약해던 1984년 한국 시리즈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으며 1992년 한 차례 더 우승을 안았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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