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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 리그 결승 기획] '황제' 문호준 있음에, 2연패 노리는 한화생명

한화생명e스포츠.
한화생명e스포츠.
흔들리는 한화생명e스포츠에게는 '황제' 문호준이 굳건했다. 한화생명이 문호준을 앞세워 대회 2연패를 노린다.

한화생명은 8일 성남 락스를 상대로 서울 마포구 상암동 OGN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SKT 5GX JUMP 카트라이더 리그 2020 시즌2 팀전 결승전을 치른다.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한 한화생명의 여정은 어려움을 뚫고 결승까지 도달했다. 창단 이래 세 시즌 내리 결승전에 오르며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을 보여준 한화생명은 이제 개근을 넘어 두 번째 우승을 조준하고 있다.

◆반전의 반전 거듭했던 PS, 마지막에 웃은 한화생명

와일드카드전부터 마지막 플레이오프까지 반전이 거듭됐던 포스트시즌, 결국 마지막에 웃은 팀은 한화생명이었다. 한화생명은 패배의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고 승부를 끝까지 물고 늘어졌고 에이스 결정전에서 문호준이 2승을 거두며 결승전 마지막 티켓을 거머쥐었다.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시작한 한화생명의 이번 시즌은 출발부터 삐걱거렸다. 샌드박스 게이밍에 0대6 퍼펙트 패배를 안으며 자존심을 구겼고 강석인이 영입으로 한층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예상됐던 아이템전에서 흔들리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한화생명은 부진 속에서도 꾸역꾸역 승리를 챙기며 순위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고 시즌 초의 충격을 이겨내고 3위로 8강 풀리그를 마무리했다.

그럼에도 한화생명의 포스트시즌은 쉽지 않아 보였다. 힘들게 승리를 챙기는 과정에서 노출된 약점들은 포스트시즌에 나선 강팀들에게는 손쉬운 사냥감일 것으로 예상됐고 스피드전과 아이템전의 불균형은 한화생명의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문호준이 문호준이듯, 한화생명도 '챔피언' 한화생명이었다. 한화생명은 긑내 이 모든 것들을 보완하고 극복해내며 당당히 결승에 이름을 올렸다.

준플레이오프 아프리카전, 카트라이더 리그 최고의 라이벌 대전답게 치열한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고 플레이오프 샌드박스전에서는 스피드전 0대4 패배에서도 경기를 뒤집는 저력을 보여줬다. 지금까지 보여준 경기력이나 데이터는 락스의 손을 들어주지만 한화생명은 이미 이번 시즌 수차례 이런 수치들을 뒤집고 반전을 만들어냈고 결승전에서도 다시 한 번 리그를 놀라게 할 준비를 마쳤다.

한화생명e스포츠의 에이스이자 카트라이더 리그의 황제 문호준.
한화생명e스포츠의 에이스이자 카트라이더 리그의 황제 문호준.

◆극적 결승행 이끈 베테랑들의 힘

한화생명의 플레이오프 대역전극의 바탕에는 베테랑들의 힘이 있었다. 패배의 위기에서 팀을 구해낸 강석인과 최영훈, 에이스 결정전으로 경기에 마침표를 찍은 문호준이 없었더라면 한화생명의 시즌은 플레이오프에서 마무리될 수 있었다.

플레이오프 아이템전, 샌드박스가 깔끔하게 두 라운드를 가져가며 한화생명은 6대0까지 몰렸다. 3라운드를 가져가며 한 점을 만회했지만 샌드박스도 곧바로 다음 라운드를 가져가며 매치 포인트를 만들었다. 패색이 짙어 보이는 순간, 최영훈의 사이렌이 승리를 만들어냈고 한화생명은 강석인의 맹활약과 함께 치열한 접전 끝에 4대3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진 에이스 결정전은 '문호준이 문호준했다'고밖에 할 수 없는 경기였다. 초반의 실수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로 경기를 풀어간 문호준은 지름길 구간에서 박인수를 쳐내며 팀의 결승 진출을 결정지었다.

강석인이 플레이오프 경기를 마친 후 인터뷰에서 "에이스 결정전 가면 무조건 (문)호준이가 이길 것 같았다"며 팀원에 대한 강한 신뢰를 드러냈다. 이는 비단 한화생명 팀원들 뿐 아니라 카트라이더 리그에서 문호준의 족적을 지켜봐온 이들이라면 누구나 가지게 되는 생각일 것이다. 문호준은 포스트시즌 두 번의 에이스 결정전에서 왜 자신이 황제인지, 왜 문호준이 있는 팀은 우승후보인지를 다시 한 번 보여줬다.

배성빈-박도현의 01라인이 포스트시즌 부진한 가운데도 문호준과 최영훈, 강석인이라는 베테랑 선수들은 팀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내며 패배의 위기에서 팀을 구해냈다.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자 카트라이더 리그 최고의 선수인 문호준의 에이스 결정전은 말할 것도 없이 한화생명의 가장 큰 힘이다. 지난 시즌 결승에서 이재혁을 상대로 한 차례 승리를 경험했던 문호준이 있기에 이번 결승 역시 에이스 결정전까지 간다면 한화생명의 우세가 점쳐진다.

한화생명e스포츠 박도현.
한화생명e스포츠 박도현.
◆배성빈-박도현의 활약이 관건

한화생명의 불안한 점은 정규시즌에 이어 포스트시즌에도 배성빈-박도현의 '배박듀오' 폼이 올라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순간순간의 번뜩이는 모습은 여전하지만 승부처에서 8위로 처지거나 사고를 극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며 흔들리고 있다.

이들이 상대해야 하는 팀이 락스라는 것 역시 한화생명의 불안 요소이다. 최상위권에서 문호준과 이재혁의 싸움이 펼쳐진다고 할 때 중간 순위를 차지하고 선두 싸움을 압박할 수 있어야 하는데 샌드박스전 스피드전 완패에서 한화생명은 이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배성빈과 박도현이 미들에서 허무하게 순위를 내주거나 밀려난다면 경기는 어렵게 흘러갈 수밖에 없다.

한화생명이 지난 시즌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큰 경기에서 강해지는 문호준의 미친 경기력도 있었지만 두 신예들의 활약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한화생명의 가장 큰 불안요소이자 역으로 배성빈과 박도현이 지난 시즌의 폼을 보여줄 수 있다면 예상을 뒤집고 우승을 차지하는데 결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

멘탈 관리와 컨디션 관리 역시 중요한 요소다. 한화생명은 이틀 연달아 중요한 일전을 치르는 만큼 빠르게 전 경기의 피로를 회복해야한다. 배성빈과 박도현에게는 플레이오프에서의 패배, 부진을 빠르게 떨쳐내고 결전에 집중해야 한다는 중요한 과제가 주어져 있다.

촉박한 일정 속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입장에 놓인 한화생명이 이 모든 악재를 극복하고 또 다시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김현유 기자 hyou0611@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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