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타이거스라는 프로야구 팀 이름은 MLB 디트로이트가 가장 먼저 사용했다. 아메리칸리그(AL) 중부지구 소속팀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는 1901년 AL가 출범할 때의 8개 프랜차이즈 중 하나이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는 1894년 마이너리그 웨스턴 리그의 일원으로 디트로이트에서 창단되었으며, 아직 그대로 연고지역을 지키고 있다. AL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프랜차이즈다.
미국 인터넷 백과사전 등에 따르면 디트로이트 타이거스가 호랑이 이름을 갖게 된 여러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창단 당시 유니폼 스타킹 줄 무늬가 검은색과 오렌지색 줄 무늬가 호랑이 색깔과 비슷하다고 해서 지어졌다고 한다. 1901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감독을 지낸 조지 스털링스(1867-1929)는 이러한 유래설을 인정하기도 했다. 타이거스 팀이름은 창단 1년뒤인 1895년 4월16일자 디트로이트 지역신문에서 보도된 것으로 미국 스포츠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또 다른 설은 군대와 관련이 있다. 원래 타이거스라는 이름의 경무장 경비부대가 디트로이트에 주둔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 부대는 남북전쟁과 1898년 스페인-미국 전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디트로이트 연고 야구팀은 MLB에 참가하자마자 이 부대로부터 상표권을 사용할 수 있는 정식 허가를 받아냈다고 한다. 이후 공식적으로 타이거즈로 알려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어떤 유래설이 맞는지 미국 야구계에서도 명확하게 정의를 내리지 못하는 것은 모두 나름대로 근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미국에는 호랑이가 살지 않는다. 미국인들에게 호랑이는 동물원에서 만나거나 사진 상으로만 볼 수 있는 동물일 뿐이다. 호랑이는 시베리아나 인도, 중국 등 아시아권에서 사는 동물이다. 하지만 호랑이를 통해 미국인들은 강한 완력을 상징하는 백수의 왕이라는 이미지를 느꼈을 것이다. MLB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는 호랑이의 용맹성을 상징으로 삼아 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성공하기를 기대했을 듯하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는 1901년 MLB 출범 이후 월드시리즈에서 4번 우승했다(1935, 1945, 1968, 1984). 또 소속 리그인 AL에선 11번 페넌트 우승을 차지했다(1907, 1909, 1934, 1935, 1940, 1940, 1945, 1968, 1984, 2006, 2012).
일본 한신 타이거스는 1935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이름을 따와 지었다. 한신 타이거스 연고지였던 오사카가 디트로이트와 자매 결연을 맺었기 때문이었다. 한국 해태 타이거스는 프로출범을 할 때 미국과 일본에서 강한 팀 이미지를 갖는 타이거스라는 이름을 내걸었다. 아마도 타이거스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3개국 프로야구 팀에서 해태 타이거스는 가장 성공한 구단을오 평가 받았다. 광주를 연고로 한 호남지역의 해태 타이거스는 선동열 등 1980-1990년대 최고의 선수들을 배출하며 한국시리즈를 석권한 강팀이었다. 2001년 기아자동차가 인수를 하면서 KIA 타이거스로 변경했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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