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박상현은 프로팀에서 생활한 경력이 없다. 준프로게이머 자격증을 갖고 있고 STX 소울에서 영입 제의를 받았다고 하지만 대학에 진학하겠다며 합류하지 않았다. 박상현이 입시 준비를 하던 시기에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 팀을 운영하던 게임단들은 스타크래프트2로 종목을 바꿨고 2016년 프로리그를 마지막으로 대거 해체했다.
박상현은 팀이 선수를 육성하던 시기가 끝난 뒤 두각을 나타낸 선수다. 2019년 ASL의 하부 리그인 ACL에서 우승한 뒤 ASL 시즌8에서 처음으로 본선에 오른 박상현은 2019년 열린 KSL 시즌4에서 4강까지 진출하면서 낭중지추라는 평가를 받았다.
2020년 열린 ASL 시즌9에서 박상현은 KSL에 이어 또 다시 4강에 올랐다. 24강에서 저그 박준오와 프로토스 도재욱을 연파한 박상현은 16강에서 저그 김민철과 김성대를 연달아 잡아냈다. 8강에서 프로토스 김택용을 3대2로 제압하면서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박상현은 4강에서 테란 이재호에게 1대3으로 패했고 3~4위전에서는 이영호에게 0대3으로 완패하면서 테란 극복이라는 숙제를 안았다.
ASL 시즌10에서 박상현은 부족한 점을 완벽하게 보완했다. 16강에서 프로토스 변현제를 잡아낸 뒤 김윤중까지 2대0으로 꺾었고 8강에서도 프로토스 장윤철을 만나 3대0으로 셧아웃시켰다. 4강에서 박상현은 랜덤으로 종족을 바꾼 이영호를 4대2로 꺾었다. 이영호의 저그를 상대로 2승1패, 테란을 상대로 1승1패, 프로토스를 상대로 1승을 거두며 최종 스코어 4대2로 승리, 데뷔 첫 메이저 개인 리그 결승에 올랐다.
프로 팀에서 활동한 경력이 없는 선수가 ASL처럼 큰 대회에서 정상에 선 경우는 없었다. 박상현이 첫 사례를 만들어낸다면 '그들만의 리그'라고 불렸던 ASL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