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는 지난 7월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가진 LG 트윈스와 가진 홈경기에서 12회 연장 접전끝에 밀어내기 볼넷으로 7-6으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사진은 삼성 선수들이 승리를 축하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01123053201092005e8e9410871751248331.jpg&nmt=27)
그럼 왜 볼 숫자를 4개로 정하지 않고 일반형 복수로 했을까. 그 이유는 애초에 볼 4개로 걸어나가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미국 야구 초창기 시절 이 규정은 여러 번 변화를 겪었다. 경기 시간을 단축하고 투수들에게 볼을 남발하는 것을 제한해야 했기 때문이다.
야구 창시자로 알려진 미국 알렉산더 카트라이트(1820-1892)는 1845년 사교로 즐기던 최초의 야구팀 니커보커스팀 경기를 좀 더 정교하고 재미있는 규칙으로 만들어 적용하기 시작했다. 21점을 내야 이기고, 한 타석 당 타자는 스윙을 3번으로 제한하며 투수는 타자가 원하는 곳으로 던졌다.
1876년 메이저리그가 출범했을 때 기준은 9개였다. 투수가 9개 볼을 던져야 타자가 출루할 수 있었다. 하지만 타자가 스트라이크 3개를 받으면 삼진으로 아웃되는 반면 투수는 볼 9개를 적용하다보니 투수들이 일방적으로 유리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볼 숫자를 점차 줄여 나가기 시작했다. 1880년 8개, 1882년 7개, 1884년 6개, 1886년 다시 7개, 1887년 5개로 규정을 각각 고쳤다. 1887년 볼 5개 규정으로 개정하면서 타자들이 투수들에 대해 스트라이크 높낮이를 주문하는 규정을 폐지하고 투수는 자신의 의사대로 공을 던질 수 있도록 했다. 1889년 오늘날과 똑같은 볼 4개 규정이 적용됐다.
볼 4개 규정에 대한 변화를 시도하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1971년 3월10일 일본 프로야구 롯데 오리온스가 미국 애리조나주에 스프링캠프를 차릴 때,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볼 3구 룰을 시범적으로 적용하는 연습경기를 가졌다. 경기 진행을 빨리 하려는 목적에서 시도한 것이었는데 경기 시간도 3시간 5분 정도 걸려 볼 4구 룰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 시험 경기로 그치고 말았다.
국내서는 한동안 볼 4구 룰을 일본에서 쓰던대로 포볼, 4구등으로 썼었다. 베이스 온 볼스의 또 다른 영어 표현인 ‘워크(Walk)’나 ‘패스(Pass)’라는 말을 쓰기는 했지만 일본식 용어를 일반적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이 용어가 잘못된 일본식 용어라는 인식이 본격화하면서 1980년대 초반 한국프로야구가 출범한 뒤 ‘볼넷’이나 ‘걸어 나가기’ 등으로 대체하기 시작했다. 히트바이피치(Hit By Pitch)를 데드볼(Dead Ball)이나 사구(死球)로 불렀던 것을 몸에 맞는 공으로 바꿔 부른 것처럼 말이다. (본 코너 208 ‘ ’데드볼(Dead Ball)’이라는 말을 쓰면 안되는 이유 참조)
또 포볼과 데드볼을 함께 묶어 부른 ‘사사구(四死球)도 ’걸어 나가기‘라는 말로 바꿔 사용하고 있다. (본 코너 6 ’영어 세 단어를 두 단어로 줄인 합성어 '사사구' 참조)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