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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212] 왜 ‘스플릿 핑거 패스트볼(Split Finger FastBall)’이라고 말할까

로저 클레멘스는 스플릿 핑거 패스트볼을 앞세워 사이영상을 7차례나 받은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투수이다. 사진은 휴스턴 애스트로스 시절 투구하는 모습.
로저 클레멘스는 스플릿 핑거 패스트볼을 앞세워 사이영상을 7차례나 받은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투수이다. 사진은 휴스턴 애스트로스 시절 투구하는 모습.
1980년대 대부분의 투수들이 던졌다. 직구처럼 보이지만 타자 앞에서 마지막 순간에 뚝 떨어지는 볼을 많은 투수들이 승부수로 삼았다. 스플릿 핑거 패스트볼(Split Finger Fastball)이다. 당시 이 볼은 투수에게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었다. 지금까지도 역대 최고의 메이저리그(MLB) 투수라는 평가를 받는 로저 클레멘스 등 각 팀 에이스들은 최대 승부처인 10월 플레이오프, 특히 월드시리즈 등에서 집중적으로 던졌다. 그래서 이 볼을 한때 ‘10월의 스타’라고 부르기도 했다.

스플릿 핑거 패스트볼은 볼을 잡는 손모양으로 인해 붙여진 이름이다. ‘스플릿’은 벌어진 틈이라는 뜻이다. ‘핑거’는 손가락이라는 뜻이다. 스플릿 핑거는 손가락 틈을 많이 벌려 던지는 볼이라는 의미이다.홈플레이트 부근에서 갑자기 떨어질 때까지는 곧게 날아오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패스트볼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포크로 음식물을 찍듯이 검지와 중지 사이에 볼을 끼어놓고 던지는 포크볼(Folk Ball)에서 파생된 변화구의 일종이다.

포크볼과 구질이 비슷해 똑같이 분류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포크볼보다 속도가 빠르지만 각도는 덜 꺾인다. 떨어지는 낙차가 크기 때문에 투수들이 많이 사용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스플릿 핑거 패스트볼을 ‘스플리터(Spliter)’라고 줄여서 말하기도 한다.

스플리터는 주자가 출루한 상황에서 매우 효과적이다. 일반적으로 타자를 더블 플레이로 유도하는데 유용하게 사용한다. 정확하게 던지면 드롭으로 인해 많은 타자들이 볼 상단을 치게 되어 땅볼을 유도하게 된다

스플리터는 1920년대 이후 메이저 리그에서 많이 사용된 포크볼에서 진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플리터는 종종 마이너리그에서 타자의 타이밍을 뺏기 위한 투구인 체인지업(Change Up)의 일종으로 던졌다고 한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투수 출신인 프레드 마틴(1915-1979)이 처음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카고 컵스 마이너리그 감독 시절, 그는 어깨수술을 받고 복귀한 브루스 수터에게 이 볼을 던져 보도록 제안했다고 한다. 수터는 1970년대말부터 투수로서 성공을 거두며 스플리터를 알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이 볼 하나로 수터는 1981년 내셔널리그 올해의 투수상을 수상했고, 2006년 MLB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스플리터를 개발한 또 다른 이로 1980년대 로저 크레이그 감독을 꼽는 해석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 메츠에서 투수생활을 하기도 했던 크레이그 감독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에서 자신이 지도한 많은 투수들에게 스플리터을 가르쳤다고 한다.
스플리터는 팔꿈치나 손목이 꺾이는 정도가 클수록 공이 떨어지는 각도가 커진다. 따라서 팔꿈치나 손목에 무리가 가기 때문에 부상의 위험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한때 광범위하게 사용됐지만 점차 인기를 잃은 것도 부상 때문이었다. 투수들이 스플리터를 던지고 난 뒤 부상 선수들이 많아지고 어깨 고장으로 조기 은퇴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기피대상이 됐던 것이다.

직구와 비슷한 스피드로 날아오다가 타자 가까이까지 와서 변화를 일으켜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으로 미끄러지듯이 휘어져 나가는 슬라이더(Slider)가 1960년대의 볼이었다면 스플리터는 1980년대의 볼이라고 말한다.

스플리터를 잘 구사한 대표적인 MLB 투수는 로저 클레멘스를 비롯 커트 실링, 마이크 스캇 등이 있다. 한국 프로야구서는 해태 타이거스 투수였던 차동철, LG 트윈스 이상훈 등이 주로 던졌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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