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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214] 왜 ‘강속구’라고 말할까

역대 메이저리그 최고의 강속구 투수로 평가받는 놀란 라이언.
역대 메이저리그 최고의 강속구 투수로 평가받는 놀란 라이언.
강속구는 아주 강하고 빠른 볼을 지칭한다. 강속구는 한자로는 ‘强速球’ 또는 ‘剛速球’라고 쓴다. 두 개 다 빠르고 강하다는 의미이다. 국내서는 ‘强速球’라는 말을 많이 쓰지만 일본에선 ‘剛速球’를 주로 사용한다. 또 일본 야구는 ‘뛰어나다는 뜻의 ’호(豪)‘자를 써서 '호속구(豪速球)'라는 말을 섞어 쓰기도 한다.

강속구의 영어말은 ‘파이어볼(Fireball)’이다. 불덩어리처럼 빠르게 퍼지는 위력적인 볼이라는 뜻이다. 파이어볼은 속구(Fastball) 중에서도 특히 속도가 빠른 볼을 말한다. 파이어볼을 강속구로 번역한 것은 패스트볼을 직구로 번역한 것과 같이 직접 연결성이 없어 보인다는 지적이 있다. 하지만 오래동안 사용하면서 파이어볼은 강속구라는 개념으로 자리를 잡았다.

1970년대 국내 야구서 강속구 투수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경북고 전성시대를 열었던 남우식은 강속구 투수의 원조였다. 최동원, 선동열이 그 뒤를 이어 빠르고 강한 직구를 던지며 최고의 투수로 명성을 올렸다. 당시 일본에서는 일본 야구사상 최초의 괴물투수의 출현으로 흥분했다. 에가와 스구루였다. 에가와는 1973년 지역예선대회에서 5경기, 44이닝을 던져 2안타, 75 탈삼진을 기록하는 초인적인 기록을 세웠다. 한일 고교야구 대회를 위해 한국을 방문, 동대문야구장에서 위력적인 피칭으로 한국 타자들의 넋을 빼앗기도 했다. 에가와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입단, 1981년 20승6패를 기록하며 일본시리즈를 제패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메이저리그에는 희대의 강속구 투수 놀란 라이언이 있었다. 그는 1960년대 후반 뉴욕 메츠에 입단한 뒤 캘리포니아 에인전스, 휴스턴 애스트로스, 텍사스 레인저스를 거치며 27년동안 메이저리그 생활을 하면서 최고의 투수로 활약했다. 구속, 구위는 물론 승리수에서도 그 어떤 투수들보다 단연 빼어난 실력을 보여주었다. 통산 성적 324승292패, 방어율 3.19, 삼진 5714개로 통산 1위. 특히 그의 통산 삼진기록은 2위 랜디 존슨(4875개)보다 900개 가랑야 더 많아 사실상 경신이 불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속 150km 이상의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들은 대개 체격이 크다. 놀란 라이언만 해도 키가 188cm, 몸무게가 86kg이었다. 당시로서는 엄청난 체격이었다. 월등한 체격을 바탕으로 강인한 어깨에서 뿜어나오는 강속구로 인해 타자들은 공포감을 느끼며 쉽게 방망이를 갖다 대지 못한다.

야구 역사상 가장 빠른 볼을 던진 투수는 공식적으로 집계되지는 않았다. 스피드건이 도입된 1974년 이전까지 육안으로 볼의 속도를 측정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처음 기기를 이용해 구속 측정을 한 것은 1912년이었다. 당대 최고의 강속구 투수로 꼽혔던 월터 존슨과 냅 러커의 공을 총기 탄환속도를 재기 위해 고안한 장치로 측정했다. 존슨의 공은 83마일(133.5km), 러커는 77마일(123.9km)로 측정됐다. 이후 존슨은 모터사이클, 탄도진자 등의 방법을 통한 측정에서 99.7마일(160.4km)라는 결과가 나왔다.

존슨 이후 1936년 17세 나이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밥 페러가 1946년 8월20일 워싱턴 그리피스스타디움에서 구속 측정을 했는데 시속 98.6마일(158.6km)가 나왔다. 미 육군에서 포탄 속도를 재기 위해 개발한 광전효과를 이용한 측정방식으로 나온 결과였다.

1974년 경찰이 과속 위반 단속용으로 개발한 스피드건을 본격적으로 야구 속도 측정에 사용하면서 투수들의 구속을 재기 시작했다. 놀란 라이언은 1974년 8월20일 애너하임 스타디움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경기에서 삼진 19개를 잡아내며 연장 19회까지 완투했지만 0-1로 패했다. 이때 스피드건으로 측정한 라이언의 구속은 100.9마일(162.3km)였다. 기네스북 최고 기록이었다. 이후 1992년 신시내티 래즈 랍 디블이 시속 101마일을 던져 라이언의 기록을 경신했으며 2000년대 들어 100마일 투수는 흔해졌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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