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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228] 왜 ‘골드글러브(Gold Glove)’가 ‘골든글러브(Golden Glove)'로 됐을까

영광의 2020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수상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외국인선수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알칸타라와 로하스는 구단에서 대리 수상을 했다.
영광의 2020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수상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외국인선수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알칸타라와 로하스는 구단에서 대리 수상을 했다.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2020 신한은행 쏠(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열렸다. 1981년 12월11일 프로야구 창립총회가 열린 것을 기념해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가졌다. KBO는 1982년 프로야구 출범이후 이날을 기념해 매년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열어왔다. 하지만 2013년부터 중계방송 편성과 팬들의 요청에 의해 골든글러브 시상식 일자를 변경했다가 올해 다시 종전대로 환원했다.

올해 골든글러브는 포수 양의지(NC)가 KBO 리그 최다 득표율 신기록을 세우며 개인 통산 6번째 골든글러브 수상과 함께 첫 골든포토상을 수상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둔 김하성은 3년 연속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또 외야수 이정후(키움)는 데뷔 4년차에 3차례 골든글러브 수상의 진기록을 세웠으며 최형우(KIA)는 지명타자 부문에서, 강백호와 황재균(이상 KT)은 1루수와 3루수 부문에서 첫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골든글러브(Golden Glove)는 한 시즌동안 활약했던 선수 중 각 포지션별로 한 명씩 선정해 수여하는 상이다. KBO에서 주관하는 가장 큰 행사이다. 정규 시즌 시상식에는 감독과 선수들이 참여하지 않는 경우는 있지만 골든글러브 시상식에는 모두 참가하는 것이 관례이다.

한국프로야구는 출범시 일본 프로야구의 많은 영향을 받았다. 골든글러브도 일본식 시상제도방식을 들여온 것이다. 일본 프로야구는 1972년부터 골든글러브상을 시상하고 있다. 원래는 ‘다이아몬드 글러브상’이라는 이름으로 시상하다가 1986년부터 대기업 미쓰이가 후원하면서 ‘미쓰이 골든글러브상’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골든글러브상의 원조는 당연히 미국프로야구이다. 미국 상이름은 롤링스 골드글러브상(Rawlings Gold Glove Award)이다. 1957년 스포츠용품제조업체인 롤링스사(Rawlings Sports Goods)가 메이저리그 선수의 83%가 자사의 글러브를 사용해 홍보 목적을 위해 상을 제정했다. 이 상은 흔히 골드 글러브상으로 불린다. 미국에서 골드글러브로 정한 것은 영화상인 ‘골든글러브(Golden Globe)’와 혼동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 골드글러브는 수비만 평가대상으로 삼는다. 공격상은 ‘실버 슬러거(Silver Slugger)’로 별도 시상한다. 1957년에는 내셔널리그,아메리칸리그 양 리그를 합쳐서 포지션 별로 한 명씩 수여했지만 1958년부터는 양 리그 각각 포지션 별로 한 명씩 수여한다.

일본도 미국처럼 센터럴리그, 퍼시픽리그 양대리그 체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나눠서 수비부문만 시상한다. 공격 부문은 베스트나인으로 종합적인 시즌 성적으로 평가한다.

미국 골드글러브상 수상자는 기자들이 뽑는 MVP나 사이영상는 다르게 감독과 코치들이 뽑는다. 일본 골든글러브상은 기본적으로 기자투표로 수상자를 뽑는다. 언론사가 모기업인 요미우리 자이언츠, 주니치 드래곤즈 선수들이 유리하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 골든글러브상 수상자는 시상식 당일 기자단과 방송 관계자들의 투표로 결정된다. 미국과 일본처럼 공격상과 수비상이 구분되지 않은 KBO리그서는 골든글러브는 야구 최고 포지션을 가리는 상이라고 할 수 있다. 프로 원년에는 수비 위주로 선정했으나 그 다음해부터는 공격 위주로 수상자가 결정되는 경향이 많다. 2014년부터는 골든글러브상 시상식에 ‘ADT 캡스 수비상’을 새로 추가하면서 ‘수비 베트스9’을 선정한다. 이 상은 기자단 투표가 아닌 팬투표로 결정된다 .

KBO리그에서 역대 가장 많은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선수는 이승엽이다. 그는 7년 연속 골든글러브라는 진기록을 세우며 통산 10회 수상을 했다. 한대화와 양준혁이 통산 8회로 그 뒤를 잇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1995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투수 그렉 매덕스가 18회로 최다 수상자에 올랐다. 그 뒤를 1955년부터 1977년까지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활약한 3루수 브룩스 로빈슨가 16회를 기록했다. 일본야구에선 최고 홈런타자 오사다하루(王貞治)가 1972년부터 1980년까지 부동의 1루수로 골든글러브를 독차지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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