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리마스터(이하 스타1)로 진행되는 리그가 많지는 않지만 아프리카TV 스타크래프트 리그(이하 ASL)에서는 새로운 우승자가 탄생하며 변화의 시기를 맞았다. 2020년 진행된 두 번의 대회에서 저그 김명운이 연속 우승을 차지하면서 새로운 강호로 군림했다.
2월 16일 막을 올린 ASL 시즌9에서 김명운은 광주 지역 예선을 통과했고 24강 F조에서 테란 유영진에게 패했지만 패자전에서 변현제를 꺾은 뒤 최종전에서 유영진에게 복수하면서 16강에 진출했다. 16강에서 도재욱과 김택용이라는 강력한 프로토스와 한 조가 된 김명운은 첫 경기에서 김택용을 꺾은 뒤 승자전에서는 도재욱을 2대0으로 가볍게 제치고 8강 토너먼트에 올라갔다.
8강전에서 '홍그리거'라고 불리는 저그 임홍규를 상대한 김명운은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했고 4강에서는 ASL 4회 우승에 빛나는 이영호를 맞이해 1대2로 뒤처지다가 4, 5세트를 연달아 가져가면서 결승에 올라갔다.
7전4선승제로 진행된 결승전에서 웅진 스타즈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테란 이재호를 만난 김명운은 초반부터 몰아치며 1, 2세트를 가져갔고 3세트를 내줬지만 4, 5세트에서 이재호의 예상을 벗어나는 전략을 성공시키면서 최종 스코어 4대1로 승리, 데뷔 첫 메이저 개인리그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9월에 열린 ASL 시즌10에서 김명운은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했다. 16강 직행 티켓을 확보한 김명운은 전 대회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권한을 활용해 테란 3명과 한 조를 이뤘고 첫 경기에서 신상문을 제압한 뒤 승자전에서 정영재를 2대1로 격파하며 8강에 올라갔다. 프로토스 도재욱을 8강에서 만난 김명운은 상대의 초반 전략을 막아내면서 기세를 올렸고 2, 3세트는 힘으로 몰아붙이면서 3대0 완승을 거뒀다.
7전4선승제로 진행된 4강에서 임홍규를 상대한 김명운은 1세트를 패했지만 내리 네 세트를 가져가면서 4대1로 승리했고 결승에서 저그 박상현을 만났다. ASL이 열 시즌을 치르는 동안 처음으로 저그 간의 대결이 성사된 결승전서 김명운은 초반에 승수를 쌓으면서 3대1로 앞서 나갔지만 박상현에게 역습을 허용하면서 5, 6세트를 내줬고 7세트에서 운명을 건 공중전을 펼쳐 승리하며 4대3이라는 극적인 스코어로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김명운은 ASL 역사상 처음으로 연속 우승을 달성한 저그 선수로 기록됐으며 이영호에 이어 두 번째로 ASL 연속 우승자가 됐다.
2020년 스타1에는 또 하나의 이슈가 일어났다. 테란으로 플레이하면서 개인 리그 10회 우승을 달성한 이영호가 랜덤으로 종족을 바꾼 일이다. ASL 시즌9에서 3위를 차지한 이영호는 인터뷰 과정에서 "다음 시즌부터 랜덤으로 종족을 바꾸겠다"라고 선언했고 실제로 시즌10에서 전 경기를 랜덤으로 치르면서도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랜덤 종족을 선언한 이영호의 경기력을 검증하기 위해 더 e스포츠 나이트라는 프로그램에서는 김택용, 도재욱, 김명운 등과 함께 이영호의 랜덤 종족과 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