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이하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퍼져 나가면서 e스포츠 업계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 오프 라인으로 열리는 대회가 거의 없었고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 직접 관람하는 경우도 드물었다. '2020년=코로나19'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지만 온라인으로 대회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 e스포츠는 비대면 시대에 적합한 방식으로 일정을 소화했다. 데일리e스포츠는 2020년에 일어났던 다양한 이슈 10가지를 뽑았다.< 편집자주 >
e스포츠의 시작을 알렸던 케이블 방송사들이 인터넷 플랫폼으로 변화를 시도하거나 폐국할 것이라는 소문이 들리면서 기반이 흔들린 것도 2020년의 큰 변화 가운데 하나다.
가장 먼저 변화의 파고를 맞은 방송사는 스포티비 게임즈다. MBC게임이 폐국한 이해 OGN만 케이블 게임 채널로 존재하던 상황에서 2013년 12월 개국한 스포티비 게임즈는 스타크래프트2, 카트라이더, 피파온라인4 등 다양한 종목의 e스포츠 대회를 중계하면서 입지를 다졌고 2016년 서머 시즌부터 OGN과 함께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를 중계하기도 했다.
하지만 스포티비 게임즈는 2020년 3월 STATV로 채널 이름이 바뀌면서 e스포츠 채널로서의 정체성이 사라졌다. STATV는 연예 관련 소식을 전하거나 예능 프로그램들이 주로 편성됐기 때문. 스포티비 게임즈를 운영하던 라우드 커뮤니케이션즈는 유튜브에 eSportsTV라는 별도의 채널을 개설해 인터넷 플랫폼으로 변신을 꽤했다.
케이블 채널이었던 스포티비 게임즈가 사라지면서 생방송 리그 프로그램을 제작했던 스튜디오인 넥슨 아레나 또한 2020년 7월을 끝으로 문을 닫았다.
SBS와 아프리카TV가 야심차게 설립한 케이블 채널인 SBS 아프리카TV 또한 변화를 맞이했다. 2018년 송출을 시작한 SBS 아프리카TV는 딜라이브, 올레 TV, B TV, U+ TV 등을 통해 e스포츠 리그를 중계했고 2019년에는 SBS를 통해 'e스포츠 매거진 GG' 등의 e스포츠 전문 프로그램을 제작, 송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2020년 5월 29일자로 SBS가 보유중인 SBS 아프리카TV의 지분을 모두 아프리카TV측에 양도하면서 SBS 아프리카TV는 7월 15일부로 아프리카TV로 채널명을 변경했으며 채널을 운영하는 회사명 또한 아프리카 콜로세움으로 변경헸다. 2019년 100억 원을 상회하는 매출을 올렸지만 20억 원 상당의 적자를 낸 것이 SBS와 아프리카TV의 조인트 벤처가 청산 수순을 밟은 이유로 보인다. 조인트 벤처는 깨졌지만 케이블 채널은 아프리카TV가 운영하기로 했기에 방송은 계속 송출되고 있다.
연말에는 e스포츠를 대표하는 케이블 채널이었던 OGN이 방송 사업을 접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와 팬들에게 충격을 줬다. 2020년 온게임넷이라는 이름으로 개국한 OGN은 전세계 최초의 케이블 게임 e스포츠 전문 채널로, 스타리그를 시작으로 프로리그와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등 시장을 선도하는 e스포츠 리그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을 끌어 모았다.
그러나 OGN은 라이엇 게임즈가 e스포츠 대회인 LCK를 독자적으로 제작, 송출하기로 결정하면서 대표 콘텐츠가 사라졌고 뒤를 이을만한 프로그램을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채널이 폐국한다는 소문까지 나왔다.
CJ ENM 측은 "OGN이 문을 닫는다는 결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라며 공식 입장을 내놓았지만 OGN 내부 인력들이 다른 채널로 이동하거나 회사를 떠나고 있는 상황이다.
케이블 e스포츠 채널의 입지가 약화되고 있는 이유는 IP를 갖고 있는 게임사들의 힘이 커지고 있고 e스포츠 리그를 소비하는 시청자들의 환경이 바뀌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라이엇 게임즈는 종로에 LoL 파크라는 경기장을 구축하는 과정에 방송 제작과 송출이 가능한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자체 제작 시스템을 만들어 놓았다.
넥슨은 코로나19로 인해 관중들이 모이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면서 넥슨 아레나를 더 이상 운영하지 않기로 했고 스포티비 게임즈에게 집중됐던 넥슨 리그 운영 또한 온라인 중계가 가능한 플랫폼들로 분산시켰다.
케이블 채널을 통해서만 e스포츠를 시청할 수 있는 환경에서 멀티 플랫폼 체제로 바뀐 것도 큰 변수로 작용했다. 네이버, 다음 등 포털이 e스포츠 중계에 뛰어 들었고 유튜브, 아프리카TV, 트위치 등 온라인 채널 등이 생기면서 이동하면서 시청할 수 있는 휴대전화, 태블릿 등 기기가 보급된 것도 케이블TV 채널에 대한 의존도를 떨어뜨렸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